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외전 2

[할로윈 외전2]


소설 속에서는 2번째로 맞이하는 할로윈이였다. 그렇지만 16살인 나로써는 16번째 할로윈.. 이제는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되었다.


"하아...할로윈 외전도 벌써 두번째네. 지친다."

"엉? 뭐가 두번째야?"

"어 그게.. .... 아무것도 아닙니다."

"응?"

"으이.. 놀래라.. 말도 없이 그런 질문을 하면 어쩌잔거야.. 하마터면 대답할 뻔했네..."


지금 내 옆에 있는 건 다름 아닌 수민이였다. 나는 그가 나에게 질문한 것을 인지 못 하고 하마터면 이 속이 소설인 걸 말해버릴 뻔했다. 하지만 말만 안하면 다 장땡이지. 뭐.


"이 세계가 소설.. 인거야?"

"칫, 들킨건가."

"와아.. 멋있다..!"

"?? 드디어 제정신이 아닌 거니?"

"아, 아니.. 농담인데.. 형도 농담으로 그런 거 아니였어?"

"아아.. 아하하하. 당근 농담이지! 자자, 귀여운 수민씨. 얼른 내려가자~"

"형, 귀엽다."

"응?"

"아니, 형은 언제나 귀여웠어."

"아.. 무, 무슨 소리야.."

"ㅋㅋ 알았어. 안 놀릴게. 손 잡고 같이 내려가자."

"그러다 넘어지면 최소 인내 늘어날 텐데..?"

"아.. 진지충..;"

"수민아..? 말 다 했니?"

"아, 미안."

"그래도.. 으음.. 오늘은 할로원이니깐 오늘만은 같이 놀자! 일요일이니깐 학교 안 가기도 하고."

"응, 형!"


1층으로 내려가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바로 수빈이였다.


"어, 채수빈..?"

"어, 야! 반갑다~"

"반갑다라고 하기에는 금요일에 봤었지 않나?"

"에이, 그정도면 오랜만이지~"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인데?"

"아.. 오늘 같이 놀자!"

"..? 뭐하고."

"할로윈 코스프레하고 다같이 밖에 나가서 놀자! 재밌겠지 않아?"

"... 관종 같은데."

"에에? 관종 같다니 이게 얼마나 재밌는 데. 같이 사진 찍고 SNS에도 올리자!"

"나, 그런거 안 하는데.."

"아, 내가 있잖아! 내가 너꺼도 계정 하나 만들어서 태그 해줄게. 같이 놀자! 재밌을 거 같지 않냐?"

"어 음... 재밌을 거 같기도 하고.."

"그치? 그럼 넌 마녀 코스프레하자~"

"싫어! 내가 왜!"

"음..너가 여기서 잘 어울리니깐..?"

"뭐? 그렇게 보면 유진이나 다른 여자애들이.."

"응? 우리 둘이 나갈건데?"

"뭐어?"


나는 무슨 데이트도 아니고 둘이서 할로윈 코스프레를 하고 나가는 게 관종 같기도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수빈이가 어이가 없어서 당황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수민이가 기분 나쁜 기색을 보였다.


".. 형은 나랑 갈거야!"

"야, 꼬맹아. 오늘은 이 형한테 양보해줘라."

"싫어. 안돼.. 형을.. 다시는 뺏길 순 없어."

"뭔 개소리를.."

"아, 그래? 그럼 정연이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야, 너는 누구랑 같이 가고 싶냐?"

"어..나? 나, 나는.."

"형.. 설마 나 버리고 갈 건 아니지..?!"

"너네 둘이랑 같이 갈거야."

"아."

"왜, 불만 있어?"

"어.. 물도 있.."

".."

"아, 아하하. 조, 좋지!"

"후후, 그치? 그럼 우리 셋이서 같이 가는 거다? 그러니깐 그런 유치한 걸로 싸우지좀 마."


그렇게 결론이 나서 나는 마녀, 수빈이는 늑대인간, 수민이는 뱀파이어 코스프레를 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 수민이가 그런 코스프레한 걸 보고 엄청 웃어댔다. 그리고 저 꼴로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생각 외로 창피할 거 같았다.


"수민아."

"응? 왜?"

"우리..최대한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돌아다닐까?"

"? 왜?"

"어.. 그냥..? 내가 너무 이쁘니깐?"

".. 형, 그렇게 안 봤는데 자뻑이 심하네."

".. 닥쳐."


수민이 꼴이 개.. 아니 보기에 많이 힘들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저렇게 말했더니 자뻑이 심하단 말을 들어버렸다. 왠지 한 대 패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2시에 시내에 모여서 같이 다녔다. 다행히 우리 말고도 할로윈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덜 창피했던 거 같았다.

근데 다만 자꾸 어떤 남자들이 나한테 와서 전화번호를 물어보려한다. 나는 처음에 그게 무슨 신종 사이비나 사기꾼인줄 알고 매몰차게 거절했다. 하지만 수빈이는 사기꾼이 아니라 나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왠지 매몰차게 거절한 게 미안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시부터 9시까지 장장 7시간동안 계속 돌아다녔다. 더 이상은 몸이 깨끗한 기분이 들어서 다리는 아팠지만 그래도 좋았다. 하지만 수민이도 있었는데 수빈이랑 같이 솜사탕도 나눠먹고 젤리도 나눠먹고, 거의 뭐 수민이는 찬밥신세인 데이트하는 느낌이였다. 하지만 딱히 수빈이랑은 친구여서 신경 쓰지 않았다.

걸어다니면서 수빈이랑 같이 손을 잡고 팔짱을 끼며 놀았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수빈이 애인인 마냥 나를 쳐다보았지만 나는 그저 노는 것에 흥미가 붙어서 그런 말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수민이는 잔뜩 삐져있었다. 아마 내가 수빈이랑만 놀아서 그런 거 같기도 했다. 나는 수민이의 볼에 입맞춤하고 웃으며 말했다.


"수민아, Happy Halloween~"


순간 멍하니 있던 수민이의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귀까지 빨개지기 시작하며 고개를 숙였다.


".. 이제와서.."

"수민아, 오늘은 미안. 많이 화났어?"

"다, 당연하지! 내 애인이 다른 남자랑 붙어있는 걸 보면..!"

"뭐? 다른 남자? 아하하! 난 수빈이 남자로 본 적 없어. 수빈이는 그거 내 친한 친구야. 아마 앞으로도 친한 친구로 남아있을 걸?"

".."


더 이상 수민이는 아무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수민이한테 미안해하는 마음이 있는 한편 귀여워보였다. 집까지 도착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수민아, 오늘 같이 잘래?"

"응?..??"

"아, 아니. 깊은 뜻은 담아두지 말고.. 같이 내 침대에서 자자고, 너도 오늘 피곤하잖아?"

"응.."


나는 수민이의 손을 잡아당겨 집까지 왔다. 그리고 내 방까지 와서 나랑 수민이는 한 침대에 누웠다. 수민이는 살짝 긴장해보여 나는 수민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입에 입맞춤을 했다.


"잘자, 수민아."


그리고 나서 잠이 들었다. 내가 아는 것은 일어나보니 곤히 내 손을 잡고 잠들어있는 수민이의 모습이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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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10-31 23:59 | 조회 : 1,49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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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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