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채혁시점>

"우리 도토리님은 뭐 좋아해?"
"아...저기..."
"난 지금 밥 먹고 싶은데, 도토리님은 밥 좋아해?"
"아...네에..."

잔뜩 움츠러든 게 불쌍하면서도 귀엽다.
근처 정식 집에 가서 주문을 하고 마주앉아 있는 유성을 바라보았다.

"왜..그렇게 보세..요?"
"그냥 이름 불러도 괜찮지?"
"아..네.."
"우리 유성이는 나랑 헤어지고 나서 내 생각했어?"
"네? 아..아니..아니요.."

깜짝 놀라 손을 흔들며 강하게 부정했다.

"난 했는데, 그 쪽 생각. 매일매일."

곤란해 하는 얼굴이 숨김없이 나왔다.
정말 알기 쉬운 사람이다.
좀 안쓰러운 느낌에 화제를 돌릴까하고 생각한 참에 음식이 나왔다.

"일단 먹을까?"
"아, 네. 잘 먹겠습니다."

오물오물 씹어 먹는 게 귀여워 밥 먹으며 계속 바라보았다.

"제 얼굴에 뭐...묻었나요?"
"응?"
"아니..계속 쳐다보셔서."

나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물어왔다.

"오늘 할래?"
"켁켁..콜록콜록."

나의 말에 놀라 사례 걸렸는지 급하게 물을 마셔 진정시킨다.

"뭘 생각 했길래 놀래?"
"네?"
"난 뭐 할 지는 말 안 했는데?"
"아..저..그게.."

얼굴이 붉어지며 마시던 컵을 만지작거린다.

"야한생각이라도 했어?"

정답이었는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고 귀까지 빨갛게 물들어졌다.

"바로 퇴근이라며, 시간 많지?"
"아..아니요..바빠요.."
"거짓말하는 얼굴인데."
"..아닌...데.."
"자 대충 다 먹은 거 같으니까. 일어나자."

내 말에 따라 일어난 유성의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여기 바로 옆에 호텔 있어."

유성은 나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았고, 나는 씨익 웃으며 계산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을 마친 뒤 나란히 가게를 나왔다.

"아..저..그럼..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이만 가겠다며 발을 떼려는 유성의 손을 낚아채 멈추게 하고 가는 허리를 팔로 감싸 앉았다.

"오늘은 안놓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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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1-23 23:21 | 조회 : 4,965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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