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모험의 첫번째:여관(1)

"용사라니..개나 줘!!"


레오왕자, 아니, 레오 용사가 울부짖었다!


알현실내부는 왕자의 그런 만행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준비에 착수하고 있는 모습들이였다.
ㅡ이미 많이 익숙하다는 듯이


'그러고보니, 못보던 얼굴들이 늘었네.. '


그런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아리송할 뿐이였다.


주위에 누군가가 움직였다.
어디선가 가져온 모험의 서를 건냈다.
표지에는 /용사전기:모험의 서/ 라고 적혀있었다.


왕자가 눈을 치껴뜨고 모험의 서를 내려다보았다.


여기저기 손떼가 타고, 외관이 생각보다 깔끔하지 않지만 그럭저럭 용사의 모험의 서 처럼 보이긴 했다.


떨리는 손으로 모험의 서를 한장 펼쳐보았다.
맨먼저 목차가 보였다.


-세계에 관해
-모험의 기본
-금화단위
-몬스터와 조우했을때
-상점을 이용할때
.
.
등등등...
목차가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책의 두께가 꽤나 되는거 보면, 목차만 5페이지는 넘을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다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제가 용사일리가ㅡ"


그래도 왕의 앞이라고, 존댓말을 사용하는 왕자를 지긋이 바라본 왕은 단칼에 확신을 박았다.


"그대, 레오왕자는 선택받은것이 맞다. 그대야 말로 마왕을 무찌를 유일한 인재라는 것이다."


'응..절대 과대평가..'


속으로 말을 삼킨 왕자는 허망하게 모험의 서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왕자, 그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것은 아쉽게도 못할 것 같다. 그대는 바로 모험길에 올라야 할 것이며, 여행자금비를 천데롯, 하사하마."


' 천데롯? '


저게 얼마만큼의 금전 가치가 있는거였더라...
금전 수업도 통째로 쨌던 결과가 여실히 들어났다.
돈도 못세는 용사라니...
코즈믹 판타지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왕자에게 천데롯이 든 주머니가 들려졌다.
묵직하고 주머니 사이로 보이는 안쪽엔
금화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왕자의 눈에 빛을 반사시켰다.


주머니속에서 금화한개를 꺼내어 들어본다.
앞면에는 이 나라의 국기가 새겨져 있었고, 뒷면엔ㅡ 역시나 일까... 왕인 루먼 레옹포트 빌 자란카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었다.


"자, 그대의 모험길에 행운의 여신이 축복해주길 빌겠다."


왕의 지대하고 웅장한 용사식을 마치고, 용사는 알현실에서 내쫓기듯, 문앞에 서있게 되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무릎을 땅에 박는다.


"...!!!"


"씁.. 괜히 무릎으로 앉아서.. 아프네 진짜"


왕자가 볼멘소리를 내며 무릎을 분질렀다.


...아무튼, 무릎에 고통으로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왕자는 용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돈도 못세는데 용사라니... 마왕도 어이털려서 탈주하겠네'
정작 탈주하고 싶은건 왕자 본인이였다.
그간 꿀을 빨았던게 싹 정산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져서 몸을 떨 수 밖에 없었다.


'바닥 차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왕자가 늘 가던 초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언제나 이 초원에 오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 초원을 가장 좋아한다.
바람도 상쾌하고, 독서의 취미가 없던 왕자에게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했다.


왕자는 조심히 모험의 서의 페이지를 넘겼다.
먼저, 첫장에 큼직하게 굵은 글씨로 <세계에 관하여> 라고 적혀있다.
왕자는 그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1.본 세계에는 마법의 은혜와 신의 가호가 공존하며, 몬스터라는 저주를 받고있다.
2.몬스터는 때때로 민간을 습격하며 피해를 낳고, 증오를 낳아, 세계를 어둠으로 좀식시키려는 악의 무리 들이다.
근절이 시급한 존재들이다.
3.마법의 은혜와 신의 가호가 이를 해낼수 있다.
4.마법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크게 불,물,흙,바람,빛 등으로 나뉘어있고, 개개인의 실력차이로 인해 마법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
.
(중략)


9.신의 가호는 '축복'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치유와 해독,소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0.신의 가호의 속성은 빛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그외의 속성도 가능하나, 위력은 반감된다.
.
.
.
(중략)
17.세계에는 여러 나라들이 존재하는데, 인간의 국가는 적긴하지만 무시할 수 없을정도의 위업과 명성이 있다.
18.인간들의 나라중. 가장 번성한 나라는 '빌'이라는 나라로, 초 강대국에 군사력으로는 어지간한 종족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다.
19.빌 나라 내에서도 세력이 존재한다.
맨먼저, 왕국을 장악하고 있는 가장 세력이 큰 레옹포트가, 그 아래에서 레옹포트가를 보좌하는 ...


왕자는 거기까지 읽고 아예 <세계에 관하여>장은 넘겨버렸다.
그 다음 큼지막한 글씨가 또다시 왕자를 반겼다.
<모험의 기본>
왕자가 가장 알고싶기도 했던 목록이였다.


'독서가 이렇게 힘들었나...'


벌써 몇장만 읽었는데도 진이 다 빠졌다.
공부엔 취미가 없었던 레옹왕자였으니, 독서에도 취미가 없었던 것이리라...


서두는 그쯤하고, 왕자는 페이지를 넘겼다.










이 책은 모험을 꿈꾸는 모험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 : (얼룩이 져서 읽을 수 없다.)
모험은 때때로 위험한 상황과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하는 위험천만한 행위이지만, 그만큼의 보상과 명성을 얻을수 있는 좋은 행위이기도 하다.


모험을 하려면 우선, 여관에 가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관을 임시거처로 삼고, 여관근처에 있는 곳부터 서서히 뿌리를 내려야 한다.
몬스터 사냥도 이에 해당.






왕자는 거기까지 읽고 생각했다.
다른 글자들은 이게 그림인지 글자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대충 흘겨 보았지만, 모험을 하려면 여관부터 가라는 글자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여관!
여관이라는데에 가면, 편하게 뒹굴댕굴 잉여롭게 보낼 수 있는거 아냐?
용사라는 직업은 때려치우고 여관주인이나 되어볼까ㅡ
하는 생각이 용사의 모험길 첫번째를 여관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아직 모르는게 많긴했지만, 뭐 그런건 차차 알아가면 되지!!


여관으로 향하는길에 왠지모르게 주위로부터 눈길을 끈것 같지만 왕자는 그 이유가 뭔지 알수는 없었다.
화려한 망토를 펄럭이고 금으로 치장된 악세서리라 부를것들을 두르고서, 왕자는 여관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용사의 기념적인 첫 모험길이다.
그 장대한 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여관에 들어오자마다 여관안에 사람들의 눈길또한 확 끌어버렸지만 왕자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할 뿐이였다.


왕자는 성큼, 카운터로 향했다.
점원이 그런 왕자의 모습을 보고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다.
왕자가 치장한 그 모습에 혹시 높으신분인가? 하고 긴장한 듯 했다.


왕자는 최대한 웃으며 주머니를 꺼내, 카운터위에 올려두더니ㅡ


"여관을 사겠습니다."


점원은 뒤통수를 한대 후려맞은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왕자가 건넨 금액도 무지막지했지만, 왕자의 발언이 더 무지막지했다.
점원말고도, 여관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가 왕자하나를 바라보았다.
'머리가 돈건가?'
일동이 그렇게 생각하고있었다.


도대체 여관을 사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건지..
여관안에 사람들은 실현될 확률이 낮다는걸 머리가 알고 있어도, 청년이 점원에게 건네준 액수를 확인하자, 어쩌면... 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 액수라면 커다란저택 한채는 어뜬히 짓고도 돈이 남아서 그 저택안을 금으로 치장하고도 조금 남을 금액이였다.
하물며, 저택보다 작고 음지에 있는 여관이야, 거뜬히 사고도 남을 듯 했다.


하지만 여관내에 사람들은 그걸 달게 받아드리지 못했다.
저 청년이 여관을 산다면, 당연히 여관에서 묵고있던 모든 모험가들이 방을 비워야 할 것이며, 갈곳을 잃은 모험가들은 결과, 노숙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주위에 숙박시설은 몇킬로미터 내에 이 여관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이곳까지 온 사람들은, 다시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다른 여관으로 갈 힘이 남아있지 않기때문에...
곤란하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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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02 20:18 | 조회 : 83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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