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박하을."

"...지웅아. 너.."

왜 거기에 있어.

목구멍에서 말이 걸려 나오지 않았다.

지웅이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서있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당연히 사랑해.

하지만 여전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무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자 지웅이는 슬픈 표정을 짓더니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지웅..아..!"

"..을아, 나 여깄어. 눈떠봐! 하을아.."

허억, 하고 숨을 들이 마셨다.

지웅이가 울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그래. 하을아..놀랐잖아. 악몽 꾼거야?"

지웅이는 애써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웅아.."

지웅이는 날 껴안고 등을 토닥였다.

"응. 나 여깄어."

"사랑해."

"나는 더 사랑해."

울컥했다.

원래 잘 울지 않는 성격이였는데.

"..."

지웅이는 이와중에도 내 볼에다 정신 사납게 쪽쪽대고 있었다.

"주둥이 치워."

나도 모르게 픽하고 웃음이 나왔다.

"음..싫어."

"침냄새나."

"진짜?"

"..아니."

"아 진짜..놀랐잖아."

지웅이가 내 입술을 핥아댔다.

지가 무슨 개인줄 아나보다.

"치우랬다."

"자기야. 섹ㅅ.."

"싫어."

지웅이는 눈썹을 아래로 축 내렸다.

"진짜..?"

"..하아.."

지웅이는 내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 이후는..

내 입으로 말하기 쪽팔려서 말 안할거임.









어릴땐 진짜 죽어라 따라다녔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주소가 적힌 쪽지를 들고 하을이를 몇번이고 찾아갔다.

하지만 나에게 초인종을 누를 용기는 없었다.

"하을이 친구니?"

아주머니가 나를 불렀다.

"..아니요. 잘못 찾아왔어요!"

나는 겁쟁이같이 도망쳤다.

고등학교때부터 집을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집에 돈이 많아서 돈걱정은 없었다.

자취를 시작한 이유는 박하을 하나였다.

하을이 옆학교로 전학을 갔다.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하을이가 눈에 띄였다.

언제봐도 예쁜 얼굴이였다.

밤마다 알바 끝나고 집에 가는 하을이를 미행했다.

하을이는 별로 날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맨날 쫓아오는 내가 질렸는지 좀 꺼지라고 욕을 해댔던 그때 빼고.

하을이는 욕하는 모습까지도 섹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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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06 20:11 | 조회 : 2,385 목록
작가의 말
nic3777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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