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황녀의 과거(2)

#15:황녀의 과거(2)

황자는 이상하게도 매일 황녀궁에 찾아왔다. 혼자서 밥을 먹고 있는데도 찾아오고, 혼자서 놀고 있는데도 찾아오고 어쨋든 매일 찾아왔다. 그래서 무척이나 짜증났다. 안그래도 엄마가 후궁 궁에서 날 출입 금지를 시켰대서 짜증났는데 어쨋든 매우 짜증났다.

“누나! 오늘 시간 있어요?”

“아니..”

“그럼 시간 날때까지 기다릴게요!”

황자는 매우매우매우 쓸데없이 나를 잘 따랐다. 처음에야 나도 동생이 생긴 것 같아서 기뻐했지만 계속 찾아오면서 나를 귀찮게 구니 이제 나도 황자를 귀엽게 볼 수있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아무리 귀여운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면서 그래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황자가 계속 남의 궁에 있어도 되는거야?”

“남이 아니죠! 누나궁이죠!”

나는 이맘때 쯤에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황자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해줘도 황자는 계속 ‘누나니깐 그런거에요!’이러면서 되받아쳤다. 황자는 웃으면서 내가 하는 숙제를 도와줬다. 이럴때 보면 진짜 황자가 전생을 기억하는게 맞는 것같다.

“황자는 전생을 기억한다면서 왜 나한테 누나라고 계속 부르는거야?”

“아! 저는 말이죠. 예전 생에는 여동생이나 남동생이 있었고, 누나나 형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더 누나한테 의지하게 되는 것같아요.”

황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약간 내 눈을 피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마 그리 좋은 추억은 아닌가보다.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지금 제일 궁금한 베니아 황후에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요즘 황후는 어떠셔?”

“음..어떠하다는 것도 없죠. 평소처럼 지내고 계시죠. 그렇게 치면 요즘 왜 누나의 엄마는 누나가 후궁 궁의 가는 걸 금지하는거죠?”

“...글쎄..나도 잘 모르겠어. 혹시 내가 잘못한게 있는걸까?”

황자는 내말에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에이 누나가 잘못한게 있을리가 없잖아요. 이렇게 착한 누난데!”

황자는 그러면서 은글슬쩍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제 안건데 황자가 나보다 키가 컸었다. 나는 그런 황자가 해주는 행동이 싫지는 않았기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어줬다.

내가 가만히 있자, 황자는 은근슬쩍 나의 대한 것을 물어보았다.

“누나는 누나가 비스라는게 싫어요?”

“....아니”

나는 솔직히 말해서는 비스의 저주 때문에 비스가 완전히 싫은 건 아니다. 비스라는 이유 때문에 엄마는 날 한번이라도 돌아봤다. 하지만 비스라는 이유 때문에 엄마는 지쳐갔다. 어떻게 보면 좋지도 싫지도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내가 황제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모르겠어. 하지만 너라면 괜찮을 것 같에.”

황자랑 1년 가까이 친하게 지내서 그런지(황자가 열심히 찾아온거지만) 황자는 그리 멍청하지 않다는 걸 깨닭았다. 물론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그는 나말고 다른사람에게는 자그마한 무례또한 용서하지 않는다. 그만큼 깐깐하고, 목표도 확실하다.

“흐음..애매한 대답이네요. 솔직히 말해서는 저는 누나가 여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건..거의 불가능이야.”

“그렇죠. 제가 아무리 반쪽 비스라고 해도 실제 비스인 누나처럼 비를 뿌리는 재주도 없고 말이죠.”

나는 황자의 말에 원래 실망했던 마음이지만 오늘따라 더 실망을했다. 나는 여제가 되지 싫으니깐..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는 마요 누나,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는다잖아요?”

“호랑이가 뭐야?”

“음..이 세계로 치면 드래곤 정도가 아닐까요..?”

흐음..드래곤이구나.. 황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에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요즘 황자는 고아원에 자주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은 나중에 훌륭한 정령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전생부터의 꿈이었다나 뭐라나

“그럼 황자는 나중에 정령왕도 소환하는거야?”

“네! 소환할거에요! 참고로 누나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들어줄게요. 제가 할 수있는 일 안에서요.”

“에...황자가 그런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야”

“누나니깐 하는 말이죠!”

황자는 지금은 하급 정령들만 소환할 수있지만 나중에는 중급 정령들을 소환해 볼거라면서 들뜬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황자의 말에 딱히 토달 생각도 없었던 나이기에 조용히 듣고 있었다.

‘쾅 쾅’

“뭐죠? 어떤 미친년이 황녀궁에서 이따구로 문소리를 두드려요?”

황자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어쩔 수없이 나는 일단 그 시녀를 들어와라고 했다. 문을 쾅 쾅 두들던 시녀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주렁 주렁 맺혀있었다. 누가보면 어디서 전쟁이라도 나서 피난온 사람인줄 알겠다. 얼굴도 하얗게 질려서는..

“무슨일인데 제 궁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노크를 한거죠?”

“황녀님..그것이.....후궁 마마께서...”

“..?”

“돌아가셨습니다.”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시다니? 물론 엄청나게 팔팔하면서 잘 걸어다녔던건 아니지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만큼 아픈 엄마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시녀는 부들 부들거리면서 내가 꼭 벌이라도 줄 듯이 말했다.

“그게...아까 3분전에... 근육이 다 끊긴채로...사망을...아마 암살자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

나는 실제로 엄마를 보기 위해서 뛰쳐나갔다. 시녀는 계속 부들부들 거렸고 나는 그런 시녀를 뒤로 하고 후궁 궁에 가기 위해 뛰었다.

나는 내 뒤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황자를 보지 못한채로

“엄마!...엄마!”

“황녀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시신 회손입니다.”

“아냐..엄마가..엄마가 그럴리가 없잖아?응?”

나는 울고 불고 콧물까지 다 짜면서 시종에게 메달렸다. 시종은 곤란해하며 날 밀어냈다. 엄마가..날 두고 그럴리가 없잖아요? 그쵸?

“아니..제4황제 포테토 전하!”

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나의 아버지 포테토는 한번 도 엄마가 후궁이 되고 찾아오지 않더니 엄마가 죽으니 이제서야 찾아왔다.

“전하..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인일로.”

“잠깐 가는길에 들렀소.”

가는길에 들렀다고? 그럼 가는 길이 아니었으면 엄마를 보지도 않겠다는 소리야? 나는 황제를 증오했다. 엄마가 그렇게 미친이유에는 내가 비스여서 뿐만이 아니라 저 황제놈이 엄마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또 후궁의 자리까지 앉혀논 주제에 제대로 관리를 안했기 때문에 미친 것이다.

‘저런 인간의 핏줄이라니 더러워..’

나는 눈물을 닦아내리며 황제를 증오 할듯이 쳐다봤다. 하지만 황제는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없던 힘도 쥐어짜냈다.

“당신이죠? 당신이 그런거예요?”

“…넌...제1황녀 포르쉐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그런것은 아니야.”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살릴수 있었잖아요! 왜 모른 척 했어요?”

“그건 사고였을 뿐이란다. 제1황녀여”

나는 울고 싶은 마음을 꾹 삼키면서 마지막 말을 이어갔다.

“이 위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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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4 17:58 | 조회 : 591 목록
작가의 말
셰이엘

하하 전 내일 한국으로 갑니다!(+분량 좀더 키우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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