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4.<상우시점>

"건배!"

3개의 잔이 붙이 치며 경쾌한 소리가 났다.

"뭐 좋은 일 있지? 우리랑 마지막으로 봤던 얼굴이랑 다르잖아."

"아..뭐..고민 있었는데 그게 말끔히 사라져서."

저번의 약속을 지키듯 오랜만에 3명이서 모였다.

"나 그때 유성이 네 얼굴보고 세상 다무너지는 줄 알았잖아."

"그래? 상우 네가 볼 때도 그래 보였어?"

"아 조금요?"

아영누나의 말대로 형의 얼굴은 이 때동안 본 얼굴중에 제일 행복해 보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형은 언제나처럼 예쁘다. 아니 예전 보다 더 예뻐진 것 같다.

아직 심장이 요동치는거 보면 아직도 내 마음 한가득 자리잡고 있는가 보다.

"근데 너네 두사람도 말 텄네."

"아니 이 녀석이 너한테 형이라고 부르면서 나한텐 자꾸 대리님이라 하잖아. 거리감느끼지게."

"그치만 유성이형은 이제 회사사람아니잖아요."

자신만 멀어 보이는 느낌이 싫었는지

자신도 누나라고 불러달라고 고집아닌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말투고치느라 힘이 들었다.

"사람이 딱딱하게 회사 밖에서도 정대리님이래."

"지금 안 그러니까 됐지 뭐."

"지금 너 비서하고 있댔나?"

"응."

"그때 그 존잘사장님?"

"응? 존잘..사장님?"

"아니아니 그 너 퇴사하기 전날에 로비에서 봤었어."

그때 얘기로 다시 또 떠오르는 기억에 떨쳐 버릴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혹시 우리 회사 얘기가 껄끄러울까봐

얼른 다른 얘기로 돌리려는데 이야기보따리 푸는 아영누나를 막을 수 없었다.

"아휴, 안 그래도 우리 얼마 전까지 힘들었어. 지금은 좀 살만 하지만"

"왜?"

형이 궁금하다는 듯이 귀엽게 음식을 우물거리며 물었다.

먹는 모습조차 귀엽다.

"너 퇴사 하고나서 팀장님 장난아니셨어. 뭐 매일 화내는건 기본이시고. 정시퇴근따위 꿈도 못꾸고."

"그랬어?"

"뭐가 마음에 안 드는건지. 괜히 상우랑 나한테 성질부리고 어디 아프신 줄."

"힘들었겠네."

유성이형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지금은 다른 분으로 바뀌셔서 괜찮아요."

"아, 진짜?"

"네, 그 예전에 육아휴직내시고 쭉 쉬시던 분이였는데 원래 과장이셨는데 팀장으로 복직하셨어요."

"아, 누군지 알것 같다. 나 신입때 잘 해주셨는데."

"원래 과장님 가시고 그 자리 들어오시려고 했는데, 팀장님도 다른 곳으로 옮기신다고 하셔서 급하게 이렇게 된 거죠...아, 그건 그렇고..."

자연스럽게 회사 이야기를 끝내서 화제를 돌렸다.

그렇게 다들 열심히 얘기하다가 슬슬 술자리가 끝이 나갈 쯤 누군가 우리 테이블로 걸어왔다.

"어? 채혁이야아아아."

"아..안녕하세요?"

그 사장님이란 사람이다.

유성이형은 활짝 웃으며 그 사람에게 기대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듯이 웃었다.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예쁘다.

그리고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형을 이렇게 행복하게 웃게해 줄 수 없다.

나는 형의 옆자리에 앉을 수 없다.

나는 형과 함께 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형을 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식을 감정이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주 오래.

힘들고 긴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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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13 23:41 | 조회 : 2,749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다음편은 아마 팀장의 몰락일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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