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늘 이렇게 (뀨루욱)


12시가 지나서까지 TV를 보며 캔맥주를 마시다가 술기운 때문인지 더웠다.

그래서 베란다로 나가 밖을 보며 맥주를 마시는데 옆집에서 '으힛!'하는 소리가 들렸고 놀라서 고개를 돌리니 베란다 창문이 열리면서 하얀씨가 나왔다.




"하... 얀씨?"




그가 움찔 놀라며 꽤 피곤한 나를 바라봤다.

아직도 안 잤냐고 물으니 일을 끝내고 집을 치운 후 잔다고 했다.

많이 피곤해 보이길래 도와줄까라고 물어봤고 살짝 거부하는 것 같더니 허락했다.

얀씨의 집은 생각보다 지저분했다.

술기운에 힘입어 살짝 사심을 담아 나이를 알아내고 서로 말을 놓았다.

책상 정리를 얀씨, 아니 얀이에게 맡겼다.




"네... 아니, 응 형!"




아직 어색한지 많이 버벅거렸다.

조금 있으면 익숙해지겠지.

청소를 계속하다가 얀이가 자꾸 하품을 하는 게 보였다.

자라고 귄유했지만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다가 몸이 휘청하면서 쓰러졌다.

바닥과 닿기 전에 잡아서 다치진 않았다.




"그러게 자라니까..."




얀이를 들어서 침대에 눕히고 옆에 누워 토닥토닥해주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나도 스르르 자버렸...다...






* * *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나도 일어나니 다른 방의 침대에 있어서 당황했다.

얀이는 이불을 움켜쥐며 물었고 난 새벽에 청소를 하다가 네가 쓰러져서 침대에 옮겨주고 같이 자버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에 힘을 줬다.

이불을 쥐었던 힘을 풀고 침대에서 내려온 얀이는 따라오라고 했다.

방을 나가니 어제보단 깨끗해진 거실이 우릴 맞이했다.




"아침에 밥, 괜찮아요?"



"난 다 잘 먹어. 그리고 우리 말 놓기로 해잖아"




코를 한 번 톡 치고 식탁에 앉았다.

냉장고에서 여러 재료를 꺼내더니 달궈놓은 프라이팬에 썰어 넣었다.

조금 볶다가 밥도 넣어 함께 볶았다.

맛있는 냄새가 집 안에 퍼졌고 곧 얀이가 예쁜 그릇에 볶음밥을 담아주었다.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부부같잖아-




"잘 먹을게"



"맛없어도 뭐라 하기 없기"




숟가락으로 밥을 퍼서 먹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눈이 동그래졌다.




"요리 잘 하네..."



"ㄱ, 그냥 대충한 거예요"




고개를 들어 하얀이를 보니 귀가 빨개져서 밥만 보고 있었다.

푸흐흐- 웃고는 나도 밥을 마저 먹었다.




"잘 먹었습니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으에... 괜찮아!"




두 손을 저으며 거부했지만 난 얀이의 등을 밀며 거실로 보냈다.

달그락달그락- 설거지를 다 하고 손을 털며 얀이가 앉아있는 소파로 갔다.




"이제 갈게. 밥 잘 먹었어."



"어, 어..."




현관문을 열어 우리 집의 도어록을 열었다.

얀이는 자신의 집 문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난 손을 흔들고 푹 쉬라고 말했다.

얀이도 손을 흔들며 말했다.




"원우형"



"응?"



"청소랑 설거지 고마워. 다음에 또... 놀러 와줘"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져서는 후다닥 말해버리곤 문을 닫았다.

나도 내 집으로 들어와 크게 웃었다.




"역시 귀여워."




'늘 이렇게 웃음만 있는 날이면 좋겠다.'라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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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3 21:19 | 조회 : 1,478 목록
작가의 말
뀨루욱

나도 요리 잘하는 사람이랑 결혼해야지. 아, 나중에 외전으로 진짜 도서관에서 섹스 적을까요, 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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