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신혼여행(1)

그렇게 공항에 도착한 둘은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날씨도 이런 둘을 축복하는지, 맑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한 하늘을 월은 제주공항에 도착할 때 까지 눈에 담았다. 그런 월을 옆에서 지긋이 지켜만 보던 율은 왠지 모르게 월의 눈이 구슬프게 느껴졌다.



"우와! 제주도!!"

"ㅋㅋ그렇게 신나?"

"당연하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비행이 끝나고, 비행기에서 내린 월이 하늘을 보며 기지개를 쭉 폈다. 그런 월이 귀여운지 율이 피식 웃으며 월을 데리고 공항으로 향한다. 천천히 나오는 짐들을 챙겨 공항을 나온 율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렌트한 차를 찾기 시작했다. (율은 보기와 다르게 굉장히 날라리이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기본, 차는 옵션이기에, 면허는 단방에 땄다.)



"저거 아니야?"

"어, 맞아! 가자!"



잘 못찾는 율을 대신에 렌트카를 발견한 월이 율의 옷깃을 잡아 댕기며 말헀다. 월 덕분에 빠르게 차를 찾은 율은 짐을 들고 종종 걸음으로 랜트카로 향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월이 피식ㅡ, 웃고는 케리어를 끌며 그런 율의 뒤를 따랐다.




"어디부터 갈까?"

"숙소부터 가자, 나 피곤해.."



트렁크에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탄 율이 월의 안전벨트를 해주며 묻자, 월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숙소로 가자고 말했다. 월의 말에 율이 자신의 벨트까지 하고 차를 출발 시켰다.




*




숙소는 밖에서 본 것보다 좋았다. 인테리어도 깔끔했고, 방도 쾌적하고 넓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월과 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창 밖으로 보이는 제주도의 바다였다. 일부러 바닷가로 숙소를 잡은 율은 남모르게 기뻐하고 있었다. 짐을 대충 푼 율이 언젠지 모르게 침대에 뻗어 잠든 월을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그러다 이내 울리는 벨소리에 놀란 율이 월이 깰세라,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잘 도착했나보에여, 형.부.]

"ㅋㅋㅋ뭐야, 어색해."

[저도 굉장히 어색합니다, 형.부.]

"앜ㅋㅋㅋ 하지마!"

[오키.]



말소리가 들릴라, 발소리가 들릴라, 조용히 베란다로 나온 율은 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사랑하는 우리 형과 떠난 신혼여행은 어때여?]

"행복해 죽겠다ㅋㅋ"

[그럴줄 알았어여, 형은 자여?]

"엉, 뻗었어."



베란다 난간에 기대며 대답한 율이 숙소안을 힐끗, 바라보았다.



[알았어여, 잘 놀다 오세연.]

"오야ㅡ"



부스스하게 일어난 월이 율이를 찾는지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던 율이 황급히 전화를 끊고 카메라를 켜, 그 모습을 핸드폰에 담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숙소안으로 발을 들였다.



"뭐야... 어디갔었어..."

"전화 받느라, 졸려?"

"응..."

"그럼, 오늘은 쉬고 낼 부터 놀자."



율의 대답에 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율의 품에 파고 들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율이 이내 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신혼 첫날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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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29 01:22 | 조회 : 2,980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개학과 알바로 인해 바빴습니다.. 죄송합니다.. +) 월이는 이미 임신한 상태이기에, 신혼첫날밤 허니문 베이비는 없답니다!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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