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미.. 미샤...?.. 미샤..!! 나 너무 아파....!”

눈을 떠보니 그의 품 안이었다.

“미샤.. 팔 풀어줘...”

나의 말에도 아무 반응이 없어 그대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차라리 나를.....”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던 그가 울고 있었다. 내게는 한 번도 비춘 적 없는 모습이었다.

“나를....... 나를 차라리 죽여........”
“.. 괜찮아...?”

미샤의 등을 위로하듯 토닥이자 내 품 속으로 더욱 움츠러드는 그..

“할.. 할머니!!!!”
“!!.. 왜 그래 미샤..”

그는 이미 내 품을 벗어난 상태였다. 나는 그를 따라 일어나 앉았다.

“미샤..”

나의 부름에도 멍하니 앉아만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괜찮아..?”

나름 위로라도 해주고싶은 마음에 손을 뻗어 조용히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미안, 나 때문에.”

그제야 나를 바라보는 미샤.

“악몽 꾼 거야?”
“그냥 좀 슬픈 꿈..?........ 아직 이른 새벽인데.. 더 자.”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다시 눕혀 주었다.

“괜찮은 거지?”
“응, 별거 아니야. 얼른 자.”

그는 내가 다시 잠이 들 때까지 옆에서 바라만 보다가 나간 것인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는 이미 없었다.


“일어나셨습니까?”
“아.. 율리아. 미샤는?”
“급한 일이 생기셔서 외출하셨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에 맞추어 들어오신다 하셨습니다.”
“아.. 그건 그렇고 징계는 어떻게 됐어..?”
“어떤..”
“어제 미샤를 화나게 했잖아.. 내가 눈치껏 잘 빼내 주려 하는데도..! 율리아, 너 정말 눈치 없어.!”
“아.. 그건 보스께서 너그러이 용서해주셨습니다.”
“뭔 바람이 불어서..? 그래도 다행이다..”

내가 괜히 크게 놀라는 바람에 미샤가 율리아에게 화를 냈으니 어찌보면 내 잘못이기도 했다. 율리아가 혹여 나 때문에 잘못되었다면 나는 어떻게서든지 그녀를 도와주려 했을 것이다.
그래도 뭐.. 잘 넘어갔다니 다행이지만..

“바로 식사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음? 지금 딱히 배가 고프진 않은데..”
“일어나시면 바로 식사를 하시라 보스께서 명하셨습니다.”
“아.. 뭐.. 알겠어.”

그녀가 준비해준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는 다시 침대 위로 누워버렸다.

“하아..”

오늘 하루는 또 뭘 하며 보낼까 생각하고 있을 즈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하준님,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목소리를 따라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재민이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한재민! 잘 됐다. 나 좀 놀아줘.”
“..... 예에.....?”
“아니면 놀거리라도 좀 찾아주던가..”
“이.. 일단 보스의 명령부터 전달하겠습니다.”
“....?.....”

괜히 무섭다.. 오늘은 또 어떤 이상한 짓을 시키려고....

재민이 어떤 조그마한 상자를 건네주었고 나는 그것을 서둘러 열어보았다.

“!!!..... 이게......”
“..... 그곳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을 때까지 훈련 시작이라고.. 하셨습니다...”
“..... 그러니까.... 지금 나보고 이걸........ 넣으라는 말이야....?!!...”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이게 들어갈리가 없잖아!!..!!”
“충분..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보스의 것.. 보다 작은 사이즈라고...”
“!!!!”

저돌적인 재민의 말에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하준님... 참고로.. 보스께서는 그.. 기구를 사이즈 별로 가지고 계십니다. 그 중, 그것이 가장 작은 사이즈 이구요.”
“....... 어쩌라고....?!! 지금 나 놀려?!!!!!”
“죄송합니다..”

내 은밀한 그 곳을.....!......
볼일을 볼 때를 뺀 나머지 시간에 이 마개로 막고 지내라는 명령이었다.

“흐으... 윽......!”

명령을 따르기위해 나 혼자 그 기괴한 기구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들어가질 않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히윽...!”
“..... 하준님........”
“뭐야.....!! 으흐아..... 너 아직 안나갔어...?!!!!!”

지금 내 야릇한 소리를 다 듣고 있었단 말이야...?!!!!!!!!!

“.... 도와.. 드릴까요...”
“미... 미쳤어.....?!!!! 당장 나가!!!!!!!!!!! 누가 여기에 있으래......!!!!!!”
“혹시.. 필요하시면..”
“됐다고.....! 나가...... 으흐윽........! 나가라고..... 아아.......?”
“....?”
“들어.. 갔다......”

들어가기는 했다..
하지만... 이 상태로 걷기는 확실히 무리였다. 뭔가 가득찬... 굉장한 무언가로 가득차 느껴지는 그 이물감...
................
아무래도 불쾌했다.

“괜찮.. 으십니까....?”

내가 뭉그적대며 화장실에서 나오자 조심히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치는 재민.

“나가라고.. 말.. 했잖아......”
“............”
“진짜... 이런 모습 누구한테 보이기 싫다고.......!!........ 니 같으면 좋겠냐....? 심지어 한때 친구였던 사람한테.......”
“괜찮습니다.”
“대체 뭐가?!”
“그냥.. 다 괜찮습니다. 저에게는...”
“....... 지.. 랄......”

진짜 이렇게 가다가는 수치심마저 없는 사람이 되어버릴까 겁이 났다..

“이 상태로 뭘 하기도 틀렸잖아..! ㅅㅂ..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뭘 하냐고........!”
“하준님.”
“뭐.”
“차라리 신경을.. 분산시키는 편이 더 좋을 것입니다.”

재민의 말이 맞기는 했다. 이대로 그냥 누워있자니 신경이 쓰여서 잠을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느껴지는 이물감에 눈치없이 흥분하려는 페니스가 문제였다.

“내가 이 집에서 할게 뭐가 있는데. 니가 나랑 놀아줄 것도 아니잖아..”
“글쎄요..”
“뭔데? 그 반응은?”
“............”
“아아, 됐어. 율리아나 다시 불러줘. 할 일이 생각났으니까.”
“뭘 하시려구요?”
“니가 알아서 뭐 할 건데. 같이 놀아줄 것도 아니면서.. 칫.... 나가서 당신 할 일이나 하세요.”
“.....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곧 율리아도 불러드리겠습니다.”

고개를 깊숙이 숙여 인사하고는 문 밖으로 나가는 재민..

근데....... 자.. 잠깐...!.......
지금 한재민, 너.... 입 삐죽댄거야...?! 대체 왜........?

예전에 친구였을 때나 보여주던 거 이제와서 내비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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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4 03:34 | 조회 : 3,495 목록
작가의 말
귤떡콩떡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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