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고쳐줄까?"
"아니. 그게 무섭다고!"
"야, 너는 과거사 나한테 한 마디도 안 했으면서 나한테만 왜 그래.."
"누가 보면 내가 너 죽이는 줄 알겠다?"
"뭐? 말 다 했어?"
"응."
"아, 그래? 그럼 됐고."
"우리 자꾸 말이 새냐.. 아, 맞다... 미안한데 우리 나중에 얘기해야될거 같은데.."
"응? 왜?"
"나 집까지 1시간거리라서.. 지금 안 들어가면 늦어. 늦으면 그 날이 내 제삿날이 될지 몰라..."
"그럼 내가 장례식... 이게 아니라 우리 집 같이 갈래? 하룻밤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 방금 장례식 어쩌구 했었"
"오늘 같이 자는 김에 너가 지금 하려던 말 전부 하면 되잖아!"
"응? 어.. 그, 그렇지?"
"좋지 않아? 나랑 같이 가자.."
"어, 아니. 잠깐만!"
".. 문제 있어?"
"아니.. 그것보다는 너네 부모님 허락도 맡아야 되지 않을까..? 허락 맡지도 막 가는 건 좀..."
"아, 그건 문제 없어. 허락 맡았거든."
"엑, 언제?!"
"방금 전에. 문자로 물어봤더니 완전 환영한대!"
"하아.. 근데 나도 오늘 엄마한테 친구집에서 허락 맡아야 되잖아."
"아! 그러네. 그 생각을 못 했어."
"..."
"그럼 한 번 물어보고 와! ...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아, 알았어.. 전화해볼게."
"정말? 역시 내 친구야!"
내가 졸라대니 수빈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폰을 꺼내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나는 자세히 못 들었지만 적어도 수빈이가 부모님이랑 통화 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통화하더니 마침내 끊고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수빈이네 부모님이 안 된다하실까봐 살짝 긴장되었다.
"뭐, 뭐라셔...?"
"어.. 가도 괜찮다는데?"
"정말? 그럼 당장 우리 집 가자. 일단 가면서 생각하는거지!"
나는 들떠서 수빈이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빈이가 금방 지치는 바람에 잠시 멈췄다. 그리고 그냥 걸어가자는 말에 나는 수빈이의 손을 잡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