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Begegnung(만남)






러시아를 향해 계속 날아가다 그녀는 저 멀리서 구름들을 보았다. 간간히 적운들은 보이지만 그녀의 목적지에 가는 길은 검은 적란운 하나가 속에 번개를 품으며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으음.... 몸 젖기는 싫은데... 그래도 저쪽으로 지나가야 빨리 도착해야하고...그래도 빨리 가서 쉬는게 더 낫겠지..?"


'...슈우웅----!!!'


잠시 정지를 하곤 몇초간에 고민을 하다 결국 직면으로 뚫고 가려는듯 날개를 가장 크게 펴곤 몸을 앞으로 나아가면서 날갯짓을 크게 하자 마치 제트기가 지나가는 소리가 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적란운을 향해 들어갔다.


이내 적란운 속으로 들어가자 궂고도 아플것 같은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며 지나가고 있을때에도 순간순간 아슬아슬하게 번개가 곁을 스치게 내려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겁을 먹지 않고 되려 앞으로 빠르게 날아가며 구름 속을 뚫어가고 있었다.





몇 십분뒤 구름의 중심 부분을 지나게 되자 순간 빛이 번쩍하며 빛나더니 이내 몇 초뒤 마치 하늘을 뒤흔들것 같은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흠칫 놀랐지만 이내 천둥 소리가 가신걸 확인하고는 앞을 나아가려 하자, 또 다시 한번 멈칫하였다. 이번엔 천둥소리가 아닌, 빛이 빛난 사이에 검은 구름속 무언가가 보였기 때문이었기에, 상당히 경계하며 주변을 살피었다.


"...Verdammt...!(젠장...!) 왜 눈치채지 못했지..? 인간들 속에 숨어산게 과오였어... 덫에 걸려들다니..."


낮게 독일어로 중얼거리며 질책하다가 일단 도망쳐야한다는 생각이 들며 어떻게든 도망칠 통로를 찾다가 문득 맞선 후 얘기를 통해 나오자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키라! 오늘은 케이지에다 토좀 해도 뭐라 안해. 알겠지? 일단은 살아서 가야하니까-.."


"..우으응~....먀아-...."


단단히 각오를 다진듯 키라에게만 들릴정도만 소리치며 이내 빛이 번쩍 나고 천둥 소리가 들릴 때마다 주변을 살피었다. 그러는 사이에 키라는 조금 겁을 먹은듯 작게 울며 얼른 이 어두운 구름속 주인보다 더 세고 무서운 존재에게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자아...어서 모습을 들어주시죠! 우리 둘다 손해보기는 싫어하실 텐데요?"


간간히 보이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크게 소리치며 정중하게 말하자, 이내 번개가 내리치는것이 잠잠해지더니 자신의 등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서늘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받은듯 홱 뒤돌며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 세상에.... 와이번인데... 크기가...."


자신을 멈추게 만들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만든 존재를 확인하자 그녀는 매우 놀라보였다. 아주 짙디 짙은 회색의 비늘과 아주 길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휘두르면 채찍이 될수 있을 정도인 꼬리, 살짝만 스쳐도 깊은 상처를 입을수 있을것 같은 연회색 발톱, 리고 적회색의 갈기가 바람에 날렸으며, 무엇보다 그녀의 눈에 띈것은 자신의 가지고 있는 날개보다 큰 날개가 활짝 펴져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또한 날렵해 보이는 인상과 그의 얼굴 중 가장 기억에 남을것 같은 금색의 눈동자가 그녀를 보고 있었으며 자신의 덩치보다 두배가량 큰 크기를 보여 주었다.


"....긴 말않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전 러시아로 가고 있는 중이니...이번 한번은 자비를..."


그녀는 어차피 싸우면 불리할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대화로 풀면서 사과하며 나가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용족들이 얼마나 잔혹한 면이 있는지 알고 있었으니 이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그 아이지? '데어스위(Der Schnee)'녀석들말이야. .....그중에 네 아버지의 눈은 빼닮았지만.. 덩치하고 색은 아닌가보군 그래?"


"......예. 그런 소리 자주 듣습니다. 이제 그만... 가봐도 되는지요...?"


그 와이번은 당신을 자세히 보더니 마치 벌레 보듯이 말하며 아버지와 비교하자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에겐 '아버지'란 놈은 정말로 아버지가 아닌데다 역겨운 존재였으니 말이다.


"좋아. 특별히 한번 봐주지. 다음에도 이 구름에 들어오게 된다면... 널 잡아먹어도 아무런 소리는 못하겠지?"


와이번은 특별히 봐준다는듯이 보곤 말하면서 한번 슥 훑어보고는 사냥을 하러 구름속으로 다시 사라졌다. 그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굴욕과 치욕스러움을 느끼며 서둘러 다시 러시아로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러시아의 어느 외각부분에 도착한 그녀는 편지 뒷면에 써준 약도를 보려 어느 한 숲에 착륙하고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며 먼저 가장 힘들었을 반려묘의 케이지를 풀어 물도 먹일 겸 잠시 쉬게 해주고는 자신은 가져온 가방을 열어 뒤적였다.


"어디보자..... 이 주변에 있는것 같은데? 바위도 맞는것 같고....."


자신도 피곤했을터인데 먼저 자신의 반려묘를 챙겨주며 약도를 잠시 보곤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출발은 밤에 했지만 하늘에서 꽤나 시간을 소요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약도에서 보여주는 위치에 놓여져 있는 바위나 이런 것들이 얼추 잘 보였다.


"그러면 어디.. 아저씨네 집이나 찾으러 가볼까?"


약도를 든 채로 다시 드래곤으로 변해 키라와 함께 낮게 날아 집을 찾기 시작하였다.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은 헤맸지만, 이내 빨리 집을 찾아 마당이라고 볼수 있겠는 현관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착륙을 하였다.


"으음... 시내에 갔나? 아무도 없는것 같은데....?"


불이 밝혀져 있지 않는 집을 보며 갸웃이곤 짐을 끌어 문을 쉽게 따고 열어 들어가보자, 자신이 어릴적 기억하는 곳이 고스란히 옮겨진 것처럼 여전히 그대로였다. 넓은 거실 중 벽난로가 한 벽을 차지하고 그 벽난로를 기준으로 가운데엔 러그가 깔려 있으며, 소파가 양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전히 그대로이네... 하긴.. 사냥하는거랑 청소하는것 빼고는 모든걸 귀찮아했으니까-....."


작게 웃곤 일단 키라를 소파에 눕혀 쉬어주게 하곤 벽난로로 가 불을 조금 붙며 몸을 녹였다. 아무래도 비를 홀딱 맞아 젖어있는 데다 의외로 여름인데도 초가을 날씨였기 때문이었다.


"...피곤한데....조금 쉬면....봐주겠지?"


따스한 벽난로의 온기가 느껴지자 꾸벅꾸벅 졸다가 중얼거리며 맞은편 소파에 눕고는 깊게 잠들기 시작하였다.





'끼이익-.......'


"...음? 분명 문을 잠궜는데.....왜 열려있지?"


몇시간 뒤 창살에 저 멀리서 비춰오는 햇빛이 들어올때에 누군가가 집에 들어온듯 말소리와 함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먼저 잠에서 깬 고양이 키라는 일어나 발걸음이 들리는 곳으로 비몽사몽 걸어갔다.


"훙냐아.....? 우웅....."


"..어라? 이 고양이.. 우리 딜리가 키우는 녀석 아녀?"


누군지 모르는 이의 등 뒤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신듯 눈을 찡그리다 문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으로 낯설어보이는 이의 냄새를 맡았다. 바깥의 있었는듯 여러 야생풀과 사냥을 한듯 비릿한 피냄새가 느껴졌고, 무엇보다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개냄새가 나자 바로 알아챈듯 다가가 몸을 비비며 반기곤 야옹거렸다.


"...우음....무슨...이-.... 아저씨 왔어?"


"....!! 우리 딜리딜리 블루베리잖아! 언제 왔었어?! 답장이라도 보내주지! 그럼 물고기말고 큰거 사냥해왔을텐데!"


반려묘가 우는 소리를 듣고 부스스 일어나 보다가 실루엣을 보고 태연하게 말하자, 당신을 발견하고 활짝 웃으며 말장난을 걸어오면서 반겨주었다.


"...진짜...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중간에 재수가 없어서 비맞았어. 그래서 몸 말리고 녹일겸.. 나무 좀 썼다?"


"그래? 그럼 마음껏 써~... 그나저나 언제 온겨? 여기까지 올려면 몇달은 걸릴텐데?"


그녀는 그가 자신의 머리가 파랗다는걸 가끔씩 부르는 말장난을 듣자 뚱하게 보지만, 이내 오랜만에 자신을 거둬준 그의 얼굴을 보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거의 1000년전 겨울, 스스로 고아가 되고 절망에 빠진 자신을 은색 털과 은은한 연갈색눈을 가진 웨어울프가 사냥하다가 거둬들인것을 그녀는 선명하게 기억하면서 말이다.


그는 그것도 모르는듯 옷을 잘 입은 웨어울프에서 중년의 모습인 인간으로 돌아오자, 중간중간 회색이 섞인 은발과, 세월을 맞았지만 눈가에 조금 주름이 있을뿐 새하얀 피부와 깊은 속눈썹, 짙은 윗눈썹을 가진데다 연갈색 눈까지. 그의 미모는 여전하였다.


"....나 여기서 몇 주만 휴가 지내고 가도 되지? 요세 피곤한 일을 해서 말야..."


"푹 쉬다 가! 오히려 난 좋지-... 같이 사냥도 하고, 우리 녀석들도 좋아할걸?"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먼저 조심스럽게 휴가를 여기서 지내도 되냐는듯 묻자 흔쾌히 허락하며 턱짓으로 자신이 기르는 대형견 둘을 가르켰다.


"...맥스, 루시-... 우리 키라 괴롭히지 말고 이리와-"


자신의 고양이와 노는 걸 보곤 이름을 부르며 오라는듯 말하자, 둘은 바로 알아들은 듯 보자 반가운 얼굴에 달려가 꼬리 모터를 돌리며 얼굴을 서로 핥겠다고 마구 들이대며 핥아대면서 상봉의 시간을 가지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자 계단을 오르곤 마치 자신의 고향에 온듯 익숙하게 옛날에 자신이 쓰던 방에 들어가 침대에 털썩 누웠다.


"...오늘 하루는 정말... 다사다난했어..."


작게 중얼거리면서 같이 온 키라를 끌어안곤 이불을 덮으며 곤히 잠들었다. 내일은 본격적으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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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0 23:20 | 조회 : 505 목록
작가의 말
예아-☆

오늘도 즐겁게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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