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든 것을 갈망하다(5)-과거



윤길이 바깥으로 쫒겨났을 때 병훈은 부모님께 큰 소리로 말하며 눈물을 흘리었다.

"부디 쫒아내지 마세요. 제가 냇가로 놀러 가자고 해서 저 아이의 동생이 죽었습니다. 저 아이의 잘못은 없고 모두 제 잘못입니다."

부모님은 병훈을 안쓰럽게 쳐다봤다.

"그런 말 하지 말거라. 너의 잘못이 아니라 안 좋은 일에 휘말렸을뿐 이다. 그 아이는 언젠가 너에게 안 좋은 해를 끼칠 것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안 좋게 바라 보시나요? 저한테는 연약하고 가녀린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유명한 무당이 나중에 그 아이가 마을에 재앙을 가져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어린 아이의 생명으로 시작된다고 그랬구나. 예언은 이미 이루어졌다. 그 아이는 너에게 득이 될게 없다."

병훈은 땅 바닥으로 주저앉으며 통곡했다.

"아버지, 당신께서는 무당의 예언을 믿지 말고 중요한 부분을 참고 하라며 그러셨습니다. .미래와 운명은 정해진게 아니라 스스로가 노력하며 성취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셨습니다 지금 말씀들은 그 가르침에 위배되는게 아닙니까?"

아버지는 병훈을 일으켜 세우며 호소하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병훈아 내 가르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훌륭하구나. 무당의 예언 중 하나가 이루어졌는데 믿고 안 믿고 따질 때냐. 혹시라도 그 아이 때문에 너를 잃을까 봐 걱정된다."

"아버지 전 그래도 예전 가르침에 따라 믿지 않겠습니다. 운명은 스스로가 개척해야 바뀝니다. 그 아이의 정해진 미래도 바뀔 수 있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입에서 더 꺼내지 말거라. 너와 아무 관계없는 아이란 말이다."

"아무 관계가 없다뇨? 제가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주고 말았습니다. 치유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것입니다."

아버지는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많은 일을 겪어 혼란스러워 보이는구나. 어서 방으로 들어가 쉬거라."

병훈은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젖은 도포를 벗고 속적삼과 속저고리로 갈아 입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 지친 몸을 뉘었다. 잠에 깊이 빠지려는 찰나 악몽을 꾸게 되었다 오늘 죽은 아이가 나타나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자신 때문에 죽었다며 원망했다. 아무런 대꾸나 움직일 수가 없었으며 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죽은 아이는 축축하게 젖은 손으로 병훈의 목을 졸라매 깊은 물속으로 던져버렸다. 병훈은 가라앉아 숨을 쉴수가 없어 괴로웠다. 공기가 부족해 밖으로 나가려고 버둥거렸지만 이병훈의 몸은 점점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누군가 꿈 밖에서 자신의 몸을 쎄게 흔들어 깨웠다. 병훈은 꿈에서 벗어날수가 있었다.어머니가 병훈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병훈아, 안 좋은 꿈이라도 꾸었느냐? 너가 자는 내내 계속 비명을 질러대었단다,"

병훈은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어머니, 꿈에서 오늘 죽은 여자아이가 나와 저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 했습니다.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면서 물 한잔을 이병훈 쪽으로 내밀었다.

"병훈아, 현실이 아니라 꿈일 뿐이란다. 오늘 일에 대해 죄책감 가지지 말거라. 너의 잘못이 아니라 불행한 사고였다. 비명을 계속 질러 목이 마를테니 물 한잔 마시거라."

물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죽은 아이가 자신을 노려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잔을 바닥으로 던져 깨뜨리며 비명을 질러대었다. 어머니는 병훈을 진정시키려고 안아주었지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어머니는 몸종에게 빨리 의원을 부르라며 시켰다. 의원이 나타나 병훈을 이불에 뉘이며 침을 놔주었다. 떨리던 몸이 진정되었다. 어머니는 의원에게 병명을 물어보았다.

"우리 아들 병명은 무엇인가?"

의원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저로서는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십니다. 충격받을 만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어떤 여자아이의 죽음과 연관되었다네. 우리 아들의 잘못은 결단코 없다네. 잠을 자고 있는데 그 아이가 나타나 자신을 죽인다고 그렇게 말한다네."

"마님, 도저히 병을 고치지 못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야지만 마음의 병이 나아질 기미가 보일 것 입니다. 지금 한 조치는 몸을 떠는 것을 막아줄 뿐입니다."

어머니는 애달픈 목소리로 말했다.

"악몽을 막을 방도는 없는가? 어떠한 방법이라도 하겠네."

"아직 도련님이 어려 많은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마을을 떠나 살면 기억은 점차 옅어질 것입니다."

어머니는 근심어란 표정으로 의원을 쳐다보았다.

"그런 방법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여기를 터전으로 삼으며 살아왔다네. 함부로 떠날 수가 없어."

"떠나지 않는 다면 도련님은 마음의 병에 잡아먹혀 미치실 것입니다."

의원은 이 말을 하며 사라졌다. 병훈은 계속 잠에 빠져들어 아침이 되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호감을 가지고 있던 아이의 동생이 죽은 것을 막을 수 없었던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그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허상을 만들어 끊임없이 괴롭혔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일어나지 못하자 조상들이 힘겹게 일궈낸 터전을 버리고 살려야된다는 생각에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이병훈은 점차 어렸을 때 기억들을 점차 잃게 되었지만 고향이 보고 싶어져 부모님 몰래 갔다. 서당에서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병훈은 소리를 따라 이동하던 중 벚꽃나무가 아름답게 있는 정자가 있었다. 안에는 깨끗하고 맑은 흰색 도포를 입은 남자아이가 자신을 아련하게 쳐다보았다. 병훈은 그 아이의 시선에 마음을 다 빼앗겼지만 부모님이 기다리며 걱정하실 까봐 자리를 떠났다.

*

이병훈은 예전의 기억을 잃었지만 오직 윤길을 향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서당에서 만난 후로부터 병훈은 언제나 윤길을 그리워했고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랐다. 손길과 입맞춤에 그의 모든게 갈망되어졌다. 자신을 진지하고 침착한 눈으로 똑바로 바라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윤길의 간호덕분에 지독했던 고뿔은 괜찮아져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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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5 19:33 | 조회 : 672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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