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아르카나와의 접전을 끝내고 연회장을 벗어난 크라운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집었다.

' 다시 태어나 새 삶을 살아도 결국에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가...'

크라운은 마음이 묵직해졌다.

지금은 잘 넘겼지만, 아르카나가 어떤 수를 쓸지 모르는 일이다.

크라운은 터덜터덜 힘없는 걸음으로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걸었다.

새까만 어둠속에서 빛나는 달을 보니 왠지 모르게 재수없게 느껴졌다.

' 하아.. 누구 마음은 모르고 더럽게 밝구나..'

걷고 걸어서 아까의 연회장과는 차원이 다른 작고 나무로 된 집이 보였다.

크라운은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며 편해졌다.

크라운이 문을 열자,

메르샤와 티오가 눈에 들어왔다.

메르샤와 티오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주니

정말 집에 돌아왔다는 기분이였다.

무언가를 목적으로 웃는 것도 아닌,

가면을 쓴 웃음도 아닌.....정말 따뜻한 미소였다.

"다녀왔습니다.."

" 크라운!돌아왔니..!어땠니??"

티오가 웃으며 활기차게 물으니 절로 웃음이 났다.

" 무척........즐........멋진 곳이였습니다"

차마 거짓말이라도 즐거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 티오..방금 돌아와서 지칠텐데.. 너무 흥분하지 마..!"

메르샤가 설거지를 끝내고 손을 닦으며 걸어왔다.

" 어서오렴 "

그 말이 그토록 따뜻하다는 것을 크라운은 처음 알았다.

크라운이 메르샤와 티오를 껴안았다.

" ..? 크라운..??"

크라운은 86살이지만 왠지 지금만큼은 정말 7살처럼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 어머..후후 크라운이 제 나이처럼 보이는데?"

메르샤는 크라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티오도 호탕하게 웃으며 크라운을 꼬옥 안아주었다.

크라운은 눈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크라운이 아랫입술을 쎄게 깨물으며 껴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86년이라는 삶을 살아오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처음이였다.

크라운은 두 눈을 감았다.

'오늘은...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그래서.....그래서 오늘 머리가 이상해진 거야....

오늘은.... 좀 어리광 부려도 될꺼야..'

크라운은 남들이 쉬고 놀아야 했을 쉬는시간을 이제서야 가진 것이다.

크라운은 부모님의 따뜻함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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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11 15:12 | 조회 : 2,812 목록
작가의 말

11화를 1편,2편으로 나눠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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