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사랑하니까

조금 쉬겠다고 들어간 월이의 뒷모습을 보다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겉모습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속은 엄청 여려서 내가 한 말에 분명 자기를 탓하고 있을게 불보듯 뻔했다. 조금 남은 짐을 마저 정리를 할 때까지 월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안했다. 침대 시트도 갈고, 방바닥도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이곳 저곳 먼지 낀 곳 까지 닦을때 까지 월이의 방문은 열릴 생각을 안했다. 하는 수 없이 월이의 방앞에 섰다. 숨소리가 코앞에서 들리는거 보니 방문에 기대있는거 같았다.



"월아, 배 안고파?"

"...응, 안 고파.."



월이가 또 불편해 할까 일부러 평소처럼 말한건데, 목소리의 힘이 없는게 보니 내가 생각한게 다 맞는가 보다. 굳게 닫힌 월이의 방문에 등을 기대 앉으며 문 하나를 두고 뒤에 있을 월이에게 물었다.



"밥하기도 귀찮은데, 시켜먹을까?"

"미안.. 입 맛 없어..."



이런 이런, 진작 말 할걸. 그 긴 시간동안 무슨 안 좋은 생각이랑 생각은 다 한건지 이쯤하면 넘어 올 월이 넘어오지 않는다. 하, 이런 말 자주해주면 안돼는데... 하는 수 없지.



"너 또 이상한 생각했지?"

"..."

"말 없는거 보니까 맞나보내. 있지, 월아."

"응..."



질문에 대답도 안 하면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는 바로 대답하는게 귀여워 웃음이 났다.



"내가 왜 너한테 그렇게 행동하는거 같아?"

"뭘?"

"너가 생각하는것들 말이야."

"...몰라..."



저기요, 정말..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겁니까? 평소에는 그렇게 무뚝뚝하더니, 왜케 기가 죽었지. 뭐, 어느쪽이던 월이는 원래 귀여웠으니까. 아니, 이게 아니지.



"널 좋아하기 때문이야, 널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행동할거 같아?"

"으..."

"월아, 얼굴보고 싶은데. 그만 나오면 안돼?"

"히끅, 율아..."



에구, 내 말에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월의, 문이라도 따고 들어가 안아서 달래주고 싶지만 그럴수 없기에 울음을 억지로 참으며 나를 부르는 월의 응, 하고 대답했다.



"있지, 월이가... 월이가... 정말, 정말 많이... 사랑하고, 좋아한데..."

"..."



1인칭이 이렇게 귀여웠니? 만화 볼 땐 전혀 안 그랬는데? 월의 대답에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역시나 월은 얼굴이 붉어지도록 울고 있었다. 그런 월을 안았다. 정말 미안한데 월아, 조금만 웃고 가자.



"푸흐흡ㅡ."

"...씨이, 왜 우는데..."

"우리 월이한테 그런 말도 듣고, 나 정말 복 받은 놈이네."

"끅, 당연하지."



무릎 위에 앉혀 아직도 훌쩍이는 월이를 꼭 안고 등을 다독이며 달랬다. 와, 이때까지 살기 잘했어. 등에서 월의 머리로 손을 옮긴 나는 부드러운 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율이도, 월이 많이 많이 좋아하고 사랑한데요. 결혼해서 곁에 두고 싶을만큼..."

"...고마워, 항상..."

"응, 나도..."

"근데 율아... 나 배고파..."



월의 말에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품에서 월이를 떼어내 잠시 바라보다 이내 짧게 입을 맞췄다, 떨어졌다. 그러자 월이의 얼굴이 다시 붉어지더니 이내 나를 때리며 말한다.



"김이율 바보!"

"ㅋㅋ왜, 귀여워서 그런건데ㅡ."

"흥."

"ㅋㅋㅋㅋ뭐 시켜먹을까?"



월이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오며 물었다. 그러자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짜장면 먹을래..."



분명 얼굴이 붉어져 있을것이다. 정말, 널 어떻게 해야 좋을까.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하니까, 너도 나 많이 사랑해줘.

0
이번 화 신고 2016-08-18 01:26 | 조회 : 2,610 목록
작가의 말
시우미키

야레ㅡ, 야레ㅡ.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