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9화

나는 수빈이가 자꾸 내가 모르는 척한다는 듯한 말투로 말해서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윽박지르듯이 말해버렸다.


"아.. 음.. 방금 건 미안."

"아.. 진짜. 하.. 그럼 너 그때 걔가 죽인 것도 못 봤겠네."

".. 누가 누굴 죽여?"

"네 입장에서는 ..충격 먹을 수 있겠는데.. 하씨.. 이걸 말해 말아.."

".. 말해줘. 난 그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알고 싶어...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계속 질질 끄는거야? 솔직히 생각해봐! 지금 이거 몇 화나 끌었는 지 알아?!"

"? 몇 화라니?"

"아, 방금 한 말은 신경 쓰지 말고 나도 알고 싶어!!"

"하긴 끌만큼 끌었네. 뭐, 너도 늙을.. 아니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만큼 나이 먹었으니.. 괜찮겠지.
음.. 조금 요약해서 말하자면.. 아니다. 그게 먼저가 아니라..혹시 어렸을 때 나랑 너, 그 미친놈, 그리고 한 명 더 해서 우리 4명이서 같이 논 거 알아?"

"4명이서..? 어...아, 설마..."

"아, 혹시 그 때 일 기억하는 거야?"

"아니. 기억 없는 내가 어떻게 알아."

"이런 ㅆ.. 후.. 아니 뭐, 그런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으니 그럴수도 있겠지. 그럼 이우는 알아? 너랑 옛날에 친했던 애말이야."

"이우? 그게 누구.."

"기억 잃어버렸으니 이우도 기억 못하는 건가. 으음.. 어쩔수 없지. 이우가 누군지부터 설명해줘야 되나.."

"어.. 잠깐.. 이우라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야.. 너를 처음 봤을 때 .. 그 기분이.."


처음에는 머리가 멍했다. 하지만 이우라는 단어를 듣자 내 기억 속에 무언가 기억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마치 내가 수빈이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리운 기분이였다. 하지만 수빈이보다는 훨씬 더 깊은 그리움이 느껴졌다. 나는 이우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내가 스스로 그 기억을 보는 것을 거부하는 듯했다. 그러자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통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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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10-26 01:35 | 조회 : 869 목록
작가의 말
P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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