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5화

"...결국 우리 모두 가해자인 셈이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물론 우리가 이우를 직접적으로 죽인 건 아니긴 하지. 하지만 그가 이우를 죽이게 된 원인은 나한테 있던 거고, 너는 그거 말리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었던 거잖아."

"내가 지켜보고만 있던 건 맞는 말이지만...그렇지만! 만약 그 애를 말렸더라면 나도 너도 다쳤을 거야! 그 당시 김성은은 이성이 나가있었다고! 너를 향한 마음이 너무 커버린 바람에 말이야."

"그렇겠지. 하지만... 우리는 그를 제지하지 못했어. 그의 근처에 쭉 함께 해왔던 건 우리 뿐이였잖아!"


수빈이는 내 말을 듣고 머리를 감싸더니 점점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그러면..어떡하라는 거야.. 이우한테 사과할 수도 없고 그 전으로 되돌릴수도 없잖아!"

"..응, 맞아. 이우는 죽었지."

"그러니 우리는.. 피해자에게 용서 받을 수 없어. 이우의 가족들한테 몇억번을 사과해도 무릎 꿇고 빌어도.. 이우가.. 여기 돌아올 수는 없잖아?"

"...나, 나는.. 어떻게 해야되는 거야... 알려줘.. 정연아...."

"이 사건을 우리가 죽을 때까지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하자. 나도 그 이상으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모르겠어."

"..그걸로 된다면..... 나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래.."

"좋아. 우리 모두 힘내거야, 후후."


나는 수빈이에게 살짝 미소를 보이면서 말했다. 수빈이는 그런 내 모습을 빤히 보더니 갑자기 놀랬다.


"야! 너.. 식은 땀 나는데...?? 얼굴도 창백하고.."

"...그, 그런가.... 사실.. 나도 무서워. 이 이야기를 잊으려고 과거 내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이 자세하진 않지만... 그 이후로 매일 의사가 찾아왔던 기억이 나. 그 당시 의사 말로는 내가 살 가능성, 내가 회복할 가능성은 거의 0%의 확률이라고 했거든. 내가 아무리 어려도 어느 정도는 들렸어! 그런데 그 의사는 내가 1년도 안 가서 죽을 거라고 내 앞에서 말했었던 기억이 나네...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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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3-02 02:47 | 조회 : 904 목록
작가의 말
P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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