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 - 루얀

2 - 루얀




2015년 9월 9일. 요괴들이 갑자기 출몰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신들보다 강한 그들을 두려워했지만 점차 그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요괴들의 말에 따르면 본래 인간을 싫어한다 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왕의 말에 따라 인간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했다 하였다.


그리고 요괴의 왕이, 오늘 밝혀진다.



* *



분주한 기자회장.


오늘 2시. 요괴의 왕이 발표된다. 소문의 진실여부가 확인되는 날.


하지만 모두의 의견 중 공통점이 있다.


힘이 무조건적으로 세다.


현재 요괴의 왕, 17년 전 이하와의 사랑을 나눴던 현은 슬픈 요기를 뿜으며 기자회장으로 갔다.


"현아....괜찮아?"


"......어."


걱정하는 류인의 말에도 딱딱하기 짝이 없는 말투.


".......들어갈래."


벌컥-


들어감과 동시에 플래시가 터진다.


그리고 누군지 보지도 않고 찍어대는 기자들.


그들이 현의 모습을 보았을때, 모두 침묵으로 대답했다.


여자라니. 게다가 작고 연약해보이는 여자.


현이 마이크를 입에 대고 말했을때,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십분내로. 다 물어봐요. 그리고 제 용건을 말하죠."


침착하고 차가운 말투.


"동시에 말하면 안됩니다. 그럼 부수고 그냥 갈겁니다."


당연히 일제히 말을 하려했던 기자들은 바로 입을 닫았다.


그리고 한 기자가 입을 열었다.


"나이는요?"


"......43살 입니다."


현이 대답하자 기자들도 하나둘씩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요괴로 치면 어려보이시는데, 어떻게 왕이 되신거죠?"


".......전 요괴가 아닙니다."


"....네?"


예상치 못한 답에 그들 모두 놀란듯 했다.


"요괴도, 인간도, 그 무엇도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왕인 이유는....누군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짜 왕은 따로 있습니다."


"......무슨 소리죠? 진짜 왕은 따로 있단 건가요?"


현의 입에서 대답이 나오길 기다렸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현이 내뱉은 대답은,


"십 분이 지났군요."


뿐이었다.


"이제 제 용건을 말하죠. 카메라 정면으로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말에 딴데를 향해있던 카메라들도 현에게 향했다.


긴장될법도 하건만, 현에게는 그런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 두려운 것이 있기 때문에.


"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모습을 공개했는지, 궁금해하실 분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공개한 이유는..... 누군갈 찾고 있습니다."


투둑-


현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하지만 떨어진건 파란색의 구슬.


"진짜 왕을. 제 반쪽을. 그리고...."


현의 입에서 구슬이 나왔다. 눈물이 구슬이 된 것이 아닌, 이하가 준 선물.


"이 여우구슬의 주인을 찾습니다."


"......무슨 뜻이죠?"


분명히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했건만, 그 기잔 결국 말을 꺼냈다.


현의 싸늘한 눈빛에 결국 주춤했지만, 현은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요괴의 왕이 될, 강력한 힘의 주인이 될, 무한한 수명을 가질, 절 사랑할 분을 찾는겁니다."


요괴의 왕. 강력한 힘. 무한한 수명.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


모두가 원할 것.


"조건은 여러개 입니다. 첫째, 요괴는 안 됩니다. 아니, 애초에 오면....어떻게 될진 알고 있겠지?"


요괴의 모두가 이하와 현과의 관계를 알고 있다.


잘 모르더라도 두루뭉실하게는 안다.


순간적으로나마 반말로 바뀐 현의 말투.


"둘째, 희망 가지지 마세요. 인구만 60억명. 그리고 남자니 그 중 절반 이상. 그중에서 자신이 될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하시면 오시죠."


건방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말투에 태클을 걸지 않았다.


"셋째, 제 심장이. 움직여야합니다. 그 사람으로 인해서. 전 그의 모습이 어떻든,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나의 심장은 너에게밖에 뛰지 않으니까.


"마지막. 눈물을.....잘 흘리지 않아야합니다."


빨리....보고싶어.


"희망을 가지신 분들은, 주위의 요괴에게 말하십시오. 알아서 자격을 확인받으실테니."


요괴들에게 시켜놨다. 만약 희망을 가진 바보들이 나타나면, 모두, 실패했다 전하라고.


넌 내가 널 환생시키지 않길 바랬으니까, 나타나지 않겠지.


바보들이 없는 곳이 설사 먼곳이라도, 난 널 찾아갈테니.



* *



일주일 후.


생각보다 바보가 많았음을 깨닫게 된 현.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말했을까.


바보가 없는 곳은 단 한 곳. 그것도 고등학교였다.


....이정도면 고등학생으로 보일려나? 아니면 교사로 가야하나?


아니 어차피 얼굴이 다 알려졌는데.....


".......고등....학생...."


이하를 다시 마주하게 됬던 때.


교사가 더 많은 이들과 접촉할 수 있겠지만....


"좋아. 학생으로 결정."


조금이라도 그 때를 느끼고 싶다.



* *



가는 절차는 간단했다. 일은 류인에게 싹 다 맡기고 학교에 가서 요청하니 흔쾌히(?) 들어주었다.


가게 된 곳은 1학년 1반.


우선 차근차근 1학년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3학년이 더 편하겠지만, 마치 1학년이 되야할 것 같았다.


담임이라는 여선생님은 날 그저 요괴의 왕이 아닌 학생으로 대해주셨다.


그래서 더 좋았다.


평온했던 때로 돌아간것 같아서....


드디어 수업 시작.


선생님은 먼저 교실에 들어가셨다.


"오늘 전학생이 왔다. 왕ㄸ....아니 그럴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들어와라."


왕따라니. 당연히 그럴 일은 없겠지.


난 오랜만에 피식 웃었다.


곧 이하를 찾을 것 같아서일까? 기분이 좋았다.


난 발걸음을 교실내로 옮겼다.


열심히 딴짓을 하던 아이들은 날 보더니 놀라워했다.


"......설마...."


"잘 부탁해. 이현이라 해."


"........."


또다시 경악으로 물들어가는 아이들의 표정들.


이런 대접도 오랜만이네.


'....이하....'


"저, 저기....뭐 물어봐도 돼?"


"물어봐. 난 그래도 생의 절반은 인간처럼 살았으니, 편하게 대해."


"음....왜....여기, 학생으로 온거야?"


다들 이미 내가 왕이란 건 눈치챈 듯 했다.


왜 여기왔다라.....


"고등학생으로 생활할 때가 그리워서."


"........"


"선생님. 그럼 전 어디에 앉을까요?"


"흠....어디....저 루얀 옆에 앉아라. 같은 요괴니까...."


루얀....이라면....


난 서둘러서 루얀을 찾았다.


저 멀리 웅크려있는 루얀.


"......네가 왜 여깄어?"


"어.......그게....."


철면피가 두껍기로 소문난 루얀이 당황한다.


같은 반 친구, 태경과 신우 역시 놀랍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선생님. 루얀이 여기서 생활하며 잘 못 한건 없나요?"


"어.....많지."


그 말에 난 표정을 어둡게 바꾸며 말했다.


".........안 되겠다. 선생닝, 잠시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의 앞에 홀이 생겼다.


팔을 거기에 집어넣고 무언가를 빼오는 현.


현의 팔이 그곳에서 나왔을 땐, 누군가의 귀가 그 손에 잡혀있었다.


"일 다 맡겨놓고 왜 부르는거야...."


"당연히 이하 찾으려고지. 봐봐. 여기에 수상한 놈 없어?"


나에게 끌려온 류인은 일이 많은지 졸다가 잡혀왔다.


하품을 하며 류인은 그 애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음.......없ㄴ......루얀?"


"이크. 백귀야행의 수장까지....!"


"백귀야행의 수장은 무슨. 너도 백귀거든!?"


"심지어 날 보자마자 숨었어."


이 말에 반 친구들은 또다시 경악했다.


"여긴 왜 있어?"


"으아아악!!! 수, 수장님!"


뛰면서 추격전을 벌이는 저 두 남자를 보며 현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가만히 있어.]


그러자 뚝 멈추고 현의 앞에 무릎을 꿇는 두 사람.


"루얀. 왜 여깄어?"


"음...그게......"


쾅-!


루얀이 말을 아끼고 있을 때 창가쪽에서 난 소리.


한 남자애가 몸을 떨고 있었다.


뭔가...버티고 있는듯한....


루얀은 그걸 무시하고 말했다.


"갈데도 없고, 여기.....뭔가 수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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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4-01 23:55 | 조회 : 1,337 목록
작가의 말
히나렌

늦게 와써 죄송합니다! 아직도 기다리고 계실진 모르겠지만, 슬비님!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드릴께요! 오타는 틈틈히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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