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제월 8화

청화는 자신의 몸이 서서히 상처에 없어지는것도 알고 있었지만 묵묵히, 자신을 공격하는 아이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가장어린 청린과 청림에게 손을 뻗어 둘이 태어났을때 했던 것처럼 쓰다듬으려 했지만, 어린 아이들이 기억하는 모습과는 달라진 그녀는 아이들에게 한마리 괴물일 뿐이였다. 자신의 동생들을 지키려 한 청명은 그녀를 모든 힘으로 밀쳤고, 청림과 청린을 쓰다듬으려 한 그녀는 따스한 손길이 아닌, 둘의 귀와 손을 찢긴 상처를 주어버린 '괴물'이 되어버렸다.

"아야!!!"

선명한 진홍색이 둘의 몸에서 흘러넘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청명은 부들거리는 손을 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마법을 외우기 시작했다. 천하무적의 '괴물'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는 끔직한 마법. 하지만 주문을 외우는 순간에도 청명의 눈에선 끊임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아!!!!!"

마침내 마법이 발동되고, 청명의 손에선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했다.

매케한 냄새가 나는 연기는 순식간에 청린에게 향했고, 청화는 분명히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가만히 방의 난간에 서있었다. 마치 청삼들의 방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고싶은듯 말이다. 연기는 재빠르게 그녀의 몸에 흡수해갔고, 청화는 숨을 짧게 들이쉬고 삐걱거리는 목을 뒤틀어 잔뜩 겁먹은 청린과 청림, 그리고 미간을 잔뜩이나 찌부리고 있던 청명의 푸른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마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자신의 무거워진 눈꺼풀을 감고 그대로 쿵- 무거운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눈을 감기 직전에 청화는 곧이어 쓰러지는 청명을 본것만 같았지만 다시 확인할 틈도 없이 죽음은 그녀의 얇고 녹슨 생명줄을 잘라버렸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던 주흑은 당장이라도 청명의 목을 쥐어뜯을 생각이였지만 그를 죽이지 않는 것이 청화의 하나뿐인 소원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어야 했었다. 그리고 살아있던 소수의 병사들이 청삼들을 재빨리 데리고 방을 떠나서야 주흑은 청화의 마지막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었다.

"....미안해요..."

주흑은 전보다 훨씬 더 창백해진 청화를 응시하다 그녀를 안아들어 청화의 몸을 피해가 가지 않아 아름다운 청나라의 화원의 깊숙한 곳으로 데려가 이마에 쪽- 짧게 입을 맞췄다. 그러고는 그녀를 살포시 꽃밭에 내려놔 조용히 그녀의 귀에 푸른 꽃 한송이를 두었다. 그러고서 주흑은 쥐도새도 모르게 청성에서, 청나라에서 떠났다. 곧이어 청나라에서 그를 향한 원망과 비난, 소문을 다 무시하고 말이다.

또 몇년뒤, 청명과 황월이 만날 날과 얼마 안 남은 현재와 꽤나 가까운 시기에 주흑은 황제국으로 향했다. 주흑은 원래 황월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몰래 산속 깊은 곳에 조용히 숨으며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으며 살려고했다. 황월이, 자신의 동생이 어릴적의 기억을 황제국의 황제와 고위 장군들에 의해 몽땅 날아간채 황제국의 꼭두각시 장군으로 있지만 않았으면 말이다. 늙고 살만큼 산 다른 장군들과는 달리 황월은 매 순간을 경계하고 자신의 삶으로서 살지 못하는 장군을 어린 나이에 강요당해 청소년기, 청년기를 오직 전쟁과 피비린내로 채운 비운의 인간이였다. 황월은 주흑을 알아보지도 못했고, 그의 샛노란 아름다운 눈은 탁해져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공허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주흑은 몇년전, 청성에서 자신을 휩쓸던 분노에 다시 절여져 황제국의 성으로 뛰어들어 황제국의 탐욕많고 어리석은 황제의 두툼한 목을 잡아으름장을 지르기 시작했다.

"....너와 너의 역겨운 신하들은 몇일 뒤, 네놈들과 한때는 친했던 청나라와 그의 새 친구인 홍제국에게 죽임을 당할것이고, 너가 그토록 아끼던 여자들과 보물, 그리고 너의 이 더러운 제국은 한순간에 몰락할 것이야."

"히이이이이익...."

겁에 질린 황제국의 황제의 얼빠진 모습에 주흑은 어이없는 듯, 피식 웃고 황제국에서 떠났다. 황제국의 황제는 무서워 오줌을 지리다가 곧바로 자신의 여자들과 보물을 몽땅 데려와 떠날 채비를 했다. 그러고는 소리소문없이 몰래 황성에서 떠나, 황월을 포함해 자신을 따르는 수백명의 병사들을 내팽겨치고 도망쳤다. 몇일 뒤, 주흑이 말했듯이 청나라는 홍제국과 같이 황제국을 습격하러 나왔고, 애꿎은 황월은 홀로 몇백명의 병사들을 무찌르다, 청명의 눈에 띄었다.

"내용은, 여기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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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11 20:52 | 조회 : 2,023 목록
작가의 말
비에루다이스키

으어어어 죄송합니다 여러분! 한동안 여행을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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