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졸업식

그로부터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 월과 율은 함께 자취하며 더욱더 가까워졌고, 월의 성격도 서서히 밝아졌다. 그리고 별에게 남자친구가 생겼고, 월과 별은 놀라했지만, 곧 별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월과 율의 졸업식이 시작된다.



*



"빨리 안 나오면, 먼저 간다!"

"자, 잠만, 월아!"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고 현관에 걸려있는 거울을 보며 다시 목도리를 메며 월이 말했다. 월의 재촉의 안쪽 방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방문을 열고 율이 모습을 들어냈다. 그런 율의 목에도 목도리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둘이 색깔이 같은거 보니 아마, 커플로 맞춘 모양이였다.



"아, 월이가 짜준 목도리."

"변태같아, 그만해."

"그치만ㅡ."

"한마디 더했다간 목도리 뺏어 버릴거야."



현관을 나서며 그렇게 말한 월이 먼저 집을 나섰고, 그런 월의 뒤로 율이 너무하다며 칭얼대며 따라나섰다. 앙상한 나무가지, 곳곳에 미쳐 치우지 못한 하얀 눈들이 겨울이라고 자각해주는 듯 했다. 둘은 그렇게 나란히 학교로 향했다.



3학년 전체가 커다란 강당에 삼삼오오 모여 상장을 수여받거나, 후배들이 준비한 이벤트나 영상을 보고,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의 말씀과 교가를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보낼 수있는 시간을 준 학교 교장에 3학년들은 떠들석하게 자기들의 반으로 향했다. 수고했다며 웃거나 우는 샘들도 계셨고, 마지막이라며 간식거리를 쏘는 샘들고 계셨다. 그리고 지금 월과 율이의 반은?



"월아!! 보고 싶을거야!! 흐흙.."

"이 새끼 우는 척 봐라? 무튼, 월아 연락해라!"

"응, 모두들 고마워."



앞서 프로필에서 말했듯이 월은 그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많다. 그랬기에 월은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라던가 선물, 전번(전화번호)를 교환하는데 정신이 없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율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랬기에 율은 뾰루퉁한 얼굴로 그저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창밖을 바라볼 뿐이다.



"후아ㅡ, 피곤해..."

"..."



드디어 졸업식이 완전히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월이 친구들에게 한아름 받은 선물을 고쳐 안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왜인지 율의 반응이 돌아오지 않아 의아한 눈으로 율을 바라본 월은 곧 짙게 한숨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삐졌네, 삐졌어. 단단히 삐졌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웃으며 율에게 다가가는 월이다. 조금 앞서 걸어가는 율을 따라 나란히 걷던 월이 율이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시크한 내 남친은 이런걸로 안 삐질거라 생각했는데..."



월의 그 말에 율이 헛기침을 하더니 말 없이 월이 안고있던 선물들을 자신이 대신 들며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걷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월이 웃으며 율을 다시 따라나섰다.



"뭐야, 삐진거 아니었어?"

"누, 누가 삐졌데?!"

"흐응ㅡ? 입도 오리처럼 삐죽, 나오고 나랑 말도 안했으면서, 안 삐졌다고?"

"그, 그건..."



옆에서 노려보며 계속 심문하는 나의 눈을 피하며 얼버부린 율은 곧 시야에 잡히는 집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웃으며 말했다.



"짐이 많은데, 월아 문 좀 열어줘."

"칫, 회피하기 있기 없기?"

"응?"

"아니야."



그렇게 말한 월이 먼저 집안으로 들어서고 그 뒤로 율이 문을 닫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목에 감겨있던 목도리를 푸르며 방으로 들어선 월은 자신의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작은 달력을 한 번 눈길을 주고는 옷장 앞으로 걸어갔다. 한 편, 월이 한 번 쳐다본 달력에는 지금의 달(2월)보다 3달이나 앞선 날짜들이 보였고, 그 날짜 중 하나의 질리도록 빨간 표시가 되어있었다.



"월아ㅡ."

"응, 왜?"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은 월이 율의 부름에 대답하며 방을 나섰다. 그런 그의 뒤로 침대가 보였고, 침대위엔 한눈에 봐도 아름다운 드레스가 한 벌 놓여있었다.



"우리 색시, 밥 뭐 먹을까?"

"음... 외식할까?"

"외식? 왠일이야?"

"졸업이니까, 먹으러가자!"



월이 율의 팔에 메달리며 말하자 율이 웃으며 그런 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누구 부탁인데 안 들어주겠어?"

"아싸!"

"따뜻하게 갈아입고 나와, 알겠지?"

"하이ㅡ!"



귀엽게 방으로 달려가는 월을 보며 율도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율의 방은 생각보다 깨끗했고, 마찬가지고 율의 책상 위에는 작은 달력이 월과 같은 달, 날짜가 표시되어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에는 깔끔한 턱시도가 한벌 걸려 있었다. 율은 달력을 보며 부끄러운듯 뺨까지 물들이며 웃어보인 뒤, 옷장문을 열어 갈아입을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말이다.



"남편!!"

"응? 벌써 다 준비했어?"

"아니, 아니! 벌레!!"

"어디?!"



그거 아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월은요. 사실은 자신을 감추고 있던건지 몰라요.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공격해야한다는 의식을 갖고있었기에 이렇게 착한 월이가 그렇게 변했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우린 운명인가봐요. 그런 월이던, 이런 월이던 내게는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내인걸요?



"으, 그니까 방 치우라니까!"

"깨끗하게 하고 있어!!"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조심히 행동해."

"흥, 미워."



아,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어요! 월이가 임신을 했거든요! 아직 산부인과는 가보지 않았지만, 입덧을 하는거 보면 아마 임신인거 같아요! 정말, 전 딸이던 아들이던 상관없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월이가 남자라 재왕절개를 해야한다니, 다행이죠? 그럼, 다음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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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21 00:40 | 조회 : 2,920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마지막은 율이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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