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발단 (1)

회의를 마치고 어느때처럼 쇼파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병신같은 기획을 내는 것들이 높은 직책에 서있으니 일이 제대로 안돌아가지. 말다툼을 하며 소리를 질렀던 탓인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관자놀이를 손으로 누르며 지압하고 있을때 쿵쿵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쾅!

“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

문을 열고 들어온 건 김현석이였다. 뭐가 그렇게 급한지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다급히 다가왔다.

“ 조용히 좀 들어와. ”

“ 아 죄송··· 아니, 그것보다 이거 좀 보세요! ”

그는 쇼파에 누워있는 내 얼굴 위로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액정 속 밝은 불빛에 미간을 찌푸리곤 화면을 응시했다. 화나요 표정이 잔뜩 달려있는 기사의 큼지막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 ST기업 강선그룹에게 지분 넘겨··· 대혼란, 도대체 무슨 일이? ] 기사의 제목을 보고 화들짝 놀라 자세를 고쳐 앉았다.

빡빡히 채워져있는 글자를 하나하나씩 읽어나갔다. 권덕배가 운영하는 ST기업, 심지어 기사 내용에는 권덕배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써져있었다. [ 100% 지분 매각, ST기업 경영진이 바뀌며 주주들의 분노와 한탄···. ] 지분을 100% 매각했다는건 즉, 기업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 설마··· 그 미친새끼가. ”

생각나는 인물은 한 명 밖에 없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다급히 주소록을 켰다. 차···중···혁, 검색 결과 없음. 강선···, 미친개···, 또라이···, 개새끼, 몇번이나 고쳐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멏번 본 사이인데 전화번호도 저장이 안되어있다니. 쇼파에서 일어나 책상에 걸쳐져있는 남색 자켓을 입었다. 직접 만나러가는 수 밖에 없었다.

“ 현석아 차 끌고 와. ”

-

-

“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

차에서 대기하라고 했건만 김현석은 꽤나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바빠죽겠는데 대꾸 할 시간도 없을 것 같아 그와 함께 걸음을 재촉했다. 회전문을 지나쳐 로비로 들어가자 몸집이 우람한 경호원 5명이 서 있었다. 그 중 2명은 외국인이였다. 그들을 지나쳐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탁! 멀대같이 키가 큰 외국인이 손목을 거세게 잡았다. 얼마나 쎄게 잡았는지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 뭐하는거지? 안 놔? ”

“ 외부인은 대표님 허가 없인 들어갈 수 없습니다. ”

외국인 남자는 한국어가 능숙했다.

“ 하···! 당신들 이 분이 누구신지나 알고 말하는겁니까! ”

김현석은 당당한 말투와는 달리 경호원의 몸집에 쫄기라도 했는지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경호원이 무서운 눈빛으로 김현석을 쏘아보자 그는 조금씩 뒷걸음질쳤다. 이거야 원, 겁 많은 개새끼 한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다. 짜증이 치밀려오는 상황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그들에게 말했다.

“ 하아, 씨발. 그럼 한마리가 가서 전해. 윤재희가 친히 찾아왔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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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8-17 04:11 | 조회 : 1,457 목록
작가의 말

늦었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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