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너, 내 딸이 되어라.

방에 들어온 남자는 긴 다리를 뻗어 성큼성큼 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걸어오더니 거칠게 장막을 걷어내었다. 그러곤 내 턱을 잡고 양 옆으로 돌리며 꼼꼼히 살펴보았다.

크게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는 거칠게 내 턱을 놓았다.

"읏.."

턱이 아려오는 듯한 느낌에 내 입에선 제멋대로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남자는 그에 쯧- 하고 혀까지 차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끔찍하리만큼 닮았군.."

남자는 내 얼굴부터 몸까지 쭉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대를 내 딸로 인정하노라, 그대의 본 이름 ' 헬레니오레 프라그룬트 '라는 이름을 버리고 ' 엘리노아 프리하 드 시셀론 제리스리아 '로 황실의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명한다."

남자는 내 손을 잡더니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고, 또 허리를 살짝 들어올려 이마에 입술을 뭉겠다. 내 이마에서 입술을 땐 후, 남자는 품안에서 검은색 보석이 밖힌 화려하지만 심플한 반지를 꺼내어 내 오른 손 검지에 끼워주었다.

고개를 들어올려 이게 무엇이냐는 듯이 남자를 올려보자 남자는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다.

"앞으로 너를 상징하고, 또 너를 지켜줄 것이다. ...나는 ' 이안로셸 체이스 드 시셀론 제리스리아 '다. 너의, 아버지이다. 너는 앞으로 황궁에 들어와 살 것이니 준비하고 있거라."

남자는 그 말을 남기고 침대를 벗어나 방을 나갔다. 멍하니 남자가 나간 자리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저 남자는 나의 아빠이고, 나는 황궁에 들어와 산다? 그럼 저 남자는?누구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곧바로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저 남자도 나를 학대하면, 나를 아프게하면, 나를 무시하면. 나는 또다시 이 끔찍한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가? 또다시 갇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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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15 01:04 | 조회 : 811 목록
작가의 말
노디엘

오늘도 봐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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