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성현의 속사정_1

그시각 성현은 돌아온 교실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해댔다.

까득. 까득. 까득.

쏜톱을 깨물고 다리도 달달 떠는 성현곁에 어떤 여자애가 다가왔다.

"성현아. 어디 아파? 왜그래?"

"아, 주...희린? 별거 아니야."

요즘따라 눈에 많이 띄이는 여자아이.

같은반 여자아인데 저번에 계단에서 헛디딘걸 잡아준 후부터였나? 옆을 돌아볼때마다 곁에 있었다.

이번엔 얜가.

이상하게 자신에게는 사럼이 잘 꼬였다.

성별 상관없이 많이 다가왔으나 여자애들이 거의 다반수였다.

'왜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가뜩이나 초조한데 자꾸 문어새끼 한머리가 입냄새 나는 먹물을 뿜어대니 안좋았던 기분이 아예 땅바닥까지 곤두박칠 치고 말았다.

짜증나 힐끗 쳐다보니 눈이 마주쳤다.

뭐가 부끄러운지 볼이 발그레해지는데 그 아이의 건강이 걱정된됬다.

'안면홍조증인가..오래 못살겠군.'

안그레도 화장을 떡칠해서 가부키처럼 귀신같이 새파란 얼굴이랑 대조되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아..목이랑 투톤이다. 신기해.'

목에 때 안밀었나... 얼굴이랑 피부톤 차이가 너무나잖아.

신기해서 대놓고 빤히 쳐다보니 주희린이 물었다.

"저,저기... 나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니."

"그렇구나. 그것보다 성현아 이따가 점심 같이 먹으러 갈레? 오늘 돈까스 나온데."

아. 존ㄴ 시끄러워.
면상 때리고 싶다.

성현은 남들이 생각하는것 만큼 착하지 않았다.

단지 하고싶은 말이나 행동을 속으로 삼킬 뿐.

그때 탈의실에서 자신의 목을 감싸며 신음 소리를 죽이려고 애쓰던 준호가 생각나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문어새끼. 너 오늘 운 좋은줄 알아라. 준호때문에 내가 봐준다.'

성현은 말없이 그녀를 보고 방긋 웃어주었다.

화악-

그 모습을 본 희린은 수줍게 웃었다.

'역시 성현이도 나한테 관심이 없는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고 희린은 가보겠다고 말한뒤 사라졌다.

"아...눈 썩었다. 준호...보러가야지..ㅎㅎ"

-따라오기만해봐요! 상종도 안할꺼니까! 결혼식 전까지 오지도 마요!-

멈칫.

'역시, 아직도 화났으려나...'

어쩌지. 미움받기는 싫은데.

그도 처음부터 이런것은 아니었다.

그는 어렸을땨부터 모든것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자라왔다.

부유한 집안.

외모가 출중하신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외모도. 공부도. 예체능도 모든것이 완벽했다.
(하지만 자신이 잘생겼는지는 모르는 성현)

그래.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나에겐 나보다 두 살 어린 남동생이 한명 있었다.

그 아이는 특별나게 잘하는것도, 못하는것도 없었지만 인성이 바르고 마음이 고아서 부모님이 아끼셨다.

나도 그 아이를 많이 좋아했다.

하지만. 그 앤 많이 아팠다.

툭하면 쓰러지고, 병원가고, 입원신세였다.

그러다 어느날. 놀이터에서 놀던 동생이 높이 올라가있던 그네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곁에 있던 내가 엉엉 울며 벤치에 앉아계시던 어머니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고 황급히 다시 돌아와봤지만 출혈이 너무 심각했다.

곧바로 우리는 구급차를 타고 병언으로 향했고,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하여 바로 대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 부터였다.

수술비와 입원비등. 치료비는 돈이 많이 필요했다.

그래도 그건 괜찮았다.

우리집은 돈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어머니는 아니었다.

매일매일이 병원행이었던 어머니는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수술로 인해 완전히 터져버렸고, 밤늦게 돌아오시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사업으로 인해 정신이 없으시던 아버지는 그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셨다.

덕분에 어머니께서 나가계실동안 나혼자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온갖 집안일과 동생의 병간호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어째선이 아버지께서 그날따라 일찍 퇴근하신것.

아버지가 오시기 전엔 와계시던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오신 줄은 꿈에도 모르고 밤 11시까지 밖에 계시다 돌아오셨다.

아버지는 꽤 화나보이셨다.

아마 그동안 투박해진 내 손도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당시만 해도 초등학교 3학년 이였던 나기 때문에 꽤 어린 나이였다.

그날 부모님은 크게 싸우셨다.

알고보니 어머니는 밖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고 도박에 빠지셨던 것이다.

그로 인해 가족간의 관계는 점점 틀어졌고. 결국 돈도 많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해 겨울, 부모님은 이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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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16 09:17 | 조회 : 5,948 목록
작가의 말
솔레다

그러타. 성현은 나쁜남자였던 거시다. (매주 월.수.금 오후 9시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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