#03. 두번째 만남


안 그래도 오늘 오시는 중요한 손님 덕에 모두들 바삐 일하고 있는데 그 손님에게 잘 보이려는 다른 양반들도 몰려와 일손이 턱 없이 부족했다. 그때 한 가마가 가게 대문 앞에 멈춰 섰다. 모든 아메들은 가마 안에 있을 남자를 맞이하기 위해 대문 앞에 서 있었고 이내 가마 문이 열리더니 파란 두루마기를 걸친 남자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며 가마에서 나왔다.

"어서 오세요, 도준 대감. 잘 오셨습니다. 먼 길 오시니라 수고하셨을 텐데 저를 따라오시지요."

대마담이 도준을 데리고 방으로 가는 길에는 내숭을 떨며 도준 옆에 붙어있는 양반들이 대다수였다. 도준은 그런 사람들을 즐기는 듯 쫓아내지 않고 내숭을 다 들어주었다.

"아이고, 도준 대감. 오셨습니까. 요즘 일은 좀 어떠신지요."
"일이야 항상 잘 되고 있지요."
"그것참 다행입니다! 대감, 제가 대감에게 드릴 곶감을 좀 가져왔는데 맛이 아주 좋습니다. 받아주십시오."

양반은 금색 천에 싸여진 곶감 보따리를 도준에게 내밀었다. 도준은 곶감 보따리를 받지 않고 웃으며 양반에게 물었다.

"아들이 두 명 있으시지요."
"...그걸 어찌 아셨습니까?"
"이 보따리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당연히 곶감이..."
"제가 볼 때 이 안에는 곶감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맞습니까."
"ㅇ,아... 아니 그것이..."

도준은 눈웃음을 지으며 대마담을 따라 방에 들어갔고 도준에게 곶감을 주려 했던 양반은 욕을 중얼거리며 아메들과 자신이 있던 방에 들어갔다. 대마담을 따라 들어간 도준의 방 안에는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많은 음식들이 있었다.

"대감 음식은 입에 맞으신지요."
"예, 맛이 아주 좋습니다."
"밖에 아메들을 준비해봤습니다. 괜찮으시면 안으로 부를까요?"
"대마담께서 준비해주셨는데 안 보면 섭하지요. 부르세요."
"예, 그럼. 들어오거라."

대마담이 부르자 방 문이 열리고 보랏빛 기모노를 입은 태영과 파란 기모노를 입은 율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아메 태영이라 하옵니다."
"아메 한 율이옵니다."
"특별히 저희 이곳에서 제일 좋은 아이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마음에 드시는지요."

도준은 웃으며 아메들을 보던 중 율에게 시선이 멈췄고 그리고 얼굴의 웃음도 미묘하게 사라졌다.

"율...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대감. 그 아이가 마음에 드시는지요."
"...그렇소. 저 아이와 둘이 있고 싶은데 이만 물러나도 좋을 거 같습니다."
"예.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지요, 대감. 가자 태영아."
"... 예, 대마담..."

태영은 자신이 아닌 율을 택한 도준보다 자신보다 모든 조건이 완벽한 율이 원망스러웠다. 대마담이 밖으로 나가자 태영은 율을 한 번 째려보고는 대마담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대마담과 태영이 나가자 도준은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리 내 옆으로 와 앉거라."

율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도준의 옆에 살며시 앉았다. 도준은 앉아 있는 율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처음에 보았을 때에도 어여쁜 아이였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더 예뻐졌구나 율아."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내 얼굴을 자세히 보거라 율아. 기억나지 않느냐?"

율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빤히 보고 있는 도준의 얼굴을 보았다. 이제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어 보지 못 했던 도준의 얼굴을 본 순간 율은 생각이 나는 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기억하느냐."
"혹... 예전에 이곳 아래에 있던 강가에서 저에게 손수건을 주시던 선비님 아니십니까."

예전에 이곳을 나가기 위해 도망친 적이 있었다. 그때 길을 잃은 무서움에 강가에서 울고 있을 때쯤 한 선비가 이름을 물어보며 손수건을 주고는 울고 있는 자신 옆에 앉아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다. 도준은 자신을 기억하는 율이 기특하여 활짝 웃으며 꽉 안아주었다.

"보고 싶었다, 율아."

율은 당황하여 어찌할지 몰라 가만히 있다 도준을 살며시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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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7 14:38 | 조회 : 1,019 목록
작가의 말
똘끼

내가 읽어도 뭔소리인지... 공이 나타나면 뭐해 재미가없는데!!!!! 으아아아다아ㅏㅏ아하ㅓㅏㅇ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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