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고마워요.

4화, 고마워요.




어제 율이 가져다준 약과 죽을 먹고 하루종일 자서 그런가, 다음날 아침 나는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보다 훨씬 더 가벼워진 몸에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버렸다. 여유롭게 목욕도 하고 밥도 먹고, 교복을 입으니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쇼파옆에 두었던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쫄래쫄래 나갔다.


"월아-"


신발을 신는 내내 밖에서 들리는 율의 목소리에 현관문을 여니 율의 얼굴이 보였다. 내 번호를 언제 안건지 아침에 일어나니 율에게 문자가 한통 와있었다. 8시까지 우리집으로 온다는 내용이였다. 율과 함께 등교하면서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는 감정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




율과 함께 교실에 도착하니 오늘도 우리가 일등인듯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교실에 들어서 자리에 앉은 우리는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마에 손을 갖다댄 율은 곧 내게 입맞춰왔다.


"감기는 옮겨야 빨리 낳는데."
"..어?"


율의 말에 너무 당황스러워 어버버 거리자 율이 씨익 웃더니 이내 밥먹었냐며 평소와 같은 화제로 돌렸다. 난 아침에 일찍 눈떠 밥도 먹고 감기약도 먹고 왔다며 말했고, 내 말에 율은 잘했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월아, 단거 좋아해?"
"아니, 그렇게 좋아는 안하는데.. 너가 주는거니까."


내 말의 율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왜그러나 살피니 귀가 빨개진걸 보니 아마 부끄러워 하는것 같았다. 헛기침을 한 율은 다시 나를 바라보며 매점가자며 날 이끌었다. 매점에 도착한 율은 날 위해 초코우유와 초콜릿을 사왔고 매점 테이블에 앉아있는 내 앞에 두었다.


"이걸.. 다 먹으라고?"
"응, 너 단거 좋아하게 생겼어."


율의 말의 정말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그 생각이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율이가 따준 우유를 마시며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등교시간이 지날수록 교문으로 들어오는 학생이 늘었고, 그 중에 내 동생도 있었다. 애써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려 율을 바라보았다. 율은 초코아이스크림을 물고 있었는데, 초코로 인해 입술이 번지르르 했다.


"율아, 넌 초코 좋아해?"
"어, 응. 얼마전 부터."
"얼마 전 부터?"


나의 물음에 율은 대답을 회피하는듯 웃기만 할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율이 사준 초코우유를 다 마신 난 남은 초콜릿들을 들고 일어났다. 율도 이런 나를 보더니 어느새 비어버린 아이스크림 껍질을 버리고 날 따라나섰다.


"저, 율아."
"응?"


교실에 도착해 초콜릿을 가방에 넣어두고 율을 데리고 옥상으로 왔다. 옥상으로 들어서니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았다. 난간에 가만히 서있던 나는 율을 불렀다. 율이 뭐냐는 듯이 날 바라보았고, 나도 율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
"어?"


아까전 나처럼 어버버 거리는 율을 보며 웃어주고는 한발짝 다가가 입을 맞췄다. 율은 놀란듯해 보였지만 이내 눈을 감고 내 허리에 손을 둘렀다. 나도 단거 좋아할지도 몰라. 아까전 율이 먹은 초코아이스크림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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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02 15:49 | 조회 : 4,603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월이를 후배로 만들걸. 존대쓰는거 은근 귀엽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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