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발단 (2)

팔을 붙잡던 외국인이 뒤에 서 있던 여자 경호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사인을 받자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향했다. 김현석은 여전히 쫄아 굳어있었다. 한숨을 내쉬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뱃불이 붙어지고 연기가 나오자 외국인 경호원이 인상을 구겼다. 몇분 후 담배를 바닥에 내버리고 로퍼로 비비고 있을때 여자 경호원이 돌아왔다.

“ 무례했던 점 죄송합니다. 대표님이 들어오시랍니다. ”

그들을 지나쳐 김현석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탑승했다. 금색으로 둘러싸인 엘리베이터는 호화롭기 그지없었다. 6층에 도착하여 넓은 복도를 지나쳐 대표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후우, 숨을 내쉬곤 대표실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차중혁이 쇼파에 앉아 느긋히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 지금 커피나 마시고 있을때입니까? ”

“ 뭐가 그렇게 급해. 그것보다 윤대표가 찾아온건 처음이네. ”

차중혁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다리를 꼬으며 나를 응시했다. 그가 싫은 이유는 무수히도 많지만 첫번째는 저렇게 사람을 내려다 본다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더러운 기분인지 본인은 모를테지. 아니면 알면서도 저 지랄을 하고있다던가.

“ 기사 봤습니다. 당신이 그랬습니까? ”

“ 그래. 불만이라도 있나? 윤대표가 원한 일이잖아. ”

“ 제가 언제 싹 다 갈아엎으라 했습니까! ”

차중혁이 권덕배를 압박할 거란건 알고 있었지만 ST기업을 이렇게까지 파탄낼줄은 전혀 몰랐다. ST기업은 명성도 자자하기에 강선 그룹에게도 피해는 있었다. 언론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비판과 특히나 주식 투자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질타를 받았다. 한 기업이 무너져내렸는데 태연하게 웃고 있는 저 모습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 나랑 한 계약은 잊지 않았지? ”

차중혁이 쇼파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왔다. 내 앞에 선 그는 천천히 목덜미를 쓸어내리며 재킷을 살짝 벗겼다. 그의 시선은 내게서 문 쪽으로 향했다. 고개를 살짝 돌려 뒤를 보니 김현석이 당황하여 붉어진 얼굴로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다.

“ 보여지는 취미가 있었나. 뭐, 나야 좋지만. ”

“ 차에서 대기해. ”

김현석은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문을 닫았다. 데자뷰를 보는 것 같았다.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차중혁은 내 허리를 붙잡고 셔츠 단추를 하나 둘씩 풀어내려갔다.

“ 꼭 여기서 해야합니까? ”

“ 왜, 싫어? ”

“ 네. ”

“ 난 여기가 좋아. ”

그럴거면 싫냐고 왜 물어본건지. 미간을 찌푸리자 그는 픽 웃으며 입을 맞췄다. 섹스만 하는 사이인데 키스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가슴팍을 밀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밀어붙여 중역책상에 엉덩이가 닿였다. 키스는 멈출 세 없이 더욱 격렬해졌고 입술을 잡아먹을 듯했다. 서로의 혀가 뒤엉키며 타액이 섞였다. 한참이 지나 숨이 막혀 고개를 돌려 참고있던 숨을 헐떡였다.

“ ··· 키스는 필요없잖아요. ”

“ 그건 계약자의 마음이지. ”

차중혁은 내 와이셔츠를 팔목까지 내리고 입을 가져다댔다. 어깨를 살짝 깨물곤 가슴으로 내려와 돌기를 혀로 건드렸다. 움찔,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하자 그는 눈을 치켜뜨며 유두를 핥았다. 눈이 마주치자 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그는 희롱하듯 유두를 깨물며 한 손으로는 능숙하게 내 바지 버클을 풀고 바지와 드로즈를 엉덩이 밑까지 내렸다.

“ 그냥 빨리 쳐 박으라고! ”

소리를 지르며 말하자 차중혁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그의 표정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 그래, 소원대로 쳐 박아줄게 엎드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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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18 17:20 | 조회 : 1,363 목록
작가의 말

개강하고 바빠졌어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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