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자, 하준. 씻을 시간이야.”
“아아.. 그럼 난 이만 내 방으로..”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금 몇 시간째 미샤에게 붙잡혀 온갖 수발을 들었기에 뭘 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역시 그대로 미샤에게 붙잡혀 다시 앉혀졌다.

“어디 가.”
“그.. 그야 방으로...”
“나 씻어야 한다니까?”
“그.. 그러니까..”
“나 팔이 이 모양인데?”

내 앞에 팔을 흔들어보이며 말했다.

“저.. 기... 난 밥 먹는 것만 도와준다는 뜻이었는데..”
“오른팔이 되어준다며.”
“그.. 그러니까....! 밥 먹을 때..”
“그럼, 다시 율리아를 불러야하나..?”
“...... 뭐어?!!!!!!!”

지금 진심으로 한 얘기야...?
.............
표정을 보니.. 진심이군...

“당신이 도와주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잖아.”
“율리아는 여자잖아! 그래, 차라리 저기 밖에 서있는 다른 조직원들을 시키면 되겠네!”

내 말에 고개를 흔드는 미샤.

“으음, 아니야. 자, 그대에게 선택지를 주지. 당신이 도울건지 아니면 율리아를 불러 돕게할건지.”
“....... 무슨 그런 억지가!”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 알겠어!! 도와주면 되잖아.”
“응, 역시 하준은 올바른 선택을 할 줄 알았어.”
“... 뭘 하면 되는데.”
“단지 하준이 씻으면서 나를 도우면 돼. 밥먹을 때처럼 말이야. 당신 한 번, 나 한 번.”

목욕탕, 사우나..
달린 것들이 많은 그런 곳은 이미 여러번 가보았지만...
이건... 달라...
이상해....... 뭔가............................

“이쪽도.”
“응..”
“얼른, 이쪽.”
“알겠.. 다고....!”

지금 나는 수치스럽게 알몸으로 서서 그의 수발을 들고있다..

“여긴.. 직접하시지...?”
“뭐 어떤가. 이미 할 거 다 하고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

(살짝) (살짝)

“지금 뭐하는 거지..”
“닦아.. 달라며....”

왜... 왜......! 또 뭐가 문제인데......! 해달라는거 다 해줬잖아!!

“................”

말없이 한참을 쳐다보는 미샤..
그러더니 나를 빙글 돌려 자신의 품 안으로 넣었다.

“뭐... 뭐하는....!”

거품칠을 하던 타올을 확 가로채가더니 그것으로 나의 페니스를 감쌌다.

“끄... 악....!”
“모르면 가르쳐주지. 어떻게 나를 씻겨야하는지.”

내 뒤쪽으로 거품칠이 되어있는 그의 것이 느껴졌다.

“자, 이렇게.”

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으.....아......... 그.. 그만... 알겠어요. 제대로 할테니까.... 흐읏..!”
“아, 난 당신의 울음섞인 그 목소리가 좋아.”
“하아...... 그만...........!.......”
“더 울어봐. 나의 아기새여. 더 소리를 내봐.”

타올의 까끌함에 나의 것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으으... 뜨거워요...... 뜨거워..... 미샤...... 미샤............!.... 그만...”
“하아.. 그대의 목소리가 날 괴롭히는군. 아.. 아.... 넣고싶어.. 하준.. 안되겠어. 우리 얼른 씻고 나가자...... 나가면 내가 더욱 좋게 만들어줄게.”

하필.. 한참 절정에 이를 때..
.........

“미.. 미샤......?!!”

그의 손이 떨어져나갔다.

“자, 얼른 서두르자고. 이 기분.. 식기전에.”
“.................”

이 찝찝한 기분.......
이 더러운 기분.......
뭐지......?............

“뭐해? 얼른 안 씻고?”
“자.. 잠깐.......! 미샤........!”

지금 뭐야....?
지금.. 샤워기들고 설쳐대는 저거... 미샤 맞아......?!!

“혼자 잘 씻잖아!!! 팔....... 뭐야.....!?! 너무 아무렇지 않잖아.........!! 뭔데....!!!!!!!”
“아까 밥 먹기 전에 말했었잖아. 그대가 걱정할 만큼 크게 다친 것 아니라고. 아무렇게나 생각한건 당신이야.ㅋ”
“그럼.. 지금까지 연기한거란 말이야?!!”
“그건 아니지. 다친건 맞다고. 그대가 어루만져줘서 조금은 덜 아파졌어.ㅋ”
“그.. 그걸 말이라고.....!”

어이없게도 그의 팔의 움직임은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금 벙쪄서 서있는 나를 씻기고 있기까지 한다..

“그대의 수발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아서 조금은 더 참아보려했는데..”

미샤의 힘에 못 이겨 그대로 씻겨지고나서 함께 욕실 밖으로 나왔다.

“미샤, 아무리 그래도 팔도 성치않은데.. 아니.. 지...?”
“걱정이라면 사양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가 나의 턱을 세게 잡아 들어올리고는 그대로 자신의 입술을 부딪혀왔다.

나는 그대로 얼음 마냥 얼어버렸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분명 뿌리쳐야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뿌리치려 할때면 그가 먼저 혀로 나의 감각을 마비시키고는 정신없이 휘저어버렸다.
그의 것과 나의 것이 얽히고,...
... 또 얽혔다.

“.!.!.!.!.”

숨이 막혀올 무렵, 내 허리에 둘러져있던 그의 팔이 느슨해지더니 나의 혀를 묶던 그의 입술이 떨어져나갔다.

“하준, 정신차려. ㅋ 혼이 쏙 빠진 모양이군.”
“......................”
“지금 보니 벗은 모습.. 더욱 예쁘군. 내 혼도 쏙 빠지겠어..”
“..........!!!..........!!!”

하아.. 키스에 정신이 나가 내가 지금 전라 상태라는 것을 잊고있었다.

“옷.. 줘.”
“옷이라면 그대의 방에 많이 사두었잖아.”
“지금 말이야..! 지금 입을거!!”

손으로 조심스레 가려보는 나..

“뭘 새삼스럽게.”

조금이라도 가려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내 노력을 지긋이 밟아버리고는 손을 치워버리는 미샤.

“내가 그 부끄럼마저 없애줄게.”

손목을 잡은 채로 나를 침대 위로 눕히는 미샤.

“음, 확실히 감도가 좋아졌어. 하준, 그대가 직접 봐봐.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뭘 했다고 벌써 오똑 서있잖아. 위도, 아래도 모두.ㅋ”

그럴리가 없다. 생각하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지만 곧바로 후회하고 말았다.
정말 그의 말대로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몸은 벌써 적응을 한거야. 그대의 몸이 나를 원하고 있어.”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보고싶지 않았다. 변해버린 내 모습을 절대 보고싶지 않았다.

“흐악.!”

누운채로 활짝 벌어지는 두 다리..

“봐, 이곳도 넣어달라며 벌렁이고 있어. 흐음, 약을 꼼꼼히 잘 발랐나보군. 아주 말끔히 나았어. 오늘이 날이야!”

그에 의해 벌어진 다리에 차가운 공기가 바로 맞닿았다.

“이.. 러지 마.....”
“왜?”
“.................”
“당신 것도, 나의 것도 위로해줘야 할 것 아니야.”

미샤 역시 무지 흥분을 했는지 발딱 서있었다.

“착하게 대해줄게. 저번처럼 그러지 않아. 그런 실수는 하지않을게.”
“으으..”

차가운 향유가 그대로 흘러들어왔다.

“자.. 잠깐만요!!”
“쉬이.. 착하지?”
“무.. 물어볼게 있어요!”
“뭐지?”
“그게.... 그러니까.. 음..... 그러니까......”
“ㅋ 시간이라도 끌어보겠다? 날 더 흥분하게 하지마. 내가 너무 흥분해버리면 또 그대를 거칠게 대할지도 몰라.”
“있어요! 질문!!”
“ㅋ 그래? 어디 해 봐.”

머리야.... 제발 생각을 해라..........
제발...
제발....!!!!!

“펴.. 평소에는 다치면 누가 도와줘요?!”
“뭔 소리지?”
“그러니까... 내가 오늘 했던 오른팔 역할 같은거.. 진짜 율리아가 그런 것까지.. 다 해... 요..?”
“ㅋ 아쉽게도 말이야 내가 여자들 앞에서 옷 벗는 그런 취미는 없어서 말이야. 질문에 대답이 됐나? 그럼 하던 거 마저 하지.”
“아니지!! 아직 대답 안해줬잖아..!.. 누가 도와주는지.!”
“ㅋ 그게 그렇게 궁금했나? 지금 이 상황에서 물을 만큼? 뭐.. 글쎄. 몸을 내 스스로 못가눌 정도로 다쳐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고. 뭐, 이번처럼 오른팔은 가끔씩 다쳐보려고. ㅋ 하준이 날 걱정해주고 도와주는게 좋으니까. 자, 됐지?”
“아.. 아니요??!”
“또 뭐.”
“그러니까... 음.....”
“천천히 생각해. 하면서 말이야.”

그가 나의 은밀한 곳을 향유와 함께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읏....!”
“힘 빼.”
“내.. 내가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아니라구요..!”
“그건 또 그러네. 다음부터는 이곳을 훈련 시켜볼까? 너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그의 손가락이 결국은 침범해 들어왔다.

“흐윽...!”

여유롭게 문질러주며 하나 하나씩 넓혀가주었다.

“이 정도면.”
“..... 하아...... 미샤.... 제발........ 여기서 그만둬........”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밀어붙이기 시작하는 그..

“흐으악...! 하아............ 하아.........”

점점 그곳이 뜨겁게 달궈졌다.
앞과 뒤.. 모두가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준, 좋아? 하아........”
“으윽...! 윽........! 하앗..........!”
“대답해봐... 좋아....? 좋지?.... 끝내주지......?”

정신은 이미 나간 상태였다.
자꾸 대답을 독촉하는 그에 의해 정신없이 흔들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만 있는 나였다.

“더... 더.............. 좋게 해줄............... 으윽.......!”
“흐읏...........!”

........................하아.........

결국은 동시에 배출하고 말았다.
절정과 함께 끝이나자 뜨거운 숨결이 옆으로 다가왔다.

“내 곁에 있어. 항상..”

그리고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스윽 넘겨주고는 짧게 키스해주었다.

“그만.. 해... 이제...”


확실히 나를 대하는 것이 훨씬 상냥해졌다. 그가 나를 정말로 생각해주는것 같은 기분...

“미... 샤.......”

당신이 날.. 많이 걱정해주는구나..

정신이 흐릿해지기 전까지도 든 생각이 고작 저것이었다.





















9
이번 화 신고 2019-09-03 05:21 | 조회 : 3,036 목록
작가의 말
귤떡콩떡

너무 늦었습니다..ㅠ 학기가 시작되고 너무 바쁜 나머지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기다리시던 독자분들 송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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