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채혁시점>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있는 눈코입이 너무나 예쁜 얼굴이다.
어디에 있다가 지금에서야 내 앞에 나타났는지 가만히 감상하며 깨어나길 기다리니
금방 정신이 돌아왔다.

"으...음.."
"정신이 들어?"
"아..아..네..."

나와 눈이 마주치고 깜짝 놀라하며 이불을 끌어올려 얼굴을 가렸다.

먼저 만남을 구한 사람치곤 반응이 이상해 물었다.

"근데 왜 만나자고 한 거야?"
"아...그..그게요.....서요.."
“뭐라고?”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하는데 이불을 거쳐 나오는 작은 목소리에 제대로 듣지 못해
다시 되물었다.
그러자 두 손으로 꽉 쥐고 있던 이불을 천천히 목까지 내렸다.
뜸들이며 자그마한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그냥..해보고 싶어서..요.."
"흐음-진짜?"
"네.."

거짓말 같지만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해 주었다.

"저...저 어땠어요...모..못 했나요?"
"음..좀."

많이 서툴긴 했다.
하지만 잘 가르치면 극락의 장소가 될 것 같다.

"역시..."
"근데 그 서투른 게..묘하게 꼴려."
"네?"
"뭔가 이런 모습들이 불타오르게 된다고 해야 하나."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아니 뭐 난 그래도 좋았다고."
"그런가요..."
"처음이야?"
"아..뭐..네에.."

처음이냐는 물음에 조금의 정적 후 대답해 주었다.

"너 나랑 계속 만날래?"
"네?"
"한 번가지고는 내가 좀 아쉬워서."

진심이었다. 이런 짓 저런 짓 더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한건 이 사람이 처음이다.

"아..아니요..전..이걸로 끝이었으면 해요..."
"어째서?"
"그게..충동적으로 한 거라서..죄송해요!"

하고는 벌떡 일어나 빠르게 속옷과 바지만 입고 나머지 옷들을 주워 챙겨 나가버렸다.

"어쩔 수 없지."

나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일어나보니 정신없었는지 밖에서 만났을 때 하고 있던 새하얀 목도리가 덩그러니 널브러져 있었다.
목도리를 집어 들었다.
그 사람의 냄새에 이끌려 목도리의 냄새를 맡았다.
아쉬움에 목도리를 챙겨 집으로 가져갔다.

9
이번 화 신고 2017-11-21 19:22 | 조회 : 5,575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여기까지가 올렸었던 내용으로 좀 수정되었습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