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나는 집이라는 지옥을 벗어나 학교를 갔다. 학교라는 작은 청소년들의 작은 사회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다 한번 씩은 격어 봤을 경험. 학교는 사회에서 생활하기 아직 미숙한 아이들을 모아 교육하는 곳. 어른들의 말로는 학교는 우리의 작은 사회. 청소년들의 말로는 절대 피해갈수 없는 자그마한 지옥.

하지만 몇몇의 부류들은 학교라는 숨 막히는 곳에서 각자만의 숨구멍을 찾는다. 아무것도 없는 황폐하고 척박한 땅에서 꽃 하나를 찾은 벌처럼 그곳을 집요하게 따른다. 그것이 나쁘든 좋든, 각자의 숨구멍은 다 다르지만 대표적으로는 급식으로 만족감을 채우는 급식충들, 연애를 하며 삶의 유희를 즐기는 부류, 마지막으로 일탈을 일삼으며 어른들이 고깝게 보는 아이들

‘이중 나는 어디지?’

“라온쓰~ 굿모닝”

상념에 빠져있던 정신이 다시 돌아온다.

“모야? 표정 안 좋은데……? 어디 아파?”

‘아- 어딘지 알겠다.’

나는 활짝 웃으며 김라온 이라는 사람을 연기한다.

“아냐, 그냥 대학 진학 때문에. 우리도 이젠 고2잖아.”

그러자 나의 친구인 수정이는 말도 안 된다며 입을 벌리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한다.

“허어얼 말도 안 돼. 여왕님이 그런 것 가지고 고민을 하다니!!”

“여왕은 무슨, 그리고 그런 것이라니 고등학생한테는 가장 중요하거든.”

그러자 수정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길가에 있던 애꿎은 돌멩이를 툭툭 차 덴다.

“그치이만 다들 그렇게 부르는 걸”

그러며 다시 나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너는 공부도 운동도 무려 수행도 다 잘하잖아! 나야 뭐 평균 유지도 힘든데. 이제 보니 완전 사기캐네!”

꿈틀 나를 움직이는 몸 속 어딘가가 꿈틀거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기분 나쁜 느낌이 온몸을 휘감겨온다. 하지만 나, 김라온은 내색하면 안 된다. 항상 완벽하고 잘나서 다른 아이들이 동경하며 우러러볼 그런 사람. 그렇다 학교에는 많은 부류의 아이들이 있다. 그중 내가 속한 곳은 나 자신을 숨겨줄 가면을 찾아 자신의 삶을 거짓으로 만들어가는 아이들. 이 아이들은 아무도 그 무엇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충족하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가면을 쓴 아이든 어른이든 생각보다 찾기 쉽다. 왜냐하면 그 사람에게서는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쓴 걸로 인한 잔해물이 은연중에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건 주위의 사람들이 알 수 없다. 전부다 어떠한 변덕으로 치부될 뿐 그걸 진심으로 보고 벗기려하질 않으니깐. 그리고 그걸 알아도 다가가지는 않는다. 자신이 알던 모습과는 다를 까봐 무서워서 진실을 보려하질 않는다. 지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눈 감아 버린 것이다. 그게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이든, 사람이란 그렇다 자신을 위해 타인을 버리는 행위를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이라는데. 나는 그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내 앞의 애를 내쫓지 않는 것부터 말이다.

나의 말로만 친구인 수정은 사실 나를 친구로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써먹을 패로만 생각하지. 자신의 사랑을 위해. 그렇다, 수정의 숨구멍은 연애이다. 지금까지 하도 많은 남자와 사귀어서 몇인지 셀 수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까지 수많은 남자를 만난 것처럼 수정은 우리 학교 축제 때 하는 인기투표에서 항상 탑 5위 안에는 든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내 주위의 여자 아이들은 수정이가 불여시라고 싫어한다.

‘자기들도 똑같으면서..’

그리고 이번에 수정 관련된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번에 수정이 빠진 상대가 학생회장이라는 것이다.

‘한 달 동안 쫒아 다녔으니 힘들만 하겠군.’

수정은 화장을 떡칠을 해 안 들키려고 했지만 요즘 들어 피부가 푸석푸석 해보였다. 하지만 수정이 회장과 진심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회장도 나처럼 똑같이 가면을 쓰고 있다. 그리고 나와 그 가면을 공유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회장이 수정을 가지고 놀면 몰라도 진심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내 앞에서 조잘조잘 거리는 아이를 보며 생각에 다시 빠졌다.

‘과연 회장의 진짜 모습을 보고도 버틸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절대 버티지 못한다.

‘나도 좀 독종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아직 나는 회장을 따라잡기에는 멀었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상 할 수도 있지만 난 회장의 검은 속을 존경한다. 자신의 추한 모습을 감출 수 있다는 게, 자신의 뜻을 마음 것 펼칠 수 있다는 걸. 누가 들으면 사랑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게 회장은 사랑 이상으로 존경하는 사람이고, 가면을 쓰고 항상 숨막혀오던 세상에서, 이젠 정말 죽어야 하나 싶었을 당시 진짜 ‘나 자신’을 찾아준 유일한 존재이다. 갑자기 수정이 아닌 익숙한 목소리가 드려온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웃고 있어?”

“......회장”

간접적인 욕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조금은 찔려 답이 늦어 버렸다.

‘이런-’

“뭐야, 둘이서 지금 나 욕하고 있었어?”

“아뇨!!”

수정은 손사래를 치며 나를 팔꿈치로 나를 툭툭 건드려 대자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 라온이라는 가면을 다시 쓸려고 하는데, 갑자기 눈앞에 얼굴이 쑥하고 들어왔다.

“아님 내가 너무 잘생겨서?”

눈앞의 남자의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쳐 얼굴 주위까지 퍼져 나간다. 그리고 내 눈동자에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의 얼굴이 쑥 하고 들어왔다.

‘또, 냄새가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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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21 00:51 | 조회 : 371 목록
작가의 말
나붕어

나붕어는 댓글을 사랑 합니다! 하지만 욕은 상처 받아요.(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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