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부모님께서 내년 1학기 혹은 2학기 때 학교를 다니자고 제안을 했다. 나는 그 말 한 마디가 이 때까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였던 거 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엄마, 아빠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은 그냥 조용히 나를 안아주셨다. 그런 말을 해주신 부모님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아이들 중 8살인 도영, 린, 수민, 주연과 7살인 유진, 지은이 내년에 9살, 8살이 될 때 학교에 보낼 가능성도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기뻐했다. 나는 내년이면 16살이 되어서 아이들과 학교 자체가 다르긴 하다만 그래도 집에서 계속 놀 수 있으니 그걸로도 충분히 기뻤다.
그러고보니 전에 수민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저기 하로 형, 형은 왜 남들보다 더 많이 피부가 하얗고 머리카락 색이 흰 색인거야? 우리는 다 검은색 아니면 갈색인데."
아이니깐 궁금해할 수는 있지만 답변하기에는 조금 애매했었다. 왜냐하면 그 사실을 알면 당연히 수민이한테 말을 해줬을 텐데 나도 정확히는 잘 모르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말했다.
"음.. 그건 말이야. 나한테 병이 있어서 그래. 그 병 때문에 내 피부가 좀 더 하얗고 머리카락도 하얀거야. 이제 알겠어, 수민아?"
수민이의 눈은 그 말을 듣고 좀 반짝거리는 눈이 되었다.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을 가져줬던 것은 의사나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형.. 진짜 이쁘다..."
"으음..? 어.. 그래, 고마워."
그리고나서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말을 이어갔다.
"나 나중에 하로 형이랑 결혼하고 싶어."
"에..엣?? 나랑?"
그 때는 그저 수민이가 한낱 어렸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해를 해주었다.
"응! 형도 나랑 결혼 약속할거지?"
"음.. 근데 만약 너가 딱 성인이 되는 20살 때 나는 27살이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
"아..하하.. 너가 괜찮다면야.. 그래 약속하자."
그 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이가 철이 없기도 하고 한참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때 수민이랑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수민이가 귀엽기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