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견원지간 (2)

“ 여긴 어쩐 일 입니까. 말도 없이. ”

“ 우리 사이에 말이 필요한가? ”

뻔뻔하디 못한 차중혁의 말에 인상을 구기곤 담배를 물었다. 대단한 일이 아니면 그의 강냉이를 털어버리리라 마음 먹었다. 이윽고, 담배 연기를 뿜으며 쇼파에 앉아있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차중혁은 그런 나를 지긋이 바라보다 말했다.

“ 권덕배랑 한 계약 없애줄까? ”

“ ······ 당신이 왜요. ”

그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주주권을 받는 조건은 권덕배와의 성교였다. 영감이 말을 하기라도 한건지 차중혁이 계약 조건을 아는 듯 했다. 분명, 솔깃한 말 이였지만 그의 자신만만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해서 말 한마디로 자존심을 짓밟는게 정사 장면을 들킨 것 보다 더 화가 났다. 남창짓을 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했겠지.

“ 사실 거래처 문제로 왔는데 너한테 관심이 생겨서 말이야. ”

“ 허, 관심? 원하는게 있으시겠죠. ”

화를 가라앉히며 말했다. 권덕배의 ST기업은 차중혁에 의해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회사 자본의 반 이상이 차중혁의 소유였으며, 권덕배가 그에게 벌벌 떠는 걸 봐선 상하관계를 알 수 있었다. 차중혁은 장난스러운 말투와는 다르게 눈빛만은 진지했다. 그의 새까만 흑색 눈동자가 나를 꿰뚫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이었다.

“ 흐음, 그럼 영감 대신 나랑 섹스해. ”

“ ······ 미친새끼. ”

“ 하하, 너무 솔직한데? ”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머릿속에 입력되어있는 싫어하는 순위를 말하자면 1위 차중혁 2위 권덕배였다. 영감의 체취,행동,말투 그리고 성교 모든 것이 좆같지만 대상이 차중혁으로 바뀌어도 같은 기분일 것 이다.

“ 당신 또라이야? ”

“ 이제 알았어? ”

“ 안해. 꺼져. ”

이 엿같은 부류의 새끼들은 머릿속에 섹스 섹스 섹스로 밖에 안 차있을 것이다. 차중혁이나 권덕배나 내 눈엔 마찬가지인 쓰레기 같은 새끼였다. 얼마전까지 거래처를 제멋대로 강탈해간거하며 해원건설이 부실공사라는 헛소리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건 분명 차중혁의 짓일거다. 그렇게 못살게 굴었던 놈이 왜 나랑 엮이려하는 걸까.

“ 권덕배 처리해줄게. 윤대표한테 솔깃한 말 이지않나? ”

그가 조커를 꺼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감은 가시지 않았다. 업무에 있어서 냉철하기로 소문난 차중혁이 제 사람을 처리해준다니.

“ 도대체 왜요. ”

“ 관심이 생겼다고 말 했잖아. ”

하하, 지랄. 그냥 사람을 애완견으로 취급하고 싶을 뿐이겠지. 하지만 모든 것이 당신 뜻대론 안될 것이다. 내가 절대 그렇게 두지않아.

“ 좋습니다. ”

내 대답에 차중혁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 그럼 잘 부탁해 윤재희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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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7-18 20:57 | 조회 : 1,732 목록
작가의 말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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