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그림자 - 선의를 보이는 마음
# 따스한 햇빛이 건물들의 표면에 눈이 부시게 비춰지고 그 사이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걸어간다.
고요한 방안 사이로 비치는 햇빛, 오전 08:00 가 되자 삐빅- 거리는 알림음
그 속에서 헤엄치는 수컷 한마리
" 후으음.. "
덮고있던 이불을 끌어안으며 조금씩 눈을 떴다
햇빛에 비추어진 얼굴을 가리며 천천히 일어나선 시계의 알림을 끄곤 방안을 바라보았다
변한게 하나도 없는 나만의 공간, 마치 시간이 멈추기 라도 한듯 모든 것 이 고요했다.
" 오늘 무슨 요일이지 ..? "
고양이가 세수를 하듯 대충 씻고는 무난한 디자인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손목 시계와 열쇠를 챙기고 나오다 전신거울을 바라보았다.
눈 밑에 내려온 다크서클, 헐렁한 옷차림...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학교를 졸업하면서 까지 앞을 달려 온 걸까
수인 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아야 하고 놀림감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에
급 우울해졌다.
" 그럼.. 이제 나가봐야겠지 "
문을 열자 차가운 바람소리와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고
저 멀리서 도시의 소음이 울렸다 그저 밤이 될때까지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인 나는
조금씩 희망이라는 단어가 희미 해져갔다.
# 어두워진 홍대의 거리, 가게들의 불은 하나둘 씩 켜져가고 사람은 더욱 많아져만 간다.
(손님) " 여기 돼지갈비 1인분 추가 요 "
들어온 주문에 따라서 손님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한 접시를 올려두곤 황급히 자릴 뜬다
만약 내가 수인 이라는 것 때문에 가게의 사장님이 난처 해 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 ) 와장창- !! "
부서진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가 겁에 질린채 깨진 유리컵을 바라보곤 눈만 꿈뻑 거리고 있었다.
" 꼬마야.. 괜찮니 ..? "
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이를 쳐다보았지만 부모가 아이를 안아주곤 나를 쳐다보았다
황급히 고개를 푹 숙이고 깨진 유리를 손으로 줍는 도중, 또 다시 느껴진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과 공포심.
" 아이는 다치지 않았나요 ? "
아이의 엄마는 작은 목소리로 ' 네 ' 라고 대답할뿐
" 유리컵 값 변상 안 하셔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할께요 "
이내 들려오는 사장님의 목소리
"( 사장님 ) 아이구 현아! 어쩌다가 또 깨먹었어? "
걱정되는 사장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무안해지고 말았다.
" 죄송해요.. 제가 치울께요 "
유리 파편을 치우다 따끔 거리는 통증이 느껴져 왔다 황급히 손을 치워 바라보니
손가락 사이로 베어나는 핏방울들 뚝 뚝 - 떨어지며 묻어나는 핏자국보다
더 아팠던 건 '나' 라는 존재가 이토록 무능 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너무나도 서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