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화:Ruben(휴식)

".....어서 날이 밝기 전에 가야지... 안그럼 들키게 생겼어..."


상처를 입은 그녀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보지만 악한 존재들과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어서 그런지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마다 조바심을 내며 빨리 걸으면서 속도를 내고 다시 느리게 걷기를 반복했다.





"...드디어 다 왔네.....빨리 가서 쉬고.. 키라 밥도 주고.. 자야지.."


자신의 안식처인 오두막의 생각을 하면서 자신이 나갔던 문으로 들어가 자신의 의지를 다진 말을 했던 곳을 다시 지나쳐오며 광장으로 들어선다.


아직까진 밤이라고 해도 가까운 새벽 시간대여서 그런지, 광장에는 사람은 물론일뿐더러, 동물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아주 조용해. 내가 나갈때랑 같이... 이런 평화적인 고요함이 널리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북적거리지 않는 광장을 잠시 보고는 나팔을 부는 아기천사와 그 사이에 성모가 있는 석상이 있는 분수를 보곤 홀로 맛볼 수 있는 고요함을 즐기다 상처가 다시 쓰라리기 시작한듯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오두막으로 가기 시작한다.





"하아아....드디어 다 왔다... 수녀복 빨리 벗어둬야지....저번처럼 물들라..."


몇분 뒤 자신의 오두막에 도착하자 곧 쉴수 있을거란 생각에 긴장이 풀어지며 입구의 얼마 없는 계단을 올라 문 앞에 선다.


".....Ruhe deinen müden körper aus. (지친 육신을 쉬게 하소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문에 마법 같은걸 걸어놓았던듯, 손잡이를 잡으면서 조용하고도 낮게 독일어로 중얼거리며 문걸이에 어떤 문양을 그리듯 손가락으로 그려보자 마치 복잡하게 만든 잠금장치가 작게 작동하는 소리가 들리곤 이내 조금 잠잠해지자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애오웅~?...."


"다녀왔어-... 얼른 밥 줄테니까 기다려?"


주인이 왔냐는듯 복실복실하고 검은 털을 가진 메인쿤 고양이 '키라'가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가 그녀가 쓰고 있는 로브 안쪽부터 들어가 한바퀴 돌며 머리부터 천천히 발목 쪽에 부빗이곤 이내 자신의 단골자리인 벽난로 앞 러그 위에 엎드려 먹물 식빵을 구우며 기다릴 동안 그녀는 먼저 쓰고 있었던 로브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고, 길을 밝혀주던 램프를 소등해놓아 탁자에 준다. 그리곤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기 전에 먼저 반려묘의 먹이를 챙겨준다.


"....나중에 고기랑 우유도 사러 가야겠어. 다 떨어져 가네..."


오랜 시간동안 보관할수 있는 창고로 내려가 고기와 우유를 가지고 오면서 말하곤 고기를 자신의 반려묘가 먹기에 좋은 크기로 썰어 그릇에 주곤 우유를 다른 그릇에도 반쯤 따라 준다.





곧이어 욕조에 물을 받아두곤 그 욕조 속에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성수를 스무 방울을 넣어 섞어 넣고는 옆에 있던 나무 대야에는 순수한 성수를 몽땅 넣었다.


"...다음번엔 성수를 더 많이 달라고 해야겠어..."


그녀는 성수가 조금 들은 유리병을 보곤 말하며 입고있던 수녀복을 벗어 성수만 든 나무 대야에 넣어 푹 담그자, 조금은 역한 냄새와 함께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공깃방울이 서서히 올라오며 녹아버린 검은 피가 섞이는 듯 성수의 색깔이 조금씩 변하는것을 확인하였다.





이내 그녀는 길게 땋았던 머릴 풀어 욕조에 들어가 몸을 거의 턱에 닿을 정도로 성수를 섞은 물에 담그자 상처가 난 부분에 성수가 반응하는듯 조금 화상이 생기자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며 참는다.


"으읏... 맨날 하는건데도 익숙하지 않단말이지..."


화상이 생기는걸 보며 참아내며 몸에 묻은 검은 피와 혹여나 상처부분에 닿았을지 모르는 부정한 것을 완벽히 없애려 몇분간 오래 있었다.





몇분뒤 욕조에서 나와 간단하게 샤워를 하곤 수녀복을 손수 빨아 빨랫줄에 달아 말리게 밖에 내어놓곤 타올로 머리와 몸을 말리며 욕실로 나온다. 그러자 키라는 다 씻었냐는듯 그루밍을 하다가 보곤 벌떡 일어나 다리 밑으로 느릿이 지나가면서 머릴 부빗이고는 그릉거리다 그녀의 침실로 먼저 들어갔다.


"...그러면... 슬슬 상처나 치료해볼까..."


그녀는 식탁위에 남겨놓았던 남은 우유를 마시며 치진 몸을 이끌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왔다. 그러곤 이내 책상 밑에서 구급함을 꺼내곤 자신이 항상 사용하던 소독약과 붕대, 그리고 거즈와 상처를 꿰멜 실과 바늘을 꺼내 놓았다.


"난 이 시간이 정말로 싫어...그렇다고 덧나는건 더더욱 싫고..."


한숨을 쉬곤 중얼거리며 먼저 그나마 자잘한 상처들을 하나씩 다 소독하고는 거즈를 덧대 조심스럽게 붕대를 감아 깔끔하게 처리해놓다 마지막, 대망의 꿰멜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쓰으읍......침착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끝내는거야..."


잠시 숨을 고르며 바늘귀에 실을 넣고는 이내 눈을 금방 질끈 감았다 뜨며 드디어 상처에 한 바늘, 한 바늘씩 꿰메내었다. 그녀는 마취없이 자신의 살갗에 바늘을 찔러넣고는 실을 통과하는 그 느낌과 아픔, 그리고 살을 당겨야하는 고통에 입술을 잘근 깨물지만 꾹 참아내면서 무려 일곱 바늘을 꿰메놓고는 매듭을 마무리 지어놓으면서 조금 숨을 참곤 거즈를 대고 빠르게 붕대를 꼼꼼히 감아내었다.


"...와아~..... 드디어 다 끝났어... 이제 옷만 입고.. 일지 쓰고 빨리 자야지...."


진료를 마친 어린아이처럼 안도하고는 이내 일어나 속옷을 입고 헐렁한 원피스로 보일것 같은 파자마를 입곤 책장에 책을 하나 빼곤 피자, 그 책의 내용엔 여태 자신이 잡았던 악령과 부정한 존재들, 그리고 악마들의 대한 설명과 그림이 적혀져 있는 일지였다.


"...오늘이... 여름... 벌써 내 나이가 1500살이 넘다니.... 뭐. 젊은 편에 속하겠지만-..."


차례대로 일지를 넘겨 빈 페이지에 쓰다가 문득 자신의 나이를 체감하며 여태 살았던 인생에 대해 돌아보려 하지만 이내 안좋은 기억이 날것 같아 기억을 되감는것을 포기하고 일지나 쓰기로 하였다.


"....많이도 썼네.... 평생동안은 아니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일지에 적었으니..."


다 적어내린듯 깃펜을 내리곤 잉크를 다 말려놓곤 책을 제자리에 꽂아넣다가 자신이 여태 일지를 써넣은 책장을 보면서 한번씩 만져보았다. 과거에 처음으로 썼었던 양피지로 이루어진 책부터 지금은 종이로 쓰는 책들의 질감을 다 느껴보고는, 마지막으로 책장의 책을 크게 둘러본다.


"...그럼.. 이제 정말로.. 흐아암... 자야지...."


크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쭉 피고 침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창밖을 보자 하늘 가장 높이 있었던 하현달은 서쪽으로 지고 있었고, 저 멀리서 빛이 서서히 올라와 밤을 몰아내는것처럼 해가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말로 피곤한 하루였어..."


그녀는 낮게 중얼거리곤 자신의 침대 위로 누웠다. 그다지 푹신하지는 않았지만 이불과 배게가 있어 큰 위안이 되어준듯, 귀족의 침대에 누운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먀얔-!"


".........이리와.. 같이 자자고..?"


순식간에 피로가 몰려오는듯 눈이 반쯤 감기며 자려고 하다가 키라가 짧게 울자 몽롱해보이는 눈으로 보다 몸을 뒤척여 자리 한칸을 내어주곤 오라는듯 가볍게 내어준 자리를 손으로 두드리자 바로 침대에 올라와 자릴 몇바퀴 돌다 풀썩 옆으로 눕곤 주인에게 기대 고롱거렸다. 그러는 모습을 보고 작게 미소짓고는 중얼거렸다.


"....잘자.... 나는 잔다..."


느리게 몇번 쓰다듬어 주다가 이내 손길을 거둬 팔을 쭈욱 뻗자 키라는 그 팔에 머리를 배고 먼저 잠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그녀도 다른 팔을 머릴 베며 느릿이 잠에 들었다. 힘들었던 하루를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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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23 21:00 | 조회 : 516 목록
작가의 말
예아-☆

어흐윽...고양이.. 기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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