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유성시점>

다들 빠르게 일을 다 끝내고 고기 집으로 향했다.

"자자, 건배!"

다들 짠- 소리가 나게 잔을 붙이 쳤다.
내리 원 샷을 하는 통에 취기가 빠르게 올라왔다.

방금 화장실을 간다고 나갔다 오신 과장님이 내 옆으로 와 앉으셨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과장님이 나의 허벅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는 것 마냥 소름끼쳤다.
옆으로 슬금슬금 피해보았지만 과장님은 멈추지 않고 다가왔다.

"우리 유성대리한테 잔이나 한 번 받아 볼까."
"아, 네."

팀장님의 말에 무릎을 꿇고 선채 술병을 들었다.
팀장님의 잔을 따르는데, 과장님의 손이 나의 엉덩이를 꽉쥐었다.

그 느낌에 손이 흔들거렸다.
무사히 술잔을 따라드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저...저 과장님...."
"창피당하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과장님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는 과장님의 손은 멈추지 않고 나의 중심을 향해 다가왔다.
그때

'탁-'

"아 과장님 죄송한데, 거기 제 핸드폰 좀 주세요."

상우씨가 과장님에게 말을 걸었다.

"아, 자네건가."
"네, 아 문자가 와서 보려다가 미끄러졌어요."
"자. 여기."
"감사합니다."

하고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곧 바로 나의 핸드폰 화면에서 빛이 나며 소리가 울렸다.

"아..아...저..전화 좀..."

천사의 부름과도 같은 벨소리에 얼른 가게를 나와 화면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았다.

'상우씨'

"어?"

난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가져다 댔다.

-이게 어떻게 된거...
-대리님! 여기에요.
-응?

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상우씨를 찾았다.
가게 앞에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자에 앉아서 손을 흔드는 상우씨를 발견하고 종료버튼을 누르고 그의 옆에 앉았다.

"아...왜..."
"아니..뭔가 곤란한 표정이 길래요..아니었나요?"
"아니야! 완전 살았어. 고마워."
"무슨 일이었어요?"

과장님이 나에게 한 짓은 못 봤는가 보다.

"아..아니..아무것도 아니야."
"그치만..."
"상우씨..아무것도 묻지 말아줘..."
"......."

나의 말에 상우씨는 침묵했다.
항상 취기가 나중에 확 몰려오는 타입이라
아까보다 더 취기가 더 도는 느낌이었다.

"대리님.."
"왜에?"
"저 그냥 상우씨 말고, 상우야라고 해주시면 안돼요?"
"응? 그래! 상우야? 근데 왜에?"
"아...그냥..저도 친근하게 불리고 싶어서요.."
"아유, 우리 상우 귀엽네에."

나는 나보다 위에 있는 상우의 머리를 손을 들어 올려 쓰다듬었다.

"유성아!"
"어?"

앞에서 잘생긴 남자가 나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채혁이다. 헛것이 보이나보다.
채혁이 여기 있을 리 없지..

"헛것이 보이나?"
"누구에요?"

상우의 물음에 진짜인가 싶어 놀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왜...왜 여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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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2-11 20:45 | 조회 : 4,187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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