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그 날은 중학교 동창회가 있던 날이였다.

"하을아, 너 요새 좀 좋아보인다?"

"...그래?"

"응, 야 너네 근데 김진훈 죽은거 알아?"

"죽었다고?"

술잔만 바라보던 하을이 고개를 들었다.

"응. 그렇게 막살던 사람이 최후는 자살이라니. ...야, 너 어디가?"

"집. 오늘은 내가 계산하고 갈게."

"어, 잘가라..."







"이지웅!!!!!"

"...어, 하을아? 빨리왔.."

"너지? 김진훈 죽인거?"

웃으며 하을을 반기던 지웅의 얼굴이 굳었다.

"일단 진정하고 얘기하자."

"싸이코 새끼! 누가 죽여 달랬어? 죽여달랬냐고!!!"

지웅은 미친듯이 소리지르는 위태로운 몸을 끌어안았다.

"진정해."

"이거 놔."
하을은 지웅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눈물이 맺힌 눈에 지웅은 숨이 멎는것 같았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박하을. 너 지금 뭐하는거야?"

"우리 이제 헤어지자. 나 이대로는 못살아."

"뭐..라고?"

"네가 나한테 썼던 돈, 꼭 뼈 빠지게 일해서 갚을게. 나 찾지마."

지웅의 얼굴이 무표정해졌다. 소름 돋는 표정이였지만 하을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윽!"
지웅은 하을의 손목을 꽉 쥔 채 묶기 시작했다.

"난.. 널 못놔."







철컹-철컹철컹.

"..."

하을은 말없이 발목에 묶인 쇠사슬을 보았다.
사슬은 아주 짧아서 겨우 방 안 화장실까지 돌아다닐 정도였고, 문까지는 닿지 않았다.

"다리를 잘라버릴까."

하을이 중얼거렸다.

그 순간 방문이 열리고 지웅이 들어왔다.
하을은 지웅을 쳐다봤다.

지웅이 다정하게 웃었다.

"잘잤어? 하을아."

지웅은 하을을 안아 들고 침대에 눕혔다.

"배고파? 뭐 먹을거 줄까?"

"차라리 죽여."

"....그럼 나도 죽을거야."

지웅은 하을을 슬프게 바라보았다.

"죽이고 싶지도 않아. 네가.. 아픈게 싫어서."

"미친놈, 이 사슬이나 풀고 말해."

"도망 갈거잖아. 나랑 결혼하면 생각해볼게."

지웅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열쇠를 흔들었다.

질린 표정을 지은 하을은 침대에 누워버렸다.

지웅은 웃으며 하을 옆에 누웠다.

"아- 따뜻해. 역시 산 사람은.."

지웅이 뭐라 중얼거렸지만 하을은 대답하지 않았다.

"넌 나한테서 도망 못가."

"...왜 죽였어."

"널 힘들게 하니까 죽이지."

이 미친 놈..

"..너.내가 그렇게 좋아?"

"응. 그것도 아주 많이."

안고 있는 몸이 어째 좀 더 뜨거워진 느낌에 지웅은 미소를 지었다.

"부끄러워?"

"시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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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1-19 19:28 | 조회 : 3,931 목록
작가의 말
nic3777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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