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황실의 꽃’


‘황실의 꽃’


그것은 황실에서 아주 강력하게 작용한다. 그의 예시로 나는 그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다. 제국의 최고의 정점을 찍는, 황제인 그와 말이다. 나는 그 대접의 연유를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연유를 물을 때마다 그는 나직이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아니, 그 미소마저도 어딘가 삐딱해 보였다. 아니, 그래도 나는 그를 믿는다. 그는 나에게 있어서 단 하나의 빛이기에.


가끔 그것에 대해 언급하면, 그는 웃으며 ‘나의 꽃’이라며 나의 머리를 어루만져준다. 나는 그것을 원해 언급하는 것인지, 진정으로 그것을 알고자 하는 것인지, 나도 나를 모르고 있다.

그래, 이렇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면, 그는 항상 나를 꽉 조이며 끌어안는다. 자신의 품에 한가득 나를 쥐듯이 안는다. 나는 그런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드는 듯했다.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은 그의 머리에 뺨을 문질렀다. 그러자 그가 똑같이 머리를 비비는 것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귀여운 짓을 하는구나.”


덤으로 ‘나의 꽃’이라는 부름까지 은은히 들려온다. 싱그러운 바람 속에 녹아내리는 그의 부름이란 그 어떤 천국도 마다하게끔 한다.


“루리엔―”


그의 목소리가 내 어깨에 막혀 제대로 새어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 웅얼거리는 듯한 부름마저 난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응….”
“바깥에 나가고 싶은 것이냐.”


갑작스러운 그의 물음에 나는 선뜻 대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바깥세상은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기억도 하지 않고, 나는 이렇게 있다.


“응?”


그러나 이런 나의 행동이 그의 인내를 시험해버린 것이었다. 곧이어 들리는 그의 물음은 어딘가 모르게 소리가 꽉 막혀 있는 듯했으니 말이다. 나의 어깨가 아닌 그의 목 안에서 막혀 울리는 소리였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나의 진심이 전해질 거라 믿기 때문에 평안히 말문을 열었다.


“…별로 생각은 없어……. 나가면 힘들기만 하잖아.”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깨에 파묻혀 있던 그의 입매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항상 나에게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해준다. 그런 그가 좋아 나도 똑같이 입매를 움직여 보았다. 다소 어색한 몸짓이었으나, 그는 그런 나를 기쁘게 대해주었다.


“응― 그게 바로 웃는 것이다. 루리엔―”


웃음을 참으며 말하는 그였다. 그로 인해 떨려오는 입매와 함께 그는 나의 뺨에 가볍게 입술을 갖다 대었다.

황실 정원의 테라스는 확실히 조용하고 아늑했다. 여느 때였다면, 그의 무릎에 앉혀, 그의 품에 안겨 있는 것만으로도 시종장의 시선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확연히 분리된 공간이다. 그역시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 것인지, 이러한 공간에 나를 부른 것이다.

이러한 공간이 마음에 들어 본격적으로 그의 품에 안겼다. 그러자 그는 다시 뺨에 이어 나의 관자놀이에 그의 입술을 명중시켰다. 살포시 닿았다가 떨어지는 그 느낌이 어느 때보다도 좋았다.


“짐의 꽃.”


그는 자신의 두 팔로 나의 목을 끌어안고는 다시 다정한 입맞춤을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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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12 00:48 | 조회 : 2,265 목록
작가의 말
자낳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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