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친구가 죽었습니다 (3)

다음 날, 나는 정말 완벽한 '혼자'였다. 서라와 들키지 않게 톡했다. 그런 서라는 이미 다른 친구들과 말을 섞었다. 나도 무리에 끼려 했다. 서라는 나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으로도 너는 혼자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럴일 없었다. 서라와 톡한게 지금 내가 이렇게 된 상황이라면, 이 손떨리는 이 상황이라면, 누군가 서라와 톡한 걸 말했을, 그런 일 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 이상, 내가 '땅구멍'에 빠질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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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당한지 어엿 10일이 다되갔다. 이제 4일 이내에 정말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으면, 나는 김도혜처럼 된다. 그리고 김도혜와 같이 다녀야 한다. 아니면, 혼자다니는 수 밖에 없다. 아아, 김도혜의 심정이 이해되는 듯 하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았다. 보기만 해도 즐겁던 김도혜의 그 어딘가 슬퍼보이는 표정, 그 표정을 지금, 내가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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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꿈을 꿨다. 한 땅구멍에 빠진 듯하다.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은 맑고 푸르다. 그런 낭만도 잠시, 어두워지는 듯하더니 비가 쏟아진다. 아무것도 덮여있지 않은 그거 구멍일 뿐에, 나는 비를 쫄딱 맞아 가만히 하늘만 바라본다. 그래,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살려달라고, 구해달라고 빌고 또 빌며 소리쳤다. 그런데 다가온 그 누군가들은,

우리반 친구들이었다.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널 왜구해줘야 돼?"

"너도, 똑같이 우리를 빠트린적이 있잖아."

"그리고 도와주지도 않았잖아."

"우린 스스로 나왔어. 너도 스스로 나와."

꿈은 꿈인데, 점점 등줄기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깨고 싶다. 이런 꿈, 생각만 해도 싫다. 아니야, 내가 원하던 놀이는, 내가 원하던 재미는 이게 아니었단 말이야.

그래, 이제 이 놀이의 실체를 알아냈다. 내가 살아남으려면, 남을 죽여야 하는 놀이다. 내가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남을 왕따 시켜야 하는 놀이다. 내가 땅구멍에 빠지지 않으려면, 남을 밀어 넣어야 하는 놀이인것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이젠 이놀이에 중독 되었다. 하기 싫어도 하지 않으면 소외될것 같아 서로가 다 참여했던 이 놀이는, 신체적이 아닌 마음으로, 서로를 죽이고 찌르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 생각은 내가 너무 늦게 했다. 김도혜도 이런 기분이었겠지? 그리고 이미 '죽은 아이'라고 칭하게 된 아영이나, 새림이도 이런 기분이었겠지.


나도 곧, 죽은 아이가 되려나.




















































그건, 조금 많이 두렵다.
































































죽지 않고 싶어. 난 이 구멍을 나가고 싶어.























































나도, 죽은 아이가 되려나.

























































아아, 빗줄기가 더 거세지는 바람에 눈을 더이상 뜰수가 없네.





































여기서 그냥, 주저 앉아야 하는 걸까.




































오늘은, 이 구멍에서 나올 수 있길, 바라고 바라며 잠에서 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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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2-09 12:53 | 조회 : 799 목록
작가의 말
한이별

점점 막장을 달려가고 있는 이야기의 결말은....! 죽은 친구는 누구인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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