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약혼식(2)완

#13:약혼식(2)완

오늘은 자랑스럽지 않고 더러운 황태자와의 약혼식이다. 그리고 나는 엄청나게 고민중이다. 전에 마법으로 만들었던 드레스를 입으려고 했는데 황태자가 그걸 또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만든 드레스를 쳐 버려버리고는 또 자신이 드레스를 하나 사왔다. 대체 가짜 약혼식인데 왜 그렇게 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대체 황태자는 무슨 생각일까?”

“그걸 알면 이러고 앉아있겠냐?”

그건 그렇다. 원래 목적이 황태자가 왜 마차 사고를 일으켰는가에 대한거니깐.. 그걸 이미 알고 있다면 황태자와 약혼 따위는 하지 않았을거다. 참고로 세이지랑 카이는 일단은 호위무사이므로 하객자리데 앉아야하는데 카이는 그렇다쳐도 세이지는 엄청나게 싫다고 했다.

“세이지, 아직까지 그렇게 뿌루퉁하게 있는거야?”

세이지는 카이랑 쌍둥이여서 그런지 삐지는 모습까지 둘이 똑같았다. 나는 그런 세이지의 모습에 내가 먹고 있던 초콜릿을 하나 세이지의 입에 물려줬다. 세이지는 우물 우물 거리먄서도 삐진 얼굴을 계속 하고 있었다.

“세이지 어쩔 수 없었다니깐? 그렇다고 널 내옆에 나둘 순 없잖아?”

“...그렇구나..”

응? 뭐가? 세이지는 깨닭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뭔가 자신의 위치를 깨닭았다기 보다는 다른 의미로 받아드린 얼굴이었다.

“..포르쉐 옆에 있으면 되는구나”

“아니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는데”

갑자기 세이지는 일어나면서 턱시도를 가지런히 하고는 자신의 손을 나한테 내밀어줬다. 뭐지? 먹으란 건가? 내가 의아하게 보고 있자 세이지도 의하하게 봤다.

“..잡아 포르쉐”

“아니 뭘?”

“..손”

세이지의 말이 끝나고 나는 일단 궁금했기(?) 때문에 세이지의 손을 잡았다. 세이지는 내 손을 잡고 날 끌어당기더니 이내 날 자신의 품에 안기게 했다. 나는 졸지에 세이지의 품에 안겨서는 세이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도망치자 포르쉐.”

“저기 날 잊은 것같은데..?”

카이는 자신을 잊은 것 같다고 슬퍼하더니 이내 내 손의 뭘 끼워졌다. 엥 반지? 딱봐도 금처럼 보이는 반지를 찬 나는 카이에게 이게 뭐냐고 물었다. 그러자 카이는 웃으면서 대답해줬다.

“추적 반지야. 혹시 너가 세이지랑 떠날까봐. 나도 데리고 가야지?”

“뭘 그런것까지...어쨋든 지금 너희들 나랑 도피하자는 거니?”

세이지랑 카이는 이내 머리를 동시에 끄덕였다. 아니 이런 미친! 황태자의 약혼식을 할 뻔한(?) 카를레인 영애가 호위기사랑 사랑의(?)도피를 한거라고 소문이 날 거 아니야! 카를레인 후작도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아니 너희들 미쳤어?!”

세이지랑 카이는 절레 절레를 하더니 이내 세이지는 날 안고 천장을 검기로 뚫어버렸다. 제법 큰 소리가 났지만 나는 혹시 몰라서 방음마법을 걸어뒀기 때문에 그 소리는 밖에 까지 들리지는 않았다.

“안 미쳤으니 가자구 포르쉐”

“카이 너까지 미쳤구나..”

카이가 미쳤다고 확신한 나는 절레절레를 했지만 세이지랑 카이는 일절 그딴 건 무시하고는 엄청난 점프력으로 지붕위로 올라갔다. 대체 10살짜리 주제에 왜이리 대단한거지?! 어둠의 땅 황족이라 그런가..

“세이지 대체 어디로 갈 생각이야?”

“...아마 포르쉐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세이지와 카이는 일절 날 바라봤다. 하긴 이동 마법을 할 수있는 건 나뿐이기도 하고, 세이지랑 카이가 아무리 점프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멀리 이동을 할정도는 아닐거다. 할 수없이 이미 물이 다 엎질려진 마당에 다시 돌아갈수도 없어서(사실 천장이 왜 뚫렸는지 설명할 자신이 없다)세이지랑 카이를 데리고도 안전한 장소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음...헬슨으로 가자.”

“헬슨?”

헬슨은 내가 게몬스 제국에서 만든 상단이다. 나에게는 총 세개의 상단이 있는데 대표적인 상단은 라그나, 그리고 레리안, 마지막으로 게몬스 제국에 있는 헬슨이다.

“응, 헬슨은 내 상단이야. 마침 게몬스 제국에 있고.”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세이지랑 카이의 옷깃을 잡고 이동을 외쳤다. 황금빛에 둘러 쌓여 도착한 곳은 호텔 같은 곳이었다. 온통 새하얀 대리석이였고, 그 위에는 반짝이는 전등이 있었다. 중간에는 건물 안인데도 불구하고 분수대가 있었다.

“이거..상단이 아니라 호텔아니야?”

“하하 헬슨이 돈을 좀 많이 벌거든. 자 가자”

내 말에 세이지는 날 내려주고는 날 따라서 졸졸 걸었다. 헬슨의 부상단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임시로 부상단주를 맡고 있는 셀리나를 찾아가야 했다. 셀리나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3층 안쪽방에서 살고 있는데 거의 매일 잠을 자고 있기에 그곳으로 찾아가면 셀리나가 꼭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자!”

나는 은색으로 칠해놓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셀리나를 만나기 위해 마법으로 꽃다발 하나를 만들어냈다. 셀리나는 꽃다발을 가져가지 않으면 이상하게도 만날 생각도 안한다. 심지어 상단주인 나까지 말이다.

3층으로 올라가자 누가봐도 셀리나의 방같이 생긴 문을 발견했다. 문은 연분홍색이었는데 꽃이란 꽃은 다 달아논 것 같았다.

‘똑’ ‘똑 똑’

“셀리나?”

셀리나는 내 예상에 전혀 빚나가지 않게 자고 있는 것 같았다. 묘하게 문 앞에서 코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내가 아침에는 자지 말라고 했는데....

“셀리나? 당장 안일어나?”

나는 문을 쾅쾅 발로 차면서 말했다. 그래도 셀리나는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참을성이 없었던 나는 세이지랑 카이를 뒤로 물러서게 하고는 폭발 마법을 사용해 문을 부서버렸다.

“아아ㅏ아아아악!! 무슨일입니까아?!”

“나다.”

나는 싸늘한 얼굴로 셀리나를 맞아주었다. 셀리나는 이제 일어났는지 꽃무늬 팬티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분홍 머리였는데 셀리나는 장발이다. 그래서 지금 부스스스하다. 셀리나는 팬티만 입은채로 머리를 박박 긁고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모양이다.

“셀리나 내가 아침에는 자지 말라고 했지?”

“아! 황녀님이구나. 내가 너무 잠이 오는 걸 어떡해”

“참아”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셀리나에게는 무리였는 모양이다. 셀리나는 자신의 좋은(?)몸매를 다 드러내고 삼각팬티(꽃무늬)만 입고 있었다. 예전에는 매일 봤던 거지만 지금 보니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내눈...”

세이지는 눈을 찌푸렸고, 카이는 눈을 찌푸리다 못해 자신의 눈이 실명됬다고 연기까지 하고 있다. 나 또한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셀리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황녀어어엉님. 그래서 이렇게 폭발 마법까지 쓰시고 1년만에 헬슨에 찾아온 이유는 뭐야?”

“며칠전에 일어났던 내 마차 사고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줬으면 좋겠어. 게몬스 제국의 일은 헬슨이 제일 잘 알지 않나?”

셀리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긁적이면서 코도 팠다. 그리고 대충 자신의 방에 널부러져있던 종이를 한장 주워서 나한테 건네줬다. 뭐지?

“이게 뭐야?”

“황태자가 저지른거라고는 알지? 지금까지 황태자의 뒤를 조사한 결과야.”

셀리나의 말이 끝나자, 나는 그 뒷조사를 했다던 보고서를 살펴봤다. 하지만 이건 나랑 세이지랑 카이가 힘들게 일해서(?) 약혼까지 갈뻔한 것과 알고 있는 것이 똑같았다. 이래서는 황태자의 의도는 전혀 모른다.

“그래서 한가지 가설이 생겼지.”

“무슨 가설?”

“누군가가 황태자에게 일을 덮어씌웠다는 가설.”

일리는 있다. 내가 엄청나게 힘들게 황태자의 곁에서 접근을 해봤지만 황태자는 레토트제국에서 일어난 마차사고를 모르는듯 했다. 아무리 봐도 황태자가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대체 누가 한거지?

“혹시 짐작가는 사람은 없는거야?”

“어머 황녀님~ 그런걸 알면 이미 조사했겠지.”

하긴 헬슨이 괜히 헬슨이겠냐.. 게몬스 제국의 서열 0위 상단인 숨겨진 상단으로도 유명한 헬슨이니깐. 사실 헬슨은 숨겨졌다기보다는 호텔로 위장한 것 뿐이지만..

“음..그럼 황태자와 아예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단 말이야?”

“그건 나도 모르는일이지 황녀님~”

셀리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황태자에게 덮어씌웠다는 거는 그만큼의 황태자와의 친분이 있다던가 아니면 황태자 근처에서 황태자의 목을 노리던 사람이라던가...어쨋든 그런 사람이 그런 짓을 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기로는 황녀님과도 가깝고, 황태자와의 접촉도 쉬운 사람이 했다고 생각해”

“일리는 있네.”

나는 셀리나의 말을 따라서 셀리나에게 나와도 가깝고, 황태자와의 접촉도 쉬운 그런 쪽의 사람을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셀리나는 귀찮다며 투덜거렸지만 이내 조사해주겠다고 했다.

“아, 참고로 나 잠시 동안은 헬슨에 머무를거야. 그리고 카를레인 코안의 행적을 조금 남겨줘.”

“카를레인 코안은... 이미 죽었는데 뭐하러?”

“내가 카를레인 코안을 좀 했었거든.”

내 말에 셀리나는 웃기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이내 그것도 알겠다며 수락했다. 역시 셀리나는 잠 만 안자면 모든 것이 완벽한 부상단주라고 생각한다.

셀리나가 준 방열쇠를 받아들고 세이지랑 카이에게도 나눠줬다. 세이지랑 카이는 이게 뭔지 모르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물었다.

“이게 뭐야?”

“너희들 방 키, 앞으로는 헬슨에 머무르게 될거야. 그리고 레토트 제국으로 돌아가야지.”

“황태자는 어쩌고?”

“지금은... 황태자가 문제가 아니야.”

물론 혼약서까지 쓰고 정작 약혼식때는 도망쳐버린 내가 할 소린 아니지만 혼자 남은 황태자는 아마도 날 엄청 증오하게 될 것이다. 귀족들의 반발과 황제의 잔소리도 피할 수없을테니 말이다.

‘조금 걱정일지도…’

그래도 사랑의 도피 같은건 너무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이미 해버린거니 어쩔 수없지만.... 나는 세이지랑 카이에게 조금 쉬어둬라고 말하고는 나도 방에 들어가서 셀리나가 말해준 정보를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어떤 놈인지 몰라도 나한테 걸리면 죽었어..”

나의 머리를 싸메게 하는 그 놈이 누군지는 몰라도 이거 하나는 확실해졌다. 그 놈은 보통 상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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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2 19:19 | 조회 : 629 목록
작가의 말
셰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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