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New St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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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설정은 되어있어. 형이 베이스로 판타지를 골랐으니까 판타지 장르에서 나올법한 요소들만 설정 할 수 있게 쉽게 맞춤이 되어있다는 말이지. 여기서 장르를 하나 더 추가하면 선택 범위도 그에 따라서 또 바뀔테지. 장르는 최대 3개까지 고를 수 있어. 형은 뭐 더 추가 할래?"

R은 나한테 멱살을 잡힌 후로 얌전히 차근차근 설명 해주고 있었다. 이 녀석의 말에 따르면 설정 창은 내가 '설정' 이라고 말하면 내 앞에 툭 튀어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설정을 다 맞춘 후 막상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단 한번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문제는...판타지와 어울리만한 장르가 뭐가 있느냐다. 로맨스? 아니다. 기껏 새로운 시작인데 사랑 같은 문제로 시간을 보내기엔 너무 내 시간이 아깝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럼...남은 건 하나지.

"액션 고를게."

"오호~그게 끝? 최대 3개라고 했잖아."

"3개는 너무 부담스럽고, 그냥 2개만 할래."

"흐응~특별히 형은 오천만원만 주면 다 해준다고 했었는데...욕심이 없네? 탐욕스러운 인간이 훨씬 흥미롭던데~"

"아 그러셔~?"

"ㅋㅋ슬슬 설정 해도 될 거 같은데 형?"

"...설정."

띠링!

정말로 이 녀석 말대로 '설정' 이라고 말하자 푸른 색 창이 내 앞에 나타났다.

"홀로그램 같아..."

"어우 피곤해. 빨리 빨리 맞춰버려 형."

"이제 집중해야되니까 조용히 있어."

판타지 안에는 많은 소재가 담겨있다. 무슨 배경으로 맞춰야될까? 게임 속의 플레이어? 마법을 쓰는 제국? 천족과 마족? 아니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바탕을 이용해볼까? 초능력자가 있는 현재 사회도 재밌을 거 같네. 흡혈귀나 늑대인간도 있고...그치만 액션도 추가라면...역시 나는 초능력이 재밌는 거 같네. 난 그냥 먼치킨으로 만들어버릴까나.

확실히 내가 선택해야될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1 부터 10까지 내가 다 할 수 있었으면 미래를 대충 예상 할 수 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여기 하늘은 변하지 않나 보다. 여전히 쨍한 다홍빛의 하늘은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R이 잠시 잠을 청한 사이 나는 차근차근 옵션들을 보고 신중하게 내 '세계'를 맞춰갔다.

그렇게 한 참의 시간이 흐르고, R이 하품을 하며 일어났다.

"으으-얼마나 지난 거야...", R은 반쯤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타이밍 끝내주네. 나 다 했다 자식아. 어우 뭐가 이렇게 힘드냐."

"오~어디 한번 확인해볼까?", R은 부스스한 자신의 곱슬머리를 다듬어주며 설정 창을 읽기 시작했다. 하나 하나 읽으면서 R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띄고 있었다.

"형...무슨 혼종을 만들어 놓은 거야...일단 요약을 해보자면, 배경은 살짝 중세시대 느낌에다가...'선택' 받은 자들만 태어날 때 초능력을 얻게 되지만 발현은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 나서...그 '선택'을 받을 확률은...0.95퍼센트에...그렇다고 초능력을 쥐닌 사람들이 다 먼치킨은 아니다...쓸데없는 초능력일수도 있고...운이 좋으면 쓸모있는 초능력을 받을 수도...이야 서열싸움이 또 나타나나요? 근데 형은 먼치킨이네? 와 나빴다."

"이왕 할 거면 버프 좀 세게 먹고 가야되지 않겠냐."

"뭐 좋은 생각이야. 형이 제일 강하면 죽을 확률이 조금 떨어지게 되니까. 어쨌든 이어가서, 약한 자는 단 하나의 초능력만 쥐게 되지만, 운이 좋은 녀석들은 최대 3개까지 쥐니게 된다라...그럼 형은 최대 몇?"

"이왕이면 나한테 제한을 없게 만들고 싶었지만...프로그램이 그건 안 된다고 하더라고. 5은 입력 되더라고?"

"5가지도 너무 센데요 형; 아쉬운 표정 짓지마. 근데 형이 무슨 능력을 가지게 될지 못 고르는 거 알지?"

"응. 알면 재미없긴 하지."

"그래 뭐 다른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 요약은 이쯤에서 끝내지. 그럼 들어가기 앞서 마지막으로 결정 해야될게 있는데...다시 태어날래 아니면 이 모습 그대로 들어갈래? 나는 다시 태어나는 거를 추천할게. 수명이 다 해도 죽게 되니까 이왕이면 다시 태어나서 좀 더 잘생겨지고 수명도 늘려~"

"...그래. 조용한 마을에서 태어나서 성인이 되면 날뛰기 시작하지 뭐. 그래 좀 이국적인 외모로 바꿔주고...또 이왕이면 따뜻한 부모님 아래서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귀여운 아들로 태어났으면 좋겠고...또-"

"알겠어 알겠어. 다 해줄테니까 얼른 가자. 여기에서 나갈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옆으로 비켜봐, 포털 좀 열게."

내가 옆으로 나오자마자 설정 창이 R의 손 안으로 흡수 되기 시작하였다. 흡수가 끝난 후 R은 이상한 언어로 무슨 말을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초 후에 우리들 앞에는 거대한 다홍빛을 뿜어내는 홀이 생겼다.

"자! 들어가자.", R은 씨익 웃으며 걸어갔다.

그 홀은 마치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R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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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6-30 10:52 | 조회 : 1,01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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