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제월 마지막화

청명은 주흑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당황한 기색을 냈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어릴적 말했던 내용들과는 달리 앞뒤가 맞다는 것을 깨닫자 곧이어 주흑의 손목과 발목을 옥죄오고 있던 족쇄와 수갑을 풀어주었다. 주흑은 자신의 몸 곳곳에 생겨버린 흉터를 잠시동안 바라보다 이깟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청명쪽으로 걸어가 감옥 창살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청명은 잠시 움찔하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감옥의 창살몇개를 휘어서 주흑이 지나갈 만한 틈을 만들었다. 주흑은 그 모습에 살짝 웃다가 감옥 바깥으로 걸어 나와 청명과 그의 옆에 있던 청린과 청림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셋은 자신들이 주흑의 소중한 사람을, 그리고 자기들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에 얌전히 주흑에게 한두대정도는 맞아주겠다 생각해 허리를 조금씩 숙이고 자신들에거로 주흑의 손이 다가가자 진짜 맞는구나 싶어 눈을 감았지만 오는건 매서운 손이 아니라 그답지는 않은 따뜻한 쓰다듬이였다.

"...난 너네를 용서해줄게. 너희도 날...용서해주겠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청린이였다. 청명은 잠시동안 주흑이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을까 의심하다 진심인듯한 그의 눈동자를 보고 해탈하게 웃었다.

"....그래. 용서해줄게..."

청명이 청삼들의 대표로 서서 주흑의 어깨에 손을 놓고 답했다. 둘은 서로를 보다 이내 피식- 웃고 손을 뻗어 짧게 악수를 했다. 그리고 둘 뒤에 잔뜩이나 파래진, 울컥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던 황월의 눈을 본 주흑은 황월에게 다가가 그간 주흑을 혐오하던 자신의 어리석음에 떨고 있던 그의 몸을 와락- 안았다.

오랜세월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던 혐오감과 피비린내의 악순환이 드디어 끝났다.

몇주뒤, 세상은 달칵 뒤집혔다. 청명과 청린, 청림은 청나라의 전대 황제의 거짓말로 채워진 각종 더러운 법과 역사를 완전히 뜯어 고치고 바꾸어놓았다. 그리고 전대황제와 같이 주흑과 흑제국에게 누명을 씌운 고위 군사들과 백작들을 지하 감옥에 가두어 넣고, 홍나라같은 주변 나라들이 가진 흑제국을 향한 오해도 풀었다. 주흑에겐 청명의 방만큼 청성의 가장 크고 좋은 방이 주어졌지만, 주흑은 방을 거절하고 자야와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다.

"...황월. 너도 같이 갈래?"

주흑과 자야가 떠나는 날, 주흑이 청성 입구에서 아쉬운 듯이 황월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청명은 그 말을 듣자마자 주흑에게 죽고싶냐며 자신의 목에 길다란 선을 찍- 하고 그렸지만 곧바로 청린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청린은 황월에게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며 그의 어깨에 손을 뻗어 다독였다.

"흠....전 가고 싶지 않아요. 청나라가 좋아서..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사실, 이 여행을 통해서 주흑을 용으로 만들려고 했거든요."

자야가 잔뜩 미안해보이는 황월의 어깨를 살포시 잡으며 웃었다. 그러고는 눈에 엄청 보일 정도로 풀죽은 주흑을 질질 끌어 홍련이 주흑에게 보내준 이동용 주작을 타고 가버렸다.

"갔다오겠습니다, 청명님!"

"오냐."

자야와 주흑이 주작을 타고 떠난 뒤, 청명의 방 침대에 풀이 죽은채 누워있는 황월에게 청명이 사탕몇개를 가져와 황월에게 가져다 주었다.

"뭐야 이거? 맛있네.."

"몰라. 자야랑 주흑이 줬어. 너 속상할때 이거 먹으랬어."

"흐음...하나 더 줘."

"없는데...너가 다 먹었어..가져올게, 기다려!"

청명이 자야와 주흑이 황월을 위해 가기전에 응접실에 놓은 사탕들을 가지러 가자, 응접실에는 사탕뿐만 아니라 편지도 같이 놓인걸 안 그였다.

청명이 응접실에 놓여진 사탕들을 가지러 갔을때 그곳에는 전엔 없던 편지가 놓여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였다. 자야가 마법으로 보냈나 싶어 별일 아닌듯 편지를 꺼냈지만, 편지에 있던 몇 글자에 청명은 곧바로 편지를 찢어버리고 황월에게 달려갔다.

편지의 내용은,

'이곳에 다시 온걸보니 황월님이 그새 사탕을 다 드시고 청명님이 사탕을 가지러 오신거겠군요. 사실 말하자면, 이 사탕은 그냥 사탕이 아닙니다. 뭔지는 직접 황월님을 보시면 아시겠죠. 돌아올때 기대하겠습니다.^^

-자야의 말투를 따라하려던 주흑이- '

젠장!!!!이라는 외침이 청성 전체에 들렸다. 주흑이 혹여나 독약을 사탕에 넣은건가 잔뜩 걱정한 그였다. 황제의 체면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헐레벌떡 자신의 방으로 뛰어가는 청명의 모습에, 청림이 당황하며 옆에서 여유롭게 있던 청린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청린은 쉿- 하고 이건 어른의 일이야, 라며 청림에게 말했다.

청명은 혹여나 자신이 방에 들어갔을때 이미 늦은게 아닌가 싶어 몸을 떨었지만 방에 들어가자 보인건 쓰러진 황월이 아니라, 둘의 첫날밤에 자신이 황월에게 먹인 ㅊㅇㅈ에 빠진 모습과 아주 흡사한 황월의 모습이였다. 방에는 아주, 아주 녹진한 과일향이 진동하고 있었다.

"처,청며어어엉...뭐야..?몸ㅇ-"

청명은 곧바로 상황을 알아듣고 침대에 잔뜩 풀어져버린 황월의 몸을 덮쳤다. 그의 얼굴엔 웃음이 씩 지어졌다.

"자야. 지금쯤이면 둘이 좋은 시간보내며 격렬하게 하고 있을까?"

"당연하지."

-시즌 2 광풍제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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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13 14:04 | 조회 : 2,473 목록
작가의 말
비에루다이스키

후후후 여러분! 시즌2끝입니다!! 외전은..흠 시즌3엔 수위와 좋은게 그득해서 시즌2 외전은 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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