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제월 6화

*오늘은 욕을 조금 포함했어요*

잘그락잘그락, 청성의 숨겨진 곳인 지하 감옥에선 수갑들이 찰랑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수백년 전부터 청나라의 지하감옥은 나라 하나를 부술정도의, 용서와 구제가 도저히 불가능한 범죄자들만 가두고 고문하는 곳이였다. 하지만 요즘의 청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착하고, 소수의 범죄자들은 끽해야 절도나 사기를 친, 지하감옥까지 가진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라 청나라의 지하감옥은 가끔씩 상인들이나 어르신들의 이야기 보따리에서만 나오는 전설속 괴담같은 존재가 되었다. 지하감옥을 여는 열쇠는 이미 녹슬어서 없어져버렸고, 사람들의 손길이 끊긴 감옥은 악취에 절여져 모든 물건들이 썩고 녹슬아버린 곳이였다. 그런 감옥에서 들리고 보이는 인물은 단 하나, 주흑이였다. 주흑의 눈은 어둠속에서 분노와 배신감으로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똑똑~잘지내냐?"

청명이 감옥의 녹슨 철문을 두들기는 시늉을 하고서 들어왔다. '열쇠도 없으면서 힘으로 문을 부숴서 들어온 주제에', 라고 주흑은 생각했다. 청명은 주흑을 빤히 보다가 어디선가 과자를 가져와 주흑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있지, 청나라에서 수천리를 가다보면 지구라는 나라가 있거든? 거기에서는 감옥에 갇힌 동물들에게 이런 과자를 던져준다네? 그러니까 우리 주흑이도 한번 과자 잘 받아 먹어봐?"

"이 ㄱ-"

청명의 도발에 넘어간 주흑이 청명의 얼굴을 치려 일어나 손을 뻗으려 했지만 팔다리에 채여진 무거운 수갑들 때문에 넘어져 버렸다. 그 모습에 청명은 바람이 빠지는 픽- 소리를 내며 비웃었고, 주흑의 미간들은 더 깊어지기만 했다.

"..왜 왔어. 설마 청명폐하가 이깟 범죄자를 구경하러 온건 아닐테고."

"잘 아네."

"아, 그럼 혹시 네놈들의 어머니에 대한 정보를 알려고 온건가?"

"...그래."

실실웃던 얼굴은 어디가고 청명은 미간이 잔뜩 찌뿌렸다. '지금까지는 포커페이스였나.' 라고 주흑은 생각했다. 그러는 동시에 주흑은 이제 어떻게 해야지 눈앞에 있는 어린황제를 도발할까- 라고 생각했다.

"자, 말해봐. 넌 왜 어머니를 이용해서 전대를 죽인것이지? 단순히 나라를 위해서는 아닌것 같은데, 어차피 지 나라 냅두고 튀었으면서."

"풉- 뭐야 겨우 그거 물어보려고 이렇게 큰 문제를 일으킨 거였어?"

"대답이나-"

"그야... 지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 든다면 그 어느 남편이라도 굴복할거니까?"

"흐음. 하나 더 물어보지. 너와 자야, 그리고 황월. 무슨 사이냐? 괴외외욍장히 애틋해 보였는데. 네쪽에선."

"글쎄? 다는 알려주지 못하지만 너랑 ㅊ황월보다, 너와 네 두 누이보다 훨씬 더 애틋한 사이긴 했지."

"지금은 아닌가?"

"......."

주흑이 씩 웃었다. 그가 늘 짓는 아름답고 능글맞던 웃음이 아닌, 끓어넘치는 분노를 새지 않게 하기 위해 짓는, 잔뜩 비틀려진 웃음을 말이다. 그의 입부분 끝이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그의 눈은 분노로 접히기 시작했다. 이번엔 주흑의 포커페이스가 풀렸다. 그것도 아주, 아주 심하게 말이다.

"표정 한번 살벌하네."

"...애틋했지..행복했지..니들만 아니였으면..."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너네들이 우리 엄마를 윤간하고 조롱했잖아."

"하....착각도 작작해 이 개샊야. 뭐? 윤간? 조롱? 허...니 애비가 그리 말하든?"

"어. 너네가 우리 엄마 범했잖아. 엄마 하반신에 정액이 잔뜩 묻혀져있었고 다 상처났었잖아. 그래. 혹시 너도 어릴때 했냐?"

"......뭐? 우린 그런 적 없어. 우린 우리나라의 가장 귀한 물건들로 관을 채워 어머님을 관에 놓여줬거든?"

"거짓말도 적당히 해. 더러운 새끼가. 우리 엄마는 너네랑 너네들 기생충에 감염되셔서 돌아가셨잖아!!"

"......거짓말은 너네가 하잖아!!!!!!!! 너네 엄마??!!! 우리가 ㅅㅂ 감염시키지도 죽이지도 않았어!! 니 애비랑 신관들이 했거든???!!!!"

"....뭐??"

주흑이 폭발하면서 외쳤다. 그의 시뻘개진 눈에서는 피 몇방울이 섞인 눈물이 넘쳐흐르기 시작했고 그의 몸은 흥분했는지 씩씩대고 있었다. 청명도 진심같은, 진실같은 그의 처절함 외침에 당황해 바닥으로 털썩- 넘어졌다.

"하아...하아...애초에...너희 전대들 때문에...우리가- 내가 이런거야...."

"....조금만 기다려. 황월이랑 애들 다 불러서 듣고 싶어. 우리가, 내가 모르는 진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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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02 19:55 | 조회 : 2,203 목록
작가의 말
비에루다이스키

으어어어 시공간이 오그라든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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