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약혼식(1)

#12:약혼식(1)






황태자는 약혼식을 바로 3일 뒤, 라고 정했다. 기한이 3주 뿐이니 빠르게 진행하려는 모양이다. 아무리 황태자가 다 준비한다고 해도 후작가에서도 새로 고용한 사람들이 바빠게 움직 일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나는 재외다.

“포르쉐 진짜 그 약혼 하는거야?”

“어차피 3주간이잖아? 그것도 카를레인 코안의 이름으로 하는거고.”

카이의 말에 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해주었다. 세이지도 커이도 뭔가 탐탁지 않은 눈빛이긴 하지만 그냥 어디 배라도 같이 아픈가 보지 하고는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그 망할 황태자가 준비는 잘 하려나..’

하하, 역혼식도 처음 해보는 주제에 그것도 12살짜리 어린애가.. 드레스 보는 눈은 있으려나.. 막 아무거나 집어오는거 아니야? 뭐 그러면 편하긴 하겠지만..

음..

“역시 걱정이네.”

“뭐가?”

“망할 황태자가 잘 할지가”

내 말에 카이도 왠지 모를 걱정이 되는 듯했다. 역시 너도 황태자를 못 믿는 거구나 그럴 수있어! 나도 못 믿는걸.. 카이랑 나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데 세이지는 심심하다는 듯이 내 볼을 찌르고 있다. 하하 세이지니 봐준다.

‘똑 똑’

소란스러운 밖에서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카이를 시켜서 문을 열라고 했다. 절때 귀찮아서 카이에게 시킨게 아니다.

“아가씨, 황태자 전하께서 드래스를 보냈다고 입어보시라는데요?”

“뭐어?”

황태자 이자식은 부티크를 30곳이나 털었는지 한 부티크마다 50벌의 옷이 있었다. 그것도 약혼식인데 결혼식 처럼 하자고 모두 다 흰 드레스였다.
아니.. 하나 골라서 보내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많이 쌓아서 보내주냐?! 내 방에 나둘 곳도 없잖아! 그리고 추신이 어? 하나 골랐으면 남은 건 다 가지라고? 이런 미친?

“이걸 어떡하지..”

“하나 대충 고르고 다른 건 팔아버려.”

“오 카이 좋은생각!”

카이의 의견을 총 반영(?)해서 흰 드레스란 흰 드레스는 하나만 남겨두고 다 팔아버렸다. 이런 아동용 드레스따위 입을까 보냐!(입어야 한다) 나는 16살 성숙한 여자라고!

“큽...”

“남은건 이건데 이걸로 할거야?”

카이가 한벌을 남기고는 다 갖다 팔아버렸다. 그 한벌은 미니드레스였는데 뒤에는 왕리본이 달려있고, 밑에는 촘촘히 작은 레이스로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드레스의 곳곳 다이아몬드를 박아놨다. 와 무거워서 어떻게 다니지?

“하하 그것도 팔아버리고 싶지만 팔아버릴수도 없고 원..”

“음...이렇게 하는 건 어때?”

카이의 말에 따르면 일단 이 드레스는 팔아버리고, 내가 마법으로 흰드레스를 만들면 그것을 리폼해서 입는 것이다. 이 드레스는 신전에서 보냈다고(?) 뻥을 까고 나는 저 무거운 드레스를 입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와 카이의 잔머리 실력의 찬사를 보낸다. 내가 잘 키웠어! 흡..

“좋았어! 당장 실행에 옮기자”

나는 마법의 원천을 이용해서 무난한 흰드레스를 하나 만들었다. 카이는 아까 그 드레스를 팔러 갔고, 세이지랑 내가 장식을 하기로 했다. 장식품을 고르면 마법으로 붙이면 되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어떤게 좋을 것 같아 세이지?”

“....나는 이런거 볼 줄 몰라.”

“에이 그래도! 내가 달아줬으면 하는 건 없어?”

나는 세이지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근데 세이지는 의외로 진지한 얼굴로 장식품 케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진지하게 안골라줘도 되는데..

세이지는 잠시후, 결정했다는 듯이 날 바라봤다. 나도 어떨결에 세이지를 바라봤다.

“..포르쉐를 달아줬으면 좋겠어.”

“세이지, 나는 못 달아.”

“..아 그런거야?”

세이지가 생각하는게 그렇지 하고 넘어갔다. 세이지한테 부탁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 나는 대충 장식품 케이스 안에 있는 가짜 진주를 드레스의 둘러 쌓이게 붙이고는, 흰 망사를 드레스 뒤에 붙였다. 이정도의 무난함이라면 괜찮겠지? 혹시 몰라서 드레스랑 같이 쓸 왕관도 하나 만들어뒀다.

내가 붙이기를 끝내고 자랑스럽다는 듯이 드레스를 바라보고 있자, 드레스 팔기를 다했는지 카이가 내 방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길을 잘 찾았구나.

“어서와 카이, 이쪽도 다 끝났어.”

“그런 것 같네. 아 그리고 라그나한테서 편지 왔던데?”

뭐? 라그나가 자랑스럽게(?) 후작가 편지통에 편지를 보냈다는 말인가? 이런 미친!이 아니라.. 설마 그랬겠어?

“가는 도중에 흑갈색 머리를 한 사녀가 가져다줬어.”

“아 걔라면...라그나의 일원이야.”

“어쩐지..그런 것 같더라.”

하하 다행이네. 설마가 사람을 잡지 않아서.. 흑갈색 머리에 소녀는 의외로 일을 잘해주는 모양이다. 그러니 알도 믿고 여기에 일을 시켰겠지. 그런데 갑자기 편지는 왜 보낸거지?

“잠깐 편지좀 줘봐.”

“원래 주려고 했어.”

카이에게 건네받은 편지의 내용은 아주 과관이었다. 지금 당장 라그나로 와라는 내용이었는데, 라그나를 황제가 의심하고 있다는 거였다. 아니 왜 하필 라그나를 의심하는거지? 그래서 황제가 7일 내로 라그나의 비밀스러운(?) 상단주를 만나보고 싶어했다. 아놔 황제님 왜이러세요..

“아마도 지금 당장 라그나로 와라는 것 같은데...7일 내니깐 약혼부터 하고 가도 되겠지?”

“모르지?”

하하 젠장.. 나는 머릿속으로 젠장을 계속 외치면서 고뇌하고 있었다. 알이 이렇게 내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편지를 보낸 걸 보면 매우 급한 상황이 분명했다. 그래도 나는 알을 믿는다는(?) 듯이 7일내라고 했으니 급한 불부터 끄기로 결정했다.

3일후에 있을 약혼식부터 후딱 하고, 라그나로 빨리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포르쉐 안색이 안좋아.”

“아 그래?”

세이지의 말에 옆에 있던 거울을 쳐다보자 안색이 진심으로 안좋았다. 이게 다 황태자(?)랑 황제 때문이다! 이놈의 황족들이 문제여!

“황족들은 언제 몰살 당하지..”

“큰일 날 소리를 하네.”

하하 카이 니가 말할 말은 아니다.

나는 일단은 약혼식부터 생각하기로 결정하고,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호위기사인 세이지와 카이는 무조건 같이 가고(머리하는 동안 심심해서가 아니다.) 마차를 타고 미용실에 도착했는데..왠지 모르게 사람이 엄청 먾았다.

‘이건 또 무슨 궤변인가..’

나는 속으로 고뇌하고 고뇌했다. 세이지랑 커이도 사람이 많은 곳은 싫은지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어쩔 수없이 두번째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도 가봤지만 모두 만석이었다.(아마도 약혼식에 참여하는 영애들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몰래 평민들이나 가는 미용실로 가버렸다.

“안녕하세....허걱! 귀족영애님?!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떻게..”

“하하 아가씨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머리 부탁해요.”

나는 젊은 아가씨에게 돈을 지불했다. 아가씨는 놀란 얼굴을 감추지도 않고 아주 팍 팍 들어내고 있었다. 아니 귀족영애가 평민이 하는 미용실에도 갈 수있지. 알아보니 여기가 제일 잘한다던데..

“이, 이렇게 많은 건 받을 수없어요. 이정도면 돼요.”

내가 지불한 값에 10분의 1을 가져가고는 10분의 1은 돌려주었다. 아니 저정도면 된다고? 와오 완전 싸네..가 아니라 나는 선심 쓴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냥 다 가지라고 말했다. 아가씨는 감격스럽다는 듯이 나에게 최고의 머리스타일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왠지 황녀궁애서 날 걱장하고 있을 릴리가 생각났다.

“그럼 이쪽에 앉아주세요!”

그렇게 황태자의 약혼식을 준비하는 첫 발이 시작되었다. 의외로 평민들이 하는 미용실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머리가 이쁘게 나왔다. 머리하는 시간도 조금은 단축되었고..오 여기 자주 와야겠는걸? 이런 생각을 하고는 세이지와 카이를 데리고 감사인사(?)를 전하고 다시 마차에 올라탔다.

‘라그나로 오라고 꼬셔볼까..’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도 행복하게 하고 있는 걸 보니 이내 그 생각은 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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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2 10:00 | 조회 : 831 목록
작가의 말
셰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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