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어떤말도.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우리는 마치 아무일 없었던 마냥 웃으며 교실로 향했다. 그렇게 나른한 오후수업을 마치고 종례까지 끝나자 율은 자연스럽게 가자, 라며 말을 걸었고, 나도 그게 싫지는 않아 율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나란히 뒷문을 나올때, 앞에 있던 내 동생과 마주치고 말았다. 아, 마주치기 싫었는데.


"율아, 오늘은 먼저 가야겠다."
"응, 내일 보자."


옆에 있는 율을 먼저 보내는데 율의 얼굴의 아쉬움이 떠나가지 않는다. 그게 너무 눈앞에 아른거려서 정말 지금이라도 같이가자며 율의 옆으로 가고 싶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쓰레기부터 치우는게 우선이니까. 율이 사라지자 나는 표정을 굳히고 하별을 바라보았다.


"뭐야."


한층 싸늘해진 나의 말의 하별의 표정이 굳어지는게 보였다. 아, 짜증나. 난 하별을 한번 보고 주변을 둘러본뒤 하별을 끌고 집으로 왔다. 집에 들어선 나는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냉장고에서 생수 한병을 꺼내 곧장 들이켰다. 하별은 그러는 동안 거실 쇼파에 앉아 집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래서 날 찾아 온 이유가 뭔데."
"잘 지내나 보네."


옛애인처럼 말하는 별의 인상이 절로 찌푸러졌다. 별이 앉아있는 맞은편의 있는 테이블의 앉으며 별을 바라보았다.


"그딴 질문말고, 왜 날 찾아온건지 말해."
"동생이 형 찾아오는데 이유가 필요해?"


별의 말이 끝나자마자 난 별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별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꺼져, 난 너같은 동생 둔적 없어."
"하아, 시발."


내게 목을 졸리면서도 할말은 하는 별의 더 화가 났지만 현관에서 들리는 초인종소리에 거칠게 별의 멱살을 놨다. 인터폰으로 밖을 살피니 율이 사복차림으로 서있었다. 난 거실바닥에 아무렇게나 엎어져있는 별을 한번 보고 현관으로 걸어갔다.


"율아! 왠일이야?"
"어, 아까 같이 못가서. 얘기라도 할까, 해서."
"좋아! 들어올래?"
"아냐, 요앞 카페로 나와. 기다릴게."


그렇게 말하는 율에게 손을 흔들어 준뒤,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직도 거실에 있는 별을 보고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때까지도 별은 거실에 앉아있었다.


"이제 너네집으로 가."
"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그건 너가 더 잘 알잖아? 꺼져."


그렇게 말하고 집을 나왔다. 진따, 좆같다.




*




집앞 카페로 가니 율이가 있었다. 볕잘드는 창가쪽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었다. 난 그를 놀려줄 생각으로 살금살금 다가갔으나,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 율의 의해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빨리왔네?"
"으응..."
"왜 그래?"


웃으며 말하는 율이였지만 이 무안함은 어쩔수 없는가 보다. 율의 맞은편에 앉자 내 두뺨에 손을 갖다대며 왜그러냐고 묻는 율의 더 놀라고 말았다.


"저, 율아..?"
"알았어, 장난이야, 장난. 뭐 마실래?"
"음... 아이스티 마실게."


내 주문을 들은 율은 카운터로 다가가 주문을 하고 왔다. 카운터 알바의 시선이 율을 향했지만, 율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것 같았다. 아, 질투나.. 그렇게 사담을 나누던 율은 테이블 위로 울리는 벨의 카운터로 가서 음료수를 받아왔다. 쟁반위에는 이쁜 유리컵에 얼음과 함께 담긴 아이스티와 조각케이크가 두조각 놓여져있었다.


"먹어, 기분 안 좋을땐 단게 최고야."
"고마워."


그렇게 케이크도 먹고 율과 이야기도 하니 밖은 벌써 어둑어둑 해졌다. 율은 카페를 나서면서 데려다 주겠다고 했고, 극구 사양했지만 율은 내 손목을 잡고 이끌면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집앞에 다다르자 나는 괜히 집안을 쓰윽 쳐다봤다. 불이 꺼져있는거 보니 별은 이미 집에간 모양이였다. 나는 율을 바라보며 잘가 라고 인사했지만, 왠지 머뭇거리는 율의 내가 물음표를 띄며 율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할 말 있어?"
"저, 월아."
"응."


평소 율과 다르게 수줍어하며 나를 부르는 율의 웃으며 대답하자. 몸을 베베꼬며 말하기 머뭇거리던 율은 조금 큰 목소리로 고백했다.


"나 너 좋아해!"
"...어?"


갑작스런 율의 고백의 내가 놀라하며 반문하자 그게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인건지 율이 금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난 놀라서 그런것 뿐이라며 율을 달랬지만, 그 후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의 우리둘다 어색해했다. 율은 그런 침묵이 싫은건지 이만가보겠다며 어색하게 인사를 건냈고, 나도 인사를 하며 마중해준 뒤, 집으로 들어섰다. 지친몸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운 나는 괜히 핸드폰 카톡을 둘러보았고, 문득 눈에 비치는 율의 이름의 무심코 카톡 상메를 확인했다.


[내가 미쳤지!]


율의 상메에 푸흡, 하고 웃은 나는 카톡 설정에 들어가 오랜만에 내 카톡상메를 바꿨다.


[나도 좋아해.]


상메를 바꾸고 3초동안 멍 때리던 나는 돌아온 정신에 새벽이 갈때까지 이불킥을 했다. 내일 율이 얼굴 어떻게 봐! 그래도, 여태까지 들은 어떤말보다 율에게 들은 그 한마디가 너무 좋아 미칠것 같다. 나도 미친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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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03 01:24 | 조회 : 4,183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과연 월의 집안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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