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모험의 첫번째:여관(3)

왕자는 잠자리를 뒤척이며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왕자는 수많은 과자의 산에 파묻혀서 열심히 과자를 먹는중이였다.
그 모습은 마치, 알현실로 가기전, 이시스가 마지막 아량이라며 3일치분의 로뜨 초콜렛과 아몽쉴빵을 먹던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 되어보였다.
...아마 그때의 일이 지금 꿈으로써 재현되고 있는건 아닐까?
약간의 과장은 있지만서도...


왕자는 입을 오물거렸다.
꿈속에선 더없이 달콤하고 맛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과자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꿈속의 왕자의 형체가 불안정하게 꿈틀거리더니...
꿈틀꿈틀
이내 왕자의 모습이 변화했다.
이 일련의 과정을 제 3자의 시점으로 보던 왕자는 경악했다.
왜냐하면, 꿈속의 자신의 모습이 변화했다 싶었더니,
어느새 ㅡ슬라임이 되어있었다.
꿈틀꿈틀
슬라임이 된 꿈속의 왕자는 부피를 키워가며 과자를 열심히 주워먹고 있었고,
점점 커진다.
쑥쑥 커진다.
어이 잠깐, 그만 커져
아니 잠시만...


점점 커져가는 꿈속의 왕자슬라임은 처음보았던, 과자의 산처럼 어마어마하게 비대해져가고...
제 3자 시점으로 공중에서 내려다 보는 중이였던 왕자의 시야를 가득 채우더니...
거의 압살할 것 같을 때 쯤이 되서야 왕자는 '헉!' 하며 꿈에서 깨어났다.
왕자는 한숨을 쉬었다.
안도의 한숨이였다.
꿈에서라도 자신이 그런 몬스터가 되었다는게 참으로 괴상하면서도 왠지 과자가 거북해진 느낌이 들었다.
ㅡ정정, 앞으로 3일동안 보기싫은게 아니라, 3년동안 보기싫어졌다.
과자는 이제 퉤엣이라지.


그나저나...






'내가 정말 꿈에서 깨어난거 맞나?'


왕자는 두눈을 꿈뻑했다.
눈을 떴는데도 감았다고 느껴질정도로 시야가 어두웠다.
..잠결에 전등스위치를 껐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그런 편리한 몽유병이 있다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성안에 있을적에도 한번도 그런일은 안일어났는데...?
용사가 되더니 몽유병이 패시브스킬로 덤으로 딸려온건가?
왕자는 손을 들어올리려고 해봤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잉'


손뿐일까, 왠지 두팔이 움직이지가 않았다.
자세히 느껴보니 다리쪽도 움직이지 않는다.


'뭐야, 자다가 가위라도 눌린건가?'


왕자는 고치에서 나오려는 애벌레마냥 꿈틀거렸다.
소득은 없는것 같았다.
왠지 땅이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이번엔 또 지진이야?!'


가위눌리고, 없던 몽유병이 도진 상황에서 지진이라니... 역시 자신은 아직 꿈을 꾸고 있는거구나..
하고 어떻게 꿈에서 깨어나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때, '콰당' 왕자가 지면에 떨어졌다.
왕자는 그제서야 왠지 모르게 시야가 밝아져온게 느껴졌고, 새벽바람이 왕자의 머릿곁을 스쳐지나갔다.


"이녀석, 비싸보이는걸 두르고 있더라고"
"오오, 왠지 돈냄새가 쩌는데 어이"
"빨리 털어보자고"


같은 질나쁜 무리들의 속삭임 소리가 들렸다.
왕자는 두눈을 꿈ㅡ뻑 하고 감았다 떴다.
상황파악이 안된다.
왕자는 현재, 두손과 발이 결박당한채, 차가운 돌바닥에 눕혀져있었다.


'에'


왕자는 뭐가 뭔지 몰랐다.
혹시... 여관에서 환영식이라도 열어준건가?
...같은 생뚱맞은 생각까지도 들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왕자는 이런일을 처음 당해봤고,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자각도 없었다.


"어이, 이녀석 깬것 같은데?"
"그럼 뭐해. 뺀질하고 젓가락하나도 못들게 생겼는데."
"야, 가진거 다 내놔"


'음..응.. 환영식은 아닌것 같네...'


왕자는 자신의 생각을 철회했다.
두눈을 뜨고서, 질나빠보이는 얼굴을 한 무리들을 보았다.
무리라고 해봐야 3명뿐이였지만.


"어어... 그러니까, 뭐하자는거야? 좀 불편한... 아니, 의외로 편한데..? 새로운 뒹굴거림에 좋은 소재가 되겠어..."


왕자는 도적단 3명에게 말을걸려다가, 후에 중얼거리는 식으로 말을 마쳤다.
지금 자신의 상태가 불편할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편했다.
그냥 아기처럼 웅크린 상태로 결박당해있으니... 왠지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이대로 응애응애하면 저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녀석, 뭐라는거야..."
"됐고, 빨리 털어털어"


3명중 2명이 왕자에게 다가갔다.
왕자의 품속을 뒤적거리거나,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거나 하는식으로 온몸을 실시간으로 뒤지고 있는 중이다.
'으엑 기분나빠'


낯선남자들이 자신의 몸을 뒤적거리고 있으니 이보다도 불쾌한 경험은 없으리라...
왕자의 품속을 아무리 뒤적해봐야, 과자 부스러기나, 용사의 서라는 책밖에 안나올텐데...


도적단 3명은 왕자의 생각대로 품속에서 돈이 될만한 걸 많이 얻지 못하자 짜증내는 기색을 보였다.


"이녀석, 그렇게 돈자랑을 하더니, 그걸로 끝이였나보군"
"뭐야, 그럼 얜 여관묵자고 전재산 다썼단거야?"
"등신인가"


왕자는 등신이라는 단어가 뭔지 몰랐...을리가 없지, 울컥하고 상처받은 왕자는 도적단무리,ㅡ특히 자신을 보고 등신이라고 말한 도적에게 적개심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등신보단 낫거든?! 차라리 잉여라고 해줄래"


도적단은 얼탱이가 간 표정을 지었다.
이내 비웃으며 왕자를 향해 발길질을 하더니, 거리를 약간 두어 떨어졌다.


"돈이 없어보이니 걸쳐입는거라도 가져가야지 뭐, "
"마침 방에 잘 굴러다니던 금장식들도 챙겨왔고."
"걸쳐입은거 참 때갈고와보이네"


도적단 3명은 저마다 할일을 마치더니...
경악한 표정을 지은 왕자에게로 다가갔다.




















"앳취!!"


왕자는 거의 얇은 티밖에 입지않은 상태로 길바닥에 서있었다.
오들오들 떨려온다.
걸쳐입었던 옷은 다 털리고 없고, 도적단무리는 관심이 떨어진 왕자를 내팽키쳤다.
팔다리에 묶였던 밧줄은 어찌저찌 이빨로 열심히 자근자근 깨물어 씹어서 겨우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지만... 덕분에 이가 아프고 시리다.
발도 맨발이 되어서는 차가운 돌바닥위로 횡단한다.
지금 여기가 어디지..?!
모험의 서까지 덩달아 빼앗겨버려서, 지금 자신에겐 지도라 할만한게 없었다.
여관이 어딨는지 못찾겠다.
그렇다고 걸어서 찾아가려니 춥다.
그래서 어느집에나 노크해보고 도움을 구하려 해봐도 지금 왕자의 모습을 보고는 거지보는 사람처럼 문을 매정하게 쾅 닫을 뿐이였다.
..ㅡ 순식간에 거지행.
왕자... 최대의 위기....


"용사는 진짜 개나..줘... "


따지고 보면 이 일들이 전부 자신이 용사로 지목당해 성에서 쫓겨나시피 된게 시작점 아닌가..
다시한번 이 소설의 제목..아니아니, 용사의 처음의 한마디를 중얼거려보았다. 용사가 되고서 처음 한 말이 바로 이 말이였다.
참으로 아이러니.. 엣취!
춥다... 콧물이 질끈 나오려고 한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네...


왕자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자리에서 주저하며 서있을때, 그의 등뒤로 누군가가 다가와 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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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03 01:43 | 조회 : 739 목록
작가의 말
Nf엔프

첫번째 동료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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