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건 미쳤어

막상 언덕위를 올라가려 하니 목이 마르고 땀이 분수처럼 솟구쳤다.

-내가 미쳤지... 일단 집에 들렀다가 가볼껄...
집에는 받았던 돌맹이도 혹시나 잃어버릴까봐 집안에 고이 모셔두었었는데... 그냥 내일가도 괜찮았지 않았을까...?

-돌맹이...팔아서... 일확천금... 부자... 석유왕...

-헉..헉...

나는 언덕위를 오르면서 힘든몸을 잊기 위해 여러 잡생각을 뇌내속에 꽉꽉채우며 올라갔다. 이렇게라도 해두면 생각에 집중하느라 힘든것도 잊고 어느새 언덕위에 쨘 하고 도착해 있길 바랬기 때문이다. 하지마 현실은 내 생각의 1핀치는 더 어긋난것 같다. 힘든건 전혀 지워지지 않고 언덕위는 한없이
멀고 멀게만 보였다.

"아으... 왜 오자는 생각을 했을까.."

슬슬 자신의 결정에 후회가 들어 어깨가 무거워지는 감각을 느끼며 허리를 숙였을때, 내눈에 보인건 지금까지 눈치 채지 못한게 이상할 정도로 무수히 많은 발자국. 그 크기도 일정한게 한사람이 분신이라도 써서 발을 구른것 같은 괴이한 느낌까지 들었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이 왔다갔었나..?

언덕위는 가는길이 꽤나 높고 길이 잘 정돈 되지 않아서 주민들도 잘 안오는 곳인데...
자세히 보니 발자국들은 생긴지 얼마 안지나 보였다. ㅡ식인멧돼지....언덕위에... 무수히 많은 발자국... 그리고 어제 만났던 그녀석,
... 오기전에도 느꼈던 묘한 감정이 스믈스믈 피어오른다. 또다, 이 망할 호기심.
기어코 끝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언덕위에 도착했어도 아무것도 없는 가정의 상황을 머릿속에 상상해보니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였다.

"진짜...확인만 해보고 오는거라고오"

땀을 뻘뻘 흘리고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을 저주하며 성큼성큼 언덕을 향해 올라갔다.
점점 올라갈 수록 지면에 발자국들은 더 많아지고
뭔가의 격렬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 주위에 풀 위에는 검붉은 뭔가가 묻어있었는데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굳이 생각하지 않으려 발걸음을 더 빨리했다.
그 불안한 느낌은 점점 언덕위에 다가갈 수록 확신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 위에는 뭔가 있어, 엄청 위험해, ....돌아가는게 현명해

걸음을 내딛는 발이 무겁다.그에 따라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냥 돌아가자

여기까지 온 수고를 생각해서도 그 실체를 밝혀보고 싶지만 인간의 목숨은 하나라고...
내 호기심 때문에 명을 달리 할 순 없지...

자신의 생각이 다시 바뀌지 않기 위해 서둘러 몸을 돌리고 아래를 향해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등 뒤에서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렸다. 총소리 같기도 하고, 바람소리 같기도한 묘한 굉음이였다.

-이거 진짜 위험한거 맞지...? 역시 가야해...

생각과는 달리 몸이 거기에서 더 움직이지 않았다.
돌렸던 몸을 다시 언덕위로 위치했다. 무거웠던 발이 가벼워졌다. 가슴은 뛰고 호흡이 정상적이지 못했다. 호기심이란게 이렇게도 위험한 거였구나...










놀라운 속도로 언덕위를 해치고 올라갔다.
그 굉음이 언덕위에서 들려왔던건 확실하다. 그리고 내 귀도 확실하다면 그건 총소리였다. 그 녀석 몸에 난건 총에 맞은듯한 상처들, 여기서 확인하지 않으면 안될것 만 같았다. 몸에 기운이 솟아난다. 고양감이 들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동공은 수축된다. 이럴때마다 내 자신이 미치도록 싫어진다.
오늘이 내 제삿날이라 생각하자ㅡ어차피 오래살 생각도 없었는데...

이 순간에서도 언덕위에 굉음이 한차례 더 울렸다.
이정도의 소리라면 마을주민들이 당장 여기로 뛰쳐올 것 이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 두면 안될것 같다. 내가 먼저 확인을 해야한다, 이앞에 뭐가 있는지... 눈을 질끈 감고는 후덜거려 더는 못걸을것 같은 다리로 최대한의 스피드를 내어 한계까지 뛰었다.

마지막으로 시야를 가리고 있던 수풀을 해치고 고개를 내밀었을때ㅡ




내눈앞에 보인건 몇십명은 족히 넘을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
누군가를 보호하듯 빙둘러서 서있던 사람들 가운데에, 하얀가운을 입은 초로의 남자가 보였다. 내가 보는 쪽으로는 겨우 옆모습만 볼 수 있었지만 저.. 가운은....

생각 하지 않으려 고개를 털었다. 다른 쪽으로 애써 눈길을 돌렸다. 그 하얀 가운을 입은 초로의 남자의 손에는 철 재질의 긴 무언가를 들고서 즐겁고도 경악한듯한 미묘한 표정을 지은채 어느 한곳을 겨누고 있었다.
저건 장난감으로만 보았던 총이였다. 아마도 진짜 총이겠지... 장난감총과는 차원이 다른 무게감이 여기서도 보였다.
방금 굉음에 정체는 바로 저 총소리...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도 전에 시야에 훅하고 뭔가가 들어왔다. 내몸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졌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내쪽으로 사람이 날라온 것이다. 여기저기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같아보였다. 그런 사람이 누군가에게 내던져지듯 내게로 날라왔다.

"읏..!"

풀숲에 숨어있던 처지라 소리를 최대로 줄이고 내게로 날라온 사람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내게로 날라왔던 사람은 그대로 계속 날라가 나무에 부딪히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내며 축 늘어졌다.
저런 장면을 보고도 저사람이 살아있다고 생각 할 수 있을까....

-진짜 미쳤어... 이게 다 뭐야

상황이 점점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그광경은 처참하다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내가 방금까지 어떻게 침착하게 서있을 수 있었던건지... 언덕위는 빨간 페인트로 도색한듯 피가 흩뿌려져 있었고 미동없이 쓰러져있는 사람의 수는 한눈에 보아도 많아 보였다. 여기까지 뛰어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겁먹어서 그런건지... 다리는 후덜거려서 더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았다.
빨리 이 상황을 마을주민들에게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총소리가 여러번 났으니 마을사람들이 오는건 시간문제겠지만... ㅡ그런데 왠지 올것 같지가 않다. 기분탓인지 모르겠는데 마을은 지금 상황과는 대조되게 더없이 조용하고 평화로워보인다.
그런 큰 소리가 여러번이나 들렸는데 마을이 이렇게 조용할리가 없지 않은가...
기분탓이길 빌자...

돌렸던 고개를 원위치하며 언덕위를 다시 보았다.
....역시 두눈 뜨고 못볼 참상이다. 어서 언덕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ㅡ바로그때


"흐아~ 끝도 없잖아? 내손이 다 너덜해지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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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02 12:50 | 조회 : 990 목록
작가의 말
Nf엔프

호이 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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