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멜리나!"
?!
깨어나자 나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수많은 사람과 중세시대 에나 나올만한 옷차림, 그리고 화려한 방안 이였다.
어마 무시 하게 화려하고 새로운 풍경에 나는 입을 떡 하니 벌렸다.
입을 벌리다 보니 입술이 팽팽해지는 것도 모르고 나는 중얼거렸다.
"이게 뭐야..."
한마디를 말하기 무섭게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나는 영문을 몰라 갸우뚱 거렸지만,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마치 만화였다면 내 머리 위에 물음 표가 떠 있을 것 같다.
내가 눈을 깜박이며 사람들을 보자 사람들이 누군가를 말했다.
"멜!"
"흐어엉 멜리나...!"
애는 눈물 콧물 다 뽑아 대며 나의 옷을 잡아 땡기고 있었다.
뭔가 더러워서 은근슬쩍 옷을 빼니 나를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것도 잠시, 다시 시끄럽고 더럽게 울기 시작했다.
"멜이 일어났어!"
모두가 기뻐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때 나 혼자만 벙쩌 있었다.
나는 의문을 표하며 신나 보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된것 인지 알기 위해 더럽게 울던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이상한 이름으로 나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니 빙의라도 했나 싶었지만 곧 부정했다.
내 인생에는 그런 것 없다!
"저기요...?"

자그마한 목소리였음에도 방안의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말을 걸은 남자가 나를 반짝 반짝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왜, 왜 그래 멜?"
은근 기대하는 눈빛으로 말하는 남자를 보니 이게 어떻게 된거냐고 묻기에는 양심이 찔려왔다.
이거 말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고민도 잠시, 말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오빠, 콧물이 안 보이니 얼굴이 사슴형인게 겁나 잘생겼다.
"흠, 흠흠!"
목 좀 풀어주고.
근데 내 목소리가 이렇게 좋았나? 의문이 들었다.
목소리가 좋아진게 아니면 귀에 문제가 있는 건가.
아무래도 병원을 가야 할 것 같다.
말하기에 앞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가 눈을 빛내며 나에게 집중해주었다.
음, 마음에 들어.
"...여기가 어디에요?"
"?!"
"메, 멜?!"
"메엘... 거짓말이지? 그럴리 없어..."
"멜은 또 누군데요?"
솔직히 멜이 누군지 궁금하긴 하다.
멜 하니까 생각 난 건데, 세 명의 남자들은 나를 사랑한다의 악녀의 애칭이 멜 이였다.
소설 하면 생각 나는게 빙의다.
와, 잠깐만.
나 설마 빙의된거야?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엉엉 울면서 나에게 말을 거는 것도 모른 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엘..."
어떤 남자가 나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이제 서야 나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메엘..."
"누구세요."
나의 한 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또한번 충격을 먹었다.
사람들이 침대 위에 올라와 나에게 정신없이 캐물었다.
"멜! 나 기억 안나?!"
"네. 안 나는 데요."
"메, 멜. 그럼 나는?!"
"댁... 아니 당신 도요."
기억 나냐고 물어서 안 난다고 대답해 준 거였는데 모든 사람이 울상을 지었다.
그리고는 은발의 청 안을 가지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급히 의원을 불렀다.
그리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의원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들어왔다.
"의, 의원 왔습니다!"
그러자 의원을 부른 잘생기신 중년께서 나를 살펴라 했다.
의원은 호통이 아닌 호통을 들으며 나에게 왔다.
"아가씨"
그리고는 잘생긴 중년의 남자 분을 가르키며 물었다.
"저 분이 기억나십니까?"
...
모르겠는데.
내가 입을 열지 않자 방안에 무거운 침묵이 맴돌았다.
방안은 집이 하나로 뭉처 있는것 처럼 굉장히 넓었는데 보이지 않는데 마져 침묵의 기운이 맴돌았다.
"..."
"..."
침묵이 계속 되자 중년의 남성이 절규를 하기 시작했다.
"으허허허엉! 으아아아! 나의! 멜이! 나를! 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니!! 이 아비를!"
방안은 처음보다 어마어마하게 소란스러우며 비명 소리가 가득했다.
원인은 나 때문인 것 같다.
그나저나 잘생긴 중년 남자 분. 이 몸의 아버지셨군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애도를 하며 방안에 있는 사람들을 천천히 보고 있는데 오직 단 한 남자만이 비명 소리와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다.
남자가 입고 있는 차림새는 이 방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좋아 보였다.
아까 이 몸의 아버지라는 분도 어마어마하게 좋은 옷을 입고있었는데 저 남자보다는 조금 질이 떨어졌다.
누구일까,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 눈이 마주쳤다.
그 남자의 눈동자는 어딘가 모르게 성스러운 분위기의 은안 이였다.
...
"...예쁘다..."
누군가의 몸에 빙의 되었는데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한심했지만 그래도 저 남자의 은안은 너무나 예뻣다.
한심하다 멜...이 아니라 최가은.
위험했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멜, 멜 멜멜멜멜멜멜멜멜 거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멜'이 입에 붙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내 이름이 멜 보다 길어 귀찮아 서가 결코! 아니다.
속으로 왜 하는지 모를 변명을 하는 나는 생각할 틈을 안 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저기요 여러분, 진정하세요."
"하지만...!"
"제가 기억을 잃으며 뭐 어때요. 그냥 다시 배우면 되는 거지."
모든 사람들이 묘하게 설득 당했다.
후후, 나의 승리다.

그런데 만약 내가 '세 명의 남자들은 나를 사랑한다'에 빙의 했다면 일단 이름부터 똑같아야 한다.
내 이름, 아니 이 몸의 이름을 내 아빠라는 사람에게 물어보자.
나는 나를 찡한 눈으로 보고 있는 아빠에게 몸을 돌려 최대한 귀엽게 보이기 위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아...빠?"
소설 속에 보면 멜은 가족에게 사랑을 듬북받고 자랐단다.
그러니 아빠라고 말해도 되겠지.
"왜, 왜 그러니 멜? 무엇이든 해주마."
음, 아빠가 정답인가 보다.
"제... 이름이 뭐에요?"
그리노 공작의 입술이 열린다.
근데 무슨 아빠가 입술 하나 여는데 이렇게 잘생긴 거야?
"너의 이름은..."
나의 이름은...?
"멜리나 리드 그리노. 이것이 너의 이름 이란다."
와, 세상에.
나 방금 소름.
소매가 길어 팔에 난 소름이 안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소름이 났다.
그리고 나는 확신 했다.
이 세상은, 죽기 전에 읽던 '세 명의 남자들은 나를 사랑한다'의 소설 속 세계고, 이 몸은 여주가 나타나기 전까지 모든 사람의 사랑 을 받던 악녀 라는 것.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잠시 혼자 쉬게 해주 실수 있나요?"
그러자 모두가 눈물을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 랄것도 없이 나에게 한 마디씩 남긴 후 방에서 나갔다.
"아가씨..."
"멜... 잘 있거라."
"우리 메엘...."
사람들이 방에서 나간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는 분명... 죽었을 텐데."
나는 넓디 넓은 방을 걷다 고풍스러운 거울을 발견했다.
거울에는 한 청순 가련해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와, 진짜 예쁘다.
소설에서는 멜이 제국 최고 미인이라고 하던데 그 별명이 아깝지도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런데 멜리나는 이 예쁜 외모로 왜 황태자를 못 홀린 거야?
황태자를 사랑하다 죽은 멜...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살짝 불쌍했다.
멜, 천국 가 렴... 이 아니지!
이제는 내가 멜인데.
또 죽기는 싫단 말이지.
내가 죽기 전에는 여주를 응원했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여주가 황태자랑 이어지면 나는 분명 꽥 할테니 내가 먼저 황태자를 홀리거나 여주랑 이어지게 하지 못하게 방해를 놓을 수 밖에!
그래도 황태자를 내가 사랑하지 않을 테니 뭔가 미안하니까 여주랑 이어지지 못하게 해야겠다.
좋아, 황태자와 여주의 사랑 방해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여주야, 미안하게 됬어.
그렇게 생각하고는
"에구구 다리야. 너무 안 움직였더니 근육이 뭉쳤나 보네."
다리가 아파 침대에 드러누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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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16 13:56 | 조회 : 1,266 목록
작가의 말
뮤노

허허허허 일주일 마다 올릴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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