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루이스님 어디가는 거에요?"
"가보면 알아. 발 밑 조심하고"

탄생일 파티 전날 다함께 저녁을 먹은 루이스와 아스, 황제와 황후는 성의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 복도를 걷고 있었다. 어두운 복도는 손에 들고있는 촛대의 촛불에 의지에 빛났고 벽에는 불이 피어오르지않는 초들이 있었다.

"우와....예쁘다"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아주 넓은 공간이었다. 그곳의 중앙에는 화려한 분수대가 있었고, 분수대까지 가는 길을 제외한 모든곳은 꽃과 잔디로 가득 매워져있었다. 천장에 박혀있는 커다란 빛나는 돌로인해 어둡지않고 빛나고 있는 공간에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예쁘지? 이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스의 손을 잡고 분수대로 이동한 루이스는 먼저 이동한 부모님이 앉아있는 잔디밭 앞에있는 석상의 앞으로 갔다.

"이건...천사?"
"응 천사 우리의 초대 황후이자 현세의 마지막 사도 이신분"

두손을 모아 내밀고 날개를 모아 함께 감싸듯한 모양의 석상은 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스는 멍하니 석상을 봤다. 루이스는 그런 아스를 이끌어 석상앞에서 마주봤다.

"루이스님?"

갸웃하는 아스를 보며 루이스는 싱긋웃고 자신의 귀걸이를 빼 석상의 손 위에 올려놨다.

"...우리 황가에는 전통이 있어. 외부인에게는 절대로 알리지않는 전통"
"전통..?"

루이스는 천천히 다가가 아스의 귀에 걸려있는 자신의 귀걸이를 빼 석상의 손에 올려놓고 아스의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겨주며 다시 마주섰다.

부드러운 손길에 부끄러워하던 아스는 갑자기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는 루이스에 깜짝놀랐다.

"루, 루이스님?! 왜, 왜? 이, 일단 상처부터!"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손을 지혈하려는 아스를 저지한 그는 석상의 손위에 있는 자신의 귀걸이와 그옆에 있는 동그란 돌에 떨어뜨렸다.

귀걸이와 돌에 루이스의 피가 닿자 피는 순식간에 흡수되 사라졌고 손에 있던 상처도 사라져버렸다.

"....이..이건..."
"이것이 황가의 전통 그리고 의식"
"전통..? 의식...?"

루이스는 아스의 손을 잡아 올리고 자신의 손을 그엇던 단도를 가져다대며 말했다.

"아플거야 나 믿지?"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스의 손에 살짝 입을 맞춘 루이스는 단도로 손을 그어 상처를 냈다.

"으윽"
"괜찮아..자 이쪽으로 손을.."

루이스가 손을 이끌어 석상의 손위에 있는 귀걸이와 돌에 피를 떨어뜨리자 피는 빠르게 흡수돼 흔적조차 남지 않았고 상처역시 사라졌다.

"이..이건.."
"쉬..이제부터야"

아스의 뒤에서 그를 껴안은 루이스는 석상의 손을 주시했고 그를따라 아스도 함께 주시했다.

그때 석상의 손이 움직이며 손안의 것들을 감싸고 날개가 앞으로 감싸져오더니 손과 함께 전체를 감쌌다.

"우, 움직였...루이스님 석상이 움직였어요!"
"쿡쿡 아직 더 놀라야 하는데?"

석상의 손과 날개틈에서 빛이 새어나왔다. 틈에서 새어나온 순백색의 빛은 일직선으로 뻗어나갔고 곧 사라졌다.

석상의 손과 날개가 열렸다.

"어..이건..."
"이게 아스의 수호석인가..."

석상의 손에는 루이스의 푸른색 보석의 귀걸이외의 다른 보석이 함께있었다.

"수호석?"

루이스는 자신의 귀걸이를 가져와 자신의 귀와 아스의 귀에 한짝씩 걸었다.

아스는 천천히 자신의 수호석을 집어들었다.

가공되지 않은 수호석은 그의 손에 닿자 다시한번 빛을 발했고 빛이 사라지자 보이는 것은 은백색의 보석이 달린 귀걸이였다. 보석에는 특이한 금빛문양이 양각되어있었다. 짧은 루이스의 귀걸이와 다르게 길게 이어져 보석은 밑에 걸려있었고 귀걸이를 들자 찰랑거리며 다른 얇은 줄들과 부딫쳤다.

"은백색 보석의 귀걸이...루이스님?"

아스가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보자 놀란 눈으로 자신과 귀걸이를 보는 루이스와 황제, 황후가 보였다.

"에..?"
"아..아니야 그냥 좀 놀랐을 뿐이야"
"왜요?"
"은백색의 보석은 초대 황후님과 같은 보석이거든. 초대이후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색이지"

루이스는 아스의 귀걸이를 받아 자신의 남은 귀에 걸고 아스의 남은 귀에도 걸었다.

"축하해 아스야 이제...넌 정식으로 우리 황가의 일원이 된거야"
"축하한다 아가 우리의 가족이 된것을"
"이제 결혼식을 올리는 것만 남았네요 후후"
"아....감..사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은 잔디위에 떨어졌고 루이스는 그런 아스를 꼭 안아주며 이마에 짧게 입을 마췄다.

"울지마...이제 약혼식이 끝난건걸...결혼식할땐 아주 엉엉 울겠네 쿡쿡"
"약혼식..."

루이스는 아스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이것이 우리 황가의 전통적인 약혼식 그리고 황가의 일원이 되기위한 의식. 축하해 무사히 넘긴것을..."
"그..그럼 저 이제 정말로 루이스님이랑 가족인거에요? 정말로?"

품에 폭삭 안겨오며 묻는 말에 루이스는 미소를 지었다.

"응 이제 우린 진짜 가족이야. 어이구? 그만 울어야지 내일 가장 예뻐야하는데..."
"흡..네..흐읍.."

환하게 웃는 아스의 얼굴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루이스와 아스가 둘만의 시간을 갖는 동안 황제부부는 조용히 자리를 나와 지상으로 올라갔다.

움성웅성

궁내에서 가장 큰 연회장은 화려한 샹들리에의 조명이 장식품들을 비췄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많은 귀족들이 모여 안부인사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프렌츠 공작님과 공작부인, 아이린 리 프렌츠영애께서 입장하십니다"

문이 열리고 날카롭게 생긴 금발에 자주색 눈동자의 공작과 분홍색머리에 분홍색 눈동자의 공작부인 그리고 화려한 보석들로 치장하고 부채를 한손에 들고 들어오는 분홍색 머리에 자주색 눈동자를 가진 영애가 들어왔다.

그들이 들어오자 많은 귀족들이 그들에게 몰려가 조금이라도 눈에 들기위해 아부를 하며 앞다투어 인사했다.

"세렌티 공작님과 공작부인, 티아나 루 세렌티 영애께서 입장하십니다"

문이 열리고 근엄한 이미지의 붉은색 머리에 에메랄드 빛눈동자를 가진 공작과 금발에 남색눈을 가진 온화해 보이는 공작부인 그리고 티아나가 들어왔다.

티아나가 들어오자 아이린의 앞에 있던 남자들은 곧 티아나에게 향했고 다른 귀족들도 앞다투어 그들에게 인사하러갔다.

아이린은 자신도 모르게 부채를 쥔 손에 힘을 주고 부채로 가리며 눈을 표독스럽게 치켜떴다.

"오랫만입니다 세렌티 공작"
"세르디 백작 오랫만입니다"

그때 다른쪽에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도 함께 인사를 나누고 싶군요"
"크리아 공작.. 먼저와있었군요"
"그렇게 됬습니다. 세렌티 공작. 오랫만입니다 사돈"
"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사돈"

세르디 백작과 크리아 공작은 서로를 사돈이라 부르며 인사했다.

"이런 카렌과 히아는 혼인을 한답니까?"
"그러지 않겠습니까 둘이 그리 죽고 못사는데"
"허허 이거 부럽습니다. 우리 딸도 언제쯤 남자를 데려올지..."
"이이는...누굴 데려오든 성에 차지 않을것 아닙니까..."
"당연하지 우리 딸을 데려가려는데.."

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오늘 태자저하께서 약혼자를 발표하실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아 저 역시 들었습니다. 아마 이미 알고있는 자들도 있겠지요.."
"히아가 자신이 호위하는 분이라면서 어찌나 자랑을 늘어놓던지.."
"허허 프렌츠 공작가를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주의하지요"

곧 있으면 축하연회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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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07 20:29 | 조회 : 7,751 목록
작가의 말
teriel

태국에 갔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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