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유성시점>-완결

그 뒤로 태현에게 연락은 오지 않았고

회사에서 마주치면 도망가듯이 달아나버린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여 버렸으니 얼굴 보기 껄끄럽긴 하지만

귀신 보듯이 너무 필사적으로 피하니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아..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처음 보는 중년남성의 등장에 따로 약속이 되어있었던가 싶어 스케줄 표를 봤다.

그 때 타이밍 좋게 채혁이의 호출이 들려왔다.

-하비서.

"아. 사장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손님?

대답을 하려고 버튼을 누르는데 중년의 남성이 말했다.

"나다."

-....들어오시라고 해.

채혁이는 잠시 뜸들이고는 대답했다.

"이리오세요."

중요하신분인가 싶어

직접 문을 열어 안내해 주었다.

"고맙네. 비서님도 여기 남아 있어 주겠나?"

"아..네."

나가려다 다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오랜만이구나."

"뭐야, 여기까진 무슨 일로 행차하셨대. 그것도 혼자서."

"뭐 앉아서 얘기하지."

하고 제일 윗자리에 앉으셨고 채혁이가 옆의 소파에 앉았다.

"비서님도 앉으세요."

"네? 아...네."

무슨 일인지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를 지으며 중년남성분의 말에 따랐다.

"그래, 채혁이가 믿는 사람이라고?"

"아...저..."

"아, 이거 참.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채혁이 애비되는 사람입니다."

"아..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하..하유성입니다."

회장님이라는 사실에 벌떡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했다.

"편하게 앉으세요."

"말도 없이 무슨 일이야."

"그냥 네 사람이 어떤 분인가 보고 싶어서."

채혁이는 영 못 마땅한지 얼굴을 찡그렸다.

"단지 그거?"

"뭐, 겸사겸사 아들 얼굴도 보고. 얼굴보기 힘들어서 말이지."

뭐가 맘 편히 있을 수 없어 안절부절해 하며 앉아 있었다.

"그래 어떤 분이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그래?"

"응. 사실은 대충 알고 온 거 아니야?"

갑작스런 커밍아웃으로 머리가 어질해졌다.

이 두부자의 대화 속도를 따라갈 수 가 없었다.

회장님은 별말 없이 자리에 일어나 나를 바라보셨다.

"그렇군."

나가시려는 듯 문을 향해 걸어가시는 모습에 배웅해 드리려고 일어나 뒤따라 걸어갔다.

문 앞에 딱 서시더니 뒤를 돌아 나를 보시더니 나의 손을 딱 잡으시며 말했다.

"언제 한 번 집으로 놀러 와요. 우리 조여사가 좋아하겠어."

"아..네..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지하에 차있지?"

채혁이도 어느새 내 옆으로와 섰다.

"그래 굳이 나올 거 없다."

"아..그래도.."

"아니다. 일들 해."

그렇게 가시는 회장님에게 다시 한 번 허리 숙어 인사 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래그래. 네 놈은 인사 안하냐?"

"아..뭐, 담에 찾아뵐게요."

회장님은 마지막까지 서글서글하게 웃으시며 가셨다.

"놀라서 심장 터지는 줄 알았잖아."

"왜에?"

"갑자기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해."

"아마 이미 알고 오셨을껄?"

채혁이는 태현이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고

나는 그를 따라 옆에 섰다.

"흠..아버지 말대로 우리 조여사도 좋아하시겠어."

"조여사..?혹시 사모님?"

"응, 맨날 내가 귀염성 없다고 뭐라 하시거든. 귀여운 아들 생겼다고 좋아하실걸."

"하지만..."

"이제 진짜 나한테 도망 못 가겠네. 우리 아버지도 봤으니까."

채혁이가 놀리듯이 말하기에 나는 입을 살짝 맞추고 말했다.

"도망칠 생각 없었는데? 나 책임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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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10 15:55 | 조회 : 4,011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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