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3.<상우시점>

몸도 안 좋으신데 하루 종일 기운 없어 보이는 대리님이 걱정 되서 하루 종일 눈이 따라다녔다.

야근까지 하신다니 대신 일해 주고 싶다. 힘없이 축 쳐져있는 어깨를 감싸주고 싶다.

"퇴근들 하지."

부장님의 말에 다들 기쁜 듯이 일어났다.

결국 남는다는 하대리님의 말에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떼며 로비로 내려왔다.

"저기..혹시 유성이 회사 동료분?"

"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남자가 말을 걸어 왔다.

기억해 내려고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저 그 회식 하셨을 때 유성이 데려갔던 사람입니다."

"아..아..안녕하세요..근데 여긴 무슨..."

"뭐야? 누구셔?"

누군지 생각나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정대리님은 옆에서 계속 궁금하다는 듯이 나와 남자를 번갈아 보았다.

"지금 연락이 안 되서 유성이 오늘 출근했나요?"

"안 그래도 폰 고장났다고 그러던데."

"오늘 야근하신다고 아직 위에 남아계세요."

어디서 일하냐는 물음에 대답해 주었다.

"저희 부서는 5층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뭔가 초조해 보이는 모습에 의아해하며 건물을 나가려 문손잡이를 잡았는데

쎄한 느낌에 다시 돌아갔다.

"뭐야 어디가?"

"먼저 가세요. 저 뭐 깜박한게 있어서요."

알맞게 1층으로 내려온 앨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유성아!"

문이 열리면서 방금 전의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소리를 죽이고 따라가 본 곳에는

옷이 흐트러져 울고 있는 하대리님과 그런 대리님을 품에 안고 있는 남자와

바닥에 넘어져있는 팀장님이 계셨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숨죽이고 지켜봤다.

"채..채혁이야..?채혁이..야?"

"응. 나야. 이제 괜찮아. 괜찮아."

"채혁아..흐...흐윽...흐아아앙.."

하대리님은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울었고

남자는 유성이를 토닥여 주며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었다.

"그 쪽이 우리 하대리한테 영역표시 해놓은 사람인가?"

"영역표시?"

무슨 말 인가하며 계속해서 들었다.

"우리 순진한 하대리 꼬셔서 이렇게 해 놓은게 너지?"

"지금 뭘 잘했다고 큰 소리야."

자리를 빠져 나오려는듯한 행동에 옆의 다른 부서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 두 사람이 사라지고는 팀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분하다는 듯이

쓰레기통을 차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욕짓거리가 들려왔다.

"후우..하대리, 그래도 나한테 못 벗어나."

팀장님은 실성한 듯이 웃으며 가방을 챙기듯이 부스럭 거리시더니 바로 내려가셨다.

내가 지금 무엇을 본건지..이게 뭔지 상황판단이 잘 되지 않았다.

"혹시...하대리님 성희롱 같은거..당하시고 계신건가.."

그리고는 이때동안 봤었던 모습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퍼즐조각처럼 머릿속에 딱딱 맞춰졌다.

"하아...바보야..매일 보고 있었으면서 그런 것도 못 알아채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대리님 생각에 밤새 한 숨도 못자 퀭한 얼굴로 출근 중에

짐을 들고 나가는 하대리님이 보여 일단 잡아야 된다는 생각에 붙잡았다.

"대리님..뭐에요?"

"나 오늘부로 그만 뒀어."

"네? 그게 무슨.."

"갑작스럽지만 이렇게 됐네. 다음에 다 같이 밥이나 먹자. 젊은 사람들끼리."

하대리님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멍하게 바라봤다.

나는 뭔가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대리님 입장에서는 이러시는게 당연하시겠지..

지하에서 올라오는 앨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였다.

자신의 신발 끝을 보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상우씨. 좋은 아침."

팀장님의 목소리에 고개가 번쩍 들렸다.

"아. 네. 안녕하세요."

"얼굴이 왜 그런가?"

"아 잠을 좀 설쳤더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언제나와 같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셨고

나는 팀장님과 웃으며 인사할 수 없었다.

어제의 모습이 겹쳐와 얼굴을 제대로 마주 할 수 없었다.

화가 났다.

그냥 도움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나의 무기력함에 화가 날뿐이다.

8
이번 화 신고 2018-03-12 23:51 | 조회 : 2,823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번외 8화까지 써놨는데,,분명 저장했는데,, 설상가상 내 머릿 속 지우게,, 글씀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스토리 다 날아감...분면 저장했는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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