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타고 날아서 (7)

눈을 번뜩이더니 내게로 손을 뻗자 가시 여러개가 나와 나를 향해 날라온다. 신제희때만큼이나마 갑작스러운 공격이었지만, 내성이랄까, 생긴게 있는지 반사신경에 의해 몸이 저절로 피해졌다.

"..피하지마"

날보며 조금은 우울한 눈빛으로 말을한다. 입은 벌리지 않는데도 울리는 엄마의 목소리. 정말, 정말로 그리웠다.

다시한번 양손을 뻗어 내게 공격을 해오는 엄마에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래도 우리 엄만데 내가 어떻게 엄마를 죽여. 그건 아니잖아. 아무리 엄마가 악당이더라도..

푸슉-


하나 피하지 못한 가시에 팔 오른쪽이 박혀버렸다. 그렇게 큰 가시는 아니어서 다행인데, 독이 묻혀있었는지 자꾸만 저려오는 오른쪽 팔.

정신차려, 단하나. 더이상 우리엄마가 아니야. 내가 보고싶었던 우리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란 말이야.


신제희에게 꽃았던 커터칼을 다시 꺼낸다. 드륵- 날을 꺼내자 신제희의 피가 굳은 칼날이 세게 선다. 손을 뻗어 공격해오는 엄마를 피해가며 공격하는 건 너무 어려웠다. 사실, 엄마를 공격할 기회는 많았다. 그저 앞을 가려오는 눈물을 닦고, 머뭇거리는 내 자신때문에 엄마를 공격할 수 없었던 것 뿐.

그 누가, 자기 엄마가 악당이라고 칼로 엄마를 찌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엄마,














엄마를 여기서 죽이지 않는다고 해서 엄마가 지상세계에서 다시 살아돌아오는게 아니잖아,












































그럼 말이 좀 달라 질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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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되는 싸움에 지친 나와, 그리고 나의 엄마. 찌르고 찔린 서로를 쳐다보며 헉헉, 숨만 거칠게 쉴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엄마, 내말 알아들어?"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는 엄마. 표정은 무표정이지만 특유의 엄마미소가 나를 쳐다보는 듯 해 내가 정말 엄마를 찌를 수 있을 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말 하면 안되는거 아는데."



"..보고싶었어."







그말을 끝으로 전력으로 달려가 엄마의 심장을 향해 칼을 뻗었다. 팅- 엄마의 심장에서 나온 가시에 손이 베였다. 으윽- 일자로 그어진 나의 상처에도 난 굴복할 수 없었다. 여기서 엄마를 찌르지 않으면, 내가 죽을테니까.


























































푸슉-


















































커지는 엄마의 동공과 주르륵, 흘러내리는 내 눈물, 그리고 엄마의 심장에 정확하게 박힌 칼. 그 모든게 이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했다.


앞이 뿌여지기 시작했다. 주체할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울지 않으려 했는데. 아, 차라리 엄마한테 죽어서 엄마와 함께 지옥으로 가서 살수도 있으려나. 괜히 엄마를 두번 죽이는 셈인가...


"...흡...끄흑.."


왜..왜 웃는건데. 나에게 찔린 그 칼, 그리고 그 칼을 잡고 있는 내손을 잡더니 살며시 웃는 엄마가 싫었다. 그때처럼, 그 사고때 처럼 날 그렇게 웃고 두고가지 말란 말이야. 웃지말란 말이야..!


"....하나야"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른다. 바닥에 널부러진 엄마가, 눈물을 한 두 방울 똑똑 흘리며 웃는다. 그에 비례해 내 눈물은 두배 세배가 되어 흐른다.


"..우리 딸, 하나야...."


그래...엄마였다. 날 기억못한다던 오엘엔의 말이 사실이었다고 해도...지금만큼은 엄마라고 믿고싶었다.


"너라도..너라도 살았으면 좋겠단 생각이었어...."


..왜그랬어- 날 왜살리는데.... 눈물이 흘러내리고, 목도 메여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을때, 괜찮다고, 아무말 하지 않아도 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예쁘게 쳐다보는 엄마의 눈이, 어젯밤 본 달만큼이나마 빛난다.





"...왜 울어, 하나야."




보고싶어서, 나 진짜 보고싶었단 말이야- 눈물빼곤 이 상황을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다. 엄마의 왼손을 양손으로 잡고 손을 내 눈에 댄다. 내 눈물을 알아달라는 간접적인 표현이었다. 엄마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내 눈물을 닦아준다.


"....엄마는 먼저 가있을게. 하나,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으니까, 행복하게 살다 오면 돼. 어디 안가고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엄마, 엄마! 발부터 조금씩 가루가 되서 사라지는 엄마에 눈물이 흘렀다. 차라리, 차라리 드라마쳐럼 내 눈물로 다시 엄마가 살아돌아오는 전개로 만들어달란 말이야. 소설속 이야기일지라도... 꿈의 세계에도 오는데, 그런것 하나 못해주는 이 뭣같은 세상..



"....내 소중한 딸은, 단...하나 니까.."

엄마의 말끝이 흐려지더니 엄마가 금빛 가루가 되어서 사라진다. 바람에 불어 날아간다. 어떻게든 붙잡아 보려 품에 안아보지만 눈물에도 녹듯이 하나둘 날아가버린다. 우리엄마란 말이야, 소중한, 소중했던, 소중할...보고싶었던 우리 엄마란 말이야. 이렇게 보내지 말라고...


엄마의 마지막말이, 나를 의미하는 건지, 엄마의 하나뿐인 '딸'을 의미하는 건지는 몰라도.. 적어도 하나는 알것같다. 엄마는 날 사랑했고, 기다려주겠다고 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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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아갈 수 있나요."



"네, 단하나씨 당신은, 이제 드리머에 의한 귀환을 하실수 있으세요."



"...어떻게 하면,되는거죠."




"눈을 감고, 당신이 이곳에 왔을 때의 꿈을 꿉니다. 어떤 꿈을 꿨었나요?"




"..빛나요..반짝이고....그래, 별이야.별이었어. 내가 어릴적 엄마에게 별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겠다고 했던....그래, 별이였어요."





눈을 뜨자 내가 꾸던 그 꿈과 똑같은 배경이 나타났다. 싱긋 - 웃으며 오엘엔이 말한다.


"잘가요, 단하나씨."



"..가명이 오엘엔이라면...본명은 뭐죠..?"



"..마지막인 만큼 알려드릴게요."










































































[다음편은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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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2-22 21:57 | 조회 : 762 목록
작가의 말
한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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