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Hunt(사냥)






러시아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밝아오고, 그런 눈부신 햇살이 창너머로 얼굴에 박듯이 쬐오자 그녀는 결국 눈을 뜨곤 손등으로 얼굴을 가리며, 마른 세수를 하고는 부스스 일어나였다.


"우음...... 벌써 아침이야? 꽤나 쌀쌀하네....."


자신의 고향인 독일에서 가져온 옷이라곤 여름 옷이었지만, 러시아는 초가을 날씨였기에 방 안에는 찬공기가 떠다니며 피부에 닿는게 느껴졌다. 그런 차가움을 느끼는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워 폭신한 이불을 덮고 잠에들까 고민하였지만, 이미 정신이 맑아졌기 때문에 잠을 포기하고 일어나다 발부분에 걸리는게 느껴졌다.


".....으음..? 뭐지? 폭신폭신한데다.. 부드럽고...따뜻하게 느껴지는건... 키라구나.."


아직 침대 있는 발로 이불 속에 있는 무언가의 존재를 더듬어가며 추려내다 이내 그 존재가 자신의 사랑스러운 반려묘인걸 안 주인은 발로 몸을 조금 쓰다듬어주곤 아직 달콤한 꿈에 빠져있는 반려묘를 깨우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발을 빼고 방을 나왔다.





그렇게 간단한 샤워를 하고 자신이 가져온 타올로 몸을 닦으며 배낭 안에서 자신의 여름 옷을 꺼내 갈아입었다. 아직 추운게 느껴지는 듯 양 팔뚝을 손으로 쓸며 방을 나오자, 익숙한 냄새와 동시에 맛있는 냄새가 코에 깊게 스며들어가는게 느껴졌다.


"...Доброе утро. (좋은 아침.) 아저씨-... 이 집에만 오면 개냄새가 너무 심하단 말이지?"


"오..! Доброе утро! (좋은 아침!) 그야 개냄새가 날수 밖에 없지-... 왜냐면 '개'들밖에 없으니까!"


아침부터 러시아어로 서로 아침인사를 나누고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농담을 하자 그도 웃으며 맞받아치곤 같이 웃으며 간단히 삶은 오리알과 절인 햄이 올려진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나저나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낼 생각이야? 휴가라 해도 뭐.. 할게 없을텐데?"


"그러게 말야-.... 뭐 할일이라든거 있어? 의뢰같은거 빼고...."


아침을 간단하게 때운 둘은 소파에 한명씩 앉아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가 이내 할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그녀는 아직 모르겠다는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오랜만에 사냥이라도 다녀와-... 그런건 잘했잖아?"


그렇게 말하고 피로에 침대에 몸을 맡기고 싶은 그는 빠르게 설거지를 하고 자신이 기르는 반려견들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사냥이라... 한번 가고 싶기는 한데... 이 시기면 잡아봤자 토끼나 커봐야 사슴정도일텐데..."


소파에 앉아 벽난로에 나무가 타는 소리를 내며 생명을 이어가는 불을 보다가 중얼거렸다. 이내 아직은 조금 더 휴식을 취하고 싶은듯, 기지개를 크게 쭈욱 피곤 옆으로 털썩 누웠다.


"몰라아.....오랜만에 한번 구경하고.. 그러면 사냥은 나중에 하겠지...."


긴 머리를 풀어헤치면서 중얼거리곤, 소파 아래로 자신의 머리칼을 늘어뜨려보자 바닥에 조금 더 닿고도 남을 길이였다. 그때 제 힘을 발휘하는 햇빛이 더욱더 반짝이면서 집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런 햇빛을 받은 짙게 푸른 머리칼은 바다의 표면보다 더 빛났으며, 또한 머리카락 한올 한올마다 달콤하고도 부드러운, 누구에게나 호감을 살수 있는 향이 났다.





"먀아아~....그르릉....."


홀로 머리칼에 반사된 햇빛을 보는 사이, 이제 막 잠에서 깬 고양이 키라는 붓기가 빠지지 않는 얼굴로 계단을 내려오다 주인이 소파 위에 누워있는걸 발견하곤 제대로 떠지지 않은 눈으로 울며 머리칼을 만지고 있는 주인의 손에 얼굴을 아예 묻듯이 기대곤 골골송을 불렀다.


"잘 잤어-...? 으이구.. 예쁜 얼굴 퉁퉁 부었네..."


멍하니 있다가 보드라운 촉감과 동시에 조금은 따끔따끔한 짧은 수염이 느껴지자 바로 알아차린듯 반겨주며 올라오게 하고는 반려묘의 귀엽게 부은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곤 볼을 만지작거렸다.


"애오웅....꾸르륵...골골...."


주인의 마음을 아는듯 모르는듯 그저 자신은 자신을 쓰다듬는 손길에 마음껏 부빗이면서 골골송을 부르며 핑크색 젤리 발바닥에 초코 방울이 박혀있는 앞발로 주인의 손을 잡으며 더 쓰다듬어달라는듯,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그런 귀여운 행동을 보는 주인인 그녀는 작게 미소지으면서 자신의 반려묘가 원하는걸 잔뜩 해주었다. 특히나 반려묘가 긁어주면 좋아하는 부분도 포함해서 말이다.





모두가 잠에 깊게 빠지고 있던 중, 조금 늦은 점심이 오자 먼저 부스스한 털을 정리하며 나오는 그는 간단하게 먹을 간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저게... 저 녀석이 근처까지 올줄이야...당장 딜리에게 알려야 할것 같은데...."


부엌에서 간식을 만들다가 창 밖으로 나는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들어 보다가 멈칫하곤 수풀 속으로 사라진 존재를 보았다. 그리곤 그녀를 깨우려 가려 하지만 아직 편히 쉬게 해주고 싶었기에, 일단 자신이 사냥하러 갈때 쓰는 라이플과 무언가 담긴 물통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잠시후, 수풀로부터 주변을 조사하며 자신이 보았던 존재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중 나무에 피같은 비릿한 냄새가 나더니 이내 자신의 코를 막을 정도로 역겨운 것 검은 피가 냄새를 내었다.


"....여기 근처군.... 젠장... 딜리가 왔었더라면 금방 끝났는데....."


일반사람들 보다 더 예민한 후각으로 위치를 파악하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냄새가 더 짙어지는 곳으로 가자, 그곳엔 아주 끔찍한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슴보다도 조금 크고 여러 개 달린 팔과, 흉악한 얼굴들 몇개가 붙어있는 부정한 존재가 굴토끼를 아주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Боже ты мой... (이런 세상에...) 내 수백년간 봐왔지만.. 저렇게 역겨운 놈은 처음이군..."


미간이 찌푸려지며 수풀과 나무사이에 숨어 지켜보면서 러시아어로 중얼거리곤 자신의 라이플에 일반적인 화약탄이 아닌, 은탄을 채워넣었다. 그리곤 여느때 처럼, 특별한 타깃을 겨누고는 수많은 머리들중 하날 노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탕---!'


".....끼에에에에엑!!!!!! 꺄아아아아아!!!"


정확하게 머리에 맞자마자 엄청난 고통과 함께 자신의 몸이 소멸되는걸 느끼는 부정한 존재는 뜯어먹던 굴토끼를 땅에 내리치면서 나머지 흉악한 얼굴들이 소름끼치는 소릴 지르며 총을 맞은 방향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부정한 존재에게 은탄을 몇번 더 날리자, 부정한 존재는 달려드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이내 완전히 소멸하였다. 그러는 모습을 본 그는 담담히 소멸한 곳을 지나쳐 부정한 것이 던진 굴토끼를 보았다.


"불쌍한 녀석... 하필 잡아먹힌 놈이 그 놈들이었다니... 성수를 가져와서 망정이지...하마터면......"


억울하게 잡혀 희생의 먹이가 된 굴토끼는 내장이 거의 없어졌고, 그 다음엔 머리, 마지막으로 살점과 가죽순으로 먹힌걸 알수 있었다. 그는 잔혹하게 먹힌 굴토끼를 보며 안타까워 하면서 물통을 들어 굴토끼에게 내용물을 조금 붓자, 뜯어먹힌 부위가 역겨운 냄새를 내며 타들어가는게 보였다.


굴토끼의 영혼을 위로하고 땅에 묻어준 다음엔, 다시 길을 돌아오면서 부정한 존재가 묻혔던 검은 피들을 성수를 부어 없애면서 다시 그녀가 있는 그의 안식처로 돌아갔다.





"....무슨 일 있었어 아저씨? 총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리던데.. 혹여 곰이라도 이 근처에 왔었어?"


잠들어있던 그녀는 총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며 무슨 일이 생김을 직감하며 나가려 하다가, 어련히 잘 처리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다 마침 그가 오자마자 고갤 들어 반기곤 이내 질문을 던졌다.


"으음? 어...그게... 그 놈들이 또 말썽을 부려서 말이야. 이번엔 머리 여럿에다 팔도 많이 달린 놈이었는데 간단하게 없앴어-...."


오자마자 갑작스런 질문을 받은 그는 조금은 당황하다 사실을 숨길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사실을 말하면서 라이플과 물통을 정리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밤이 되자 그녀는 그녀의 반려묘와 함께 먼저 자러 침실에 들어간걸 확인한 그는 몰래 나와 자신의 집에서 약 4피트 정도 떨어트린 거리에서 그녀가 비상시에 사용하라고 준 소금을 원으로 거릴 유지하면서 뿌렸다.


"이정도로 쳐 놓으면.. 우리 아내빼고는 들어올수 있겠지..."


그는 중얼거리며 하늘에 높게 걸려있는 상현달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가 문을 굳게 잠갔다. 다른 존재부터 소중한 것과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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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9 23:45 | 조회 : 403 목록
작가의 말
예아-☆

언제 8화를 올릴까요...어서 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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